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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닷컴 사설] 볼턴·폼페이오 등장, 김정은 핵 포기 可否 분명히 하란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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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3.24 03:19
트럼프 미 대통령은 22일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경질하고 후임에 존 볼턴 전 유엔 주재 대
사를 임명했다. 볼턴은 조지 부시 행정부 시절 강경 매파 외교정책을 주도한 네오콘(신보수주의)의 대
표적 인물이다. 현 정부 들어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기적으로 만나 온 볼턴은 얼마 전 언론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시간을 벌려 한다고 판단하면 회담장을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폼페이오 국무장관 임명에 이은 이번 인사로 5월 미·북 정상회담 준비 팀을 갖
췄다. 폼페이오-볼턴 두 사람 모두 북한이 대화를 통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는 공통점이
있다. 동시에 북핵 해결을 위해서는 최악의 경우 군사적 옵션을 선택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두 사람을 선택한 것은 두 달 후 마주 앉을 김정은에게 '핵을 포기할 것인지 아닌
지 가부(可否)를 분명히 해서 회담장으로 나오라'는 메시지를 전한 것과 같다. 이도 저도 아닌 교묘한
방안을 던져 한·미 사이와 한·미 두 나라 내부의 이견을 촉발시키고 대북 제재망을 흔들어볼 생각은 하
지 말라는 뜻이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는 오는 11월 미국 의회 중간선거라는 점에서 트럼프가 김
정은의 제안을 덥석 받아들고 '북핵 해결'을 선거 호재로 이용하려 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폼페이오·볼턴 팀에서 그 가능성은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그동안 많은 북핵 합의가 있었다. 9·19나 2·13 합의처럼 문구 상으로는 획기적 진전을 이룬 듯 보이는
협상도 있었다. 그러나 결국 짧은 시간 안에 파기되고 말았다. 북한은 핵을 포기하겠다는 진정한 의사
없이 협상을 이용하려 했고, 한·미는 결과적으로 북의 이런 의도에 말려들었다. 볼턴과 폼페이오가 평
소의 지론을 유지한다면 이번 미·북 정상회담은 가(可)든 부(否)든 결판이 날 가능성이 높다. 북이 핵 무
력 완성을 선언한 지금은 김정은이 핵을 포기할 의사가 있는지 없는지를 놓고 벌이는 무의미한 논란만
은 끝내야 한다. 북이 핵 포기에 나서면 나서는 대로, 아니면 아닌 대로 대책을 세워야 할 때다.
그런 한편으로 미국이 김정은이 들고 나온 안(案)이 사실상의 속임수라고 판단하게 되면 한반도 위기
지수는 맥매스터·틸러슨 시절보다 한층 더 높아지게 된다. 전임 맥매스터 보좌관은 정의용 국가안보실
장과 수시로 연락하면서 한·미 동맹 관리에 신경을 써왔다. 반면 볼턴 신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우방국 사정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미국 우선주의' 입장이다. 부시 행정부 시절 미·북 제네
바 합의 파기 및 북한 정권 교체를 주장하며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햇볕론자들과 불편한 관계였다. 맥
매스터보다는 문재인 정부와 대화가 원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사람이란 점에서 정부에 부담이다.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 정상회담을 흔쾌하게 받아들인 직후 대북 강경 원칙주의자들로 외교·안
보 라인을 전면 교체한 의미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북측에도 미국의 기류를 가감 없이 전달해야 한
다. 최근 두문불출하는 김정은은 미국에 던질 제안을 저울질하고 있을 것이다. 폼페이오·볼턴의 등장으
로 과거와 같은 국면 전환 지연 전술은 통하지 않게 됐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핵을 버리기로 실제
결심했다면 더 분명하게 속내를 드러내고 거래에 임해야 한다. 미국의 새 외교·안보팀의 등장으등장으
로 북핵 담판은 가부가 선명히 드러나게 됐으며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결렬 때 따를 위험도 함께
커졌다.
출처 : 조선닷컴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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