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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과 우울한 중국 시진핑 주석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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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능한 허언증 환자로 전락한 시진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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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중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8/08/0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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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진핑 ©브레이크뉴스
중국정부와 화교 자본 세력의 동맹
2000년대 이후 중국의 경제성장은 실로 눈부실 정도였다. 중국의 고속성장은 1997년 동아시아를 강타
한 외환위기(환율전쟁)이 계기가 되었다. 1990년대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국제 사회에는 소위 3대 민간
자본 세력이 존재했었다.
유럽연합의 금융과 기업을 중심으로 하는 민간자본 세력과 월스트리트를 중심으로 하는 유대계 자본세
력 그리고 홍콩을 중심으로 하는 화교계 자본 세력이 바로 그들이었다. 당시는 홍콩의 중국반환(1999
년)을 앞두고 화교계 자본의 향후 진로는 매우 유동적인 시기이기도 했다. 따라서 홍콩이 중국에 반환
되고, 또 유로화 줄범(1999년) 이후 세계 자본시장의 질서를 예측하기 매우 어려운 시기였다. 특히 화
교계 자본과 중국과의 연대를 유대계 자본세력은 자신들을 위협할 불안 요소로 여겼다. 그래서 아직 국
제사회에서 외교적 정치적 후원 세력이 없는 화교자본에 대한 환율공격을 시작했고, 화교자본은 홍콩
에서 환율방어를 위해 수천억 달러를 쏟아 붇고도 결국에는 항복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이러한 화교자
본에 대한 환율전쟁의 와중에 빈약한 외환보유로 인하여 우리나라도 IMF에 구제금융지원을 요청할 정
도의 경제위기를 겪었었다. 자본을 보호할 정치적 외교적 힘이 없었던 화교자본 세력은 1999년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이후에 자신들을 보호해줄 세력으로 중국정부를 선택했고,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전
세계 화교들의 자본이 중국에 집중 투자되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18년이 지난 현재 중국은 모두가 두
려워하는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
중국의 성장, 미국에 내민 도전장
동시에 중국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세계 각국에 영향력을 확대해 왔다. 이미 1980년대 말부터 중국정부
는 국비장학생들을 전 세계에, 심지어는 아프리카까지 보내서 지역 전문가들을 양성해 왔으며, 현재 미
국과 함께 G2로 지칭될 정도의 강력한 경제적 위상을 갖게 된 중국에서 이들은 전 세계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확장의 첨병역할을 하고 있다. 시진핑이 집권한 이후로 중국정부는 “일대일로”라는 신 실크로
드 구상을 내세우며 경제대국으로서 그 영향력을 더욱 확대하기 시작하였다. 또한 동시에 “군사굴
기”를 통해 동지나해와 남지나해에서 중국의 해상 영유권을 확대하고, 중앙아시아 쪽으로도 군사적 영
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를 지속하고 있다. 또한 모든 산업분야에서도 “굴기”라는 용어를 붙여가며 모
든 산업분야에서도 중국이 세계를 제패하겠다는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다. 실제로 중국의 경제적 군사
적 성장과 그 영향력 팽창은 거침이 없고 매우 현실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중국의 팽창전략에 대한 미국의 대응 전략
2017년 1월 미국 대통령에 취임한 트럼프의 “모토”(motto)는 “불공정”(unfair)이다. 그는 전 정권들이
“공정”(fair)이라고 규정했던 모든 국제간의 협약이나 조약들, 예컨대 자유무역협정들을 모두 불공정한
것으로 여기고 이를 바로 잡겠다는 공약을 내세웠었다. 미국 내 일자리 부족, 무역수지 적자, 해외주둔
미군 유지비용 등이 모두 “불공정”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 트럼프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하여 그는 대
선전부터 중국, 한국 EU 등과의 불공정한 무역 등을 언급하며, 보호관세를 통한 보호무역을 예고해왔
고, 취임 후 이를 차근차근 실행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트럼트가 중국을 방문했을 당시 미-중 무역의 불균형을 어느 정도 해소시킨 다는
명분으로 2535억 달러 규모의 대미 구매 MOU를 체결하였다. 물론 MOU가 구속력이 있는 계약도 아니
었지만, 트럼프는 올해에 약 5000억 달러의 대 중국 보호과세를 발표했다. 그러자 중국은 약 600억 달
러규모의 대미 보복관세를 발표하고, 위안화를 “인위적”으로 절하시키며 미국의 보호무역에 대응하고
나섰다.
트럼프가 추진하는 미-중 무역전쟁의 목적은 새판 짜기이다. 이는 비단 통상적으로 대중 무역적자를
해소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중국이 “일대일로”와 각종 “굴기”를 내세우며 미국이 주도해 왔던 국제
사회의 “현상”(Status quo), 즉 세계 경제 및 무역질서 그리고 안보질서를 위협하는 상황에서 중국의
지나친 팽창을 막으면서, 향후 미국의 세계질서 주도를 지속하기 위한 “신 질서”를 구축하려고 하는 듯
하다.
이는 1980년대의 상황과 일면 유사한 점이 있다. 피터 슈바이쳐(Peter Schweizer)가 썼던 “레이건의
소련 붕괴전략”(Victory: The Reagan Administration's Secret Strategy that Hastened the Collapse
of the Soviet Union)에서 레이건은 소련을 붕괴시키기 위한 5가지 방법을 동원하였다:
1. 소련이 아프간 전쟁에 전쟁비용을 최대한 쏟게 만들기 위해 무자헤딘 반군에게 스팅어 미사일 같은
최신 무기 제공
2. 폴란드의 자유노조가 반체제 운동하는 것을 지원
3. 사우디가 원유가를 낮춤으로서 소련의 원유판매 수익을 감소시킴
4. SDI(전략방위구상으로 우주공간에서 소련의 핵을 제거하는 계획)을 통해 소련의 과도한 국방비 지
출 유도
5. 소련이 미국 기술을 가져가지 못하게 미국 기술에 대한 방어막 형성
등이 바로 그것이었다. 결과적으로 레이건의 다각적 소련 붕괴전략은 성공했고, 동유럽 공산주의 체제
는 소멸되었다.
그로부터 30여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후, 급속한 경제적인 성장을 바탕으로 중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질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시진핑이 집권한 이후 이른바 “일대일로”, “군사굴기”, “중국몽” 등을
주창하며 국제사회에서 미국을 제치고 패권국이 되려는 의지를 공공연하게 드러내고 있다.
시진핑의 집권 2기에 미국에서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었고, 그는 트루먼 대통령의 소련팽창에 대한
방어벽을 구축하는 트루먼 대통령의 “봉쇄정책”(Containment Policy)과 소련을 붕괴시키기 위한 레이
건 대통령의 “무한경쟁” 정책을 동시에 추구하기 시작했다. 트럼프가 생각하는 중국 봉쇄 전략은 대략
5가지로 요약 된다:
1. 북핵문제를 통한 중국의 대 북한 리더십 부족을 주변국에 부각
2. 불공정한 무역을 이유로 대 중국 보호무역과 보호관세 부과를 통해 중국의 무역수지 악화를 유도
3. 금리인상과 환율전쟁, 즉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며 중국의 금융-자본 시장을 붕괴시킴
3. 지적재산권 유출에 대한 대 중국 방어막 형성
4. 인도-태평양 전략을 통해 중국의 일대일로와 군사굴기를 무력화
5. 미-북 평화 조약을 통해 동아시아 질서를 재편하면서 북한을 중국과의 안보적 완충지대화 시킴
사실 미-중 교역에서 고정 환율을 통해 최악의 보호무역을 해왔던 중국은 고정 환율과 자유무역을 통
해 막대한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었기 때문에, 공정무역에 대한 트럼프 정부의 공세에 대해 중국
은 정부나 언론매체들이 연일 무역전쟁을 중단해야 한다고 무기력하게 주장하는 것 외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명분을 못하고 있다.
차이나 패싱과 시진핑의 잠 못 이루는 밤
대 중국 봉쇄전략의 출발점은 북핵문제라고 할 수 있다. 휴전체제의 당사자 3국의 하나이자, 국제사회
에서 북한의 후견국가라고 인식되고 있는 중국은 북핵문제에서 전혀 북한을 통제하지 못하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는 북한정권의 고의적인 “차이나 패싱”에 기인하고 있다. 김정은 정권은 중국을 통
해서는 북한의 경제발전을 이룰 수 없다고 판단한 듯하다. 그래서 중국을 “패싱”하고 미국과의 직거래
를 원하고 있다고 보여 진다. 사실 휴전체제의 당사국인 북한은 김일성 시대부터 역시 당사국인 미국과
의 직접 대화를 끊임없이 요구해 왔었다. 그러나 수십 년 간 실현되지 못했던 미-북 정상회담을 실현
시켜주었던 것은 북핵이었다. 김정은 정권은 북핵을 바탕으로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끊고 미국과의 협
력을 모색하고 있다. 바로 이 점이 트럼프의 중국 봉쇄전략과 절묘하게 일치했다. 미국도 북한이 핵을
포기 하지 않을 것임을 알면서도, 중국에게 북핵문제를 해결하라고 강력하게 압박하면서, 중국이 이를
실패하면 미국이 직접 나설 것임을 계속해서 암시해왔고, 결국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 미-북 정상
회담을 성사시켰다. 국제법적인 측면에서 보면, 싱가포르 정상회담에는 우리 대한민국이 아니라, 중국
이 참여했어야 했다. 하지만 트럼프도 김정은도 시진핑을 “패싱”해버렸다.
동아시아 질서의 국제법적 당사국이면서도 미국과 북한에게 철저하게 “패싱”당한 중국은 국제사회에
서 체면을 잃게 되었고, 이로 인해 “일대일로”는 출발부터 암초를 만나게 되었다. 또한 국제사회에서
불안의 씨앗인 북핵을 방관 내지는 북핵개발에 정부나 민간이 협조했다는 사실은 미국과 유엔으로 하
여금 중국의 금융기관과 기업들에 대한 개별적인 제재를 가능하게 했다. 여기에 미-중 불공정 무역을
구실 삼아 중국에 대한 전방위적 무역제재가 현실화되어가고 있다.
그 결과는 예상보다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중국몽”이라는 거창한 목표를 설정했던 중국에서는 최근
관공서에서 시진핑 사진을 개인숭배라는 이유로 제거하게 했고, 각종 매체에서 “중국몽”이라는 단어도
삭제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시진핑의 실정과 무능한 독재에 대한 당내 원로들의 반발이 무척 거세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2018년의 뜨거운 여름은 시진핑에게 잠 못 이루는 밤으로 이어질 것이
다.
북한의 시간 끌기를 즐기는 미국
지난 6월 12일 미-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은 현재까지 비핵화에 대한 검증 가능한 행동을 취하지 않고
있다. 북한 정권은 풍계리 핵실험장 파괴와 동창리 미사일 발사대 해제 등을 통해 비핵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은 하고 있지만, 이 모두 외부의 검증을 거치지 않은, 마치 경수로 폭파 쇼와 다를 바 없다
고 여겨진다. 또한 미군유해 송환을 통해 북한정권은 자신들의 약속이행을 국제사회에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직접 검증할 수 있는 비핵화 프로세스를 요구하며, 북한의 약속이행 선전에 요지부
동이다. 그러자 김정은은 스스로 “패싱”했던 시진핑을 두 번이나 찾아가 대화를 하고, 우리에게는 남북
경협을 빨리 시작하자고 재촉하는 등 우회적인 방법으로 미국을 압박하고 있다. 시진핑과 문재인이 김
정은에게 무엇을 약속했는지 모르지만, 무엇을 약속했던 지금 현재 상황에서 모두 유엔대북제제 위반
이다. 그러자 김정은은 “종전선언”공세를 시작하며, 시진핑과 문재인도 “종전선언”노래를 따라 부르게
하고 있다.
종전선언과 평화조약은 궁극적으로 체제 전환을 목적하는 미국도 원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사실 미국
의 입장에서는 북한이 백기투항, 즉 완전한 비핵화(CVID)를 하면, 북한을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외교적
으로 중립국화 시킬 수 있으므로 좋고, 또 시간을 끌어도 좋을 것이다. 왜냐하면 북한이 비핵화에 시간
을 끌면서 ICBM의 완성을 도모한다면, 미국이 중국에 대한 봉쇄와 무역전쟁에 최적의 명분을 계속 공
급해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북한이 시간을 끌고 있어도, 미국이 북한에 대해 강력한 조치를 취하지 않
고 있는 듯하다. 지금 시점에서 북핵은 중국을 요리할 수 있는 최상의 재료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비핵
화에 대한 시간이 늘어지면 늘어질수록 조급하고 버거운 국가는 중국이 될 것이다.
현재 싱가포르에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가 개최되고 있다. 여기에는 폼페이오와 강경화는 물론
북한의 이용호도 참가한다. 국내 언론들은 ARF에서 모종의 가시적인 결과물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전해지는 바에 의하면 폼페이오와 이용호는 회담 일정이 없다고 한다.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확실한 답
을 주지 못한다면, 미국으로서는 급할 것이 없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최근 트럼프는 북한의 비핵화
가 지지부진한 배후에 중국이 있다고 하면서 중국을 비난하고 나섰다. 지금 미국의 관심은 당장 해결될
수 없는 북한의 비핵화가 아니라, 중국에 대한 무역전쟁이고, 중국의 팽창을 좌절 시키는 것이므로, 미
국은 비핵화와 관련하여 북한의 시간 끌기를 즐기는 듯하다.
미국과 한국 정부의 엇박자
미국과 한국정부가 계속 엇박자를 내고 있는 이유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받아들이는 태도에서 비롯
된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조치들을 신뢰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며, 남북경협 등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북한과 조율하는 반면에 미국은 북한 정부의 조치들이 국제사회의 검증 없이 일방적으로 이루어졌다
것과 북한 핵 시설들의 전면 공개 그리고 관련자들의 명단 공개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북한의 조
치들을 신뢰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은 북한에 가해진 유엔대북제제를 절대로 풀어 줄 수 없
다는 입장이다.
또한 2017년 트럼프의 방한 당시에 언급되었던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해서도 우리 청와대는 처음
듣는 개념이라고 하며, 미국의 대 중국 봉쇄전략에서 대한민국에게 부여된 역할을 부정하는 발언을 했
다.
지난 1년간 이와 관련된 사례들은 한두 군데서 나타나는 것이 아니었다. 가장 최근의 사례를 보면, 북
한산 석탄의 수입이 발각 난 직후, 미국정부는 강경화 외교부장관을 급히 워싱턴으로 호출했다. 이 당
시에 한겨레 신문은 답보상태의 미-북 관계에 “중재자” 역할을 하러 갔다는 식으로 보도했었다. 하지
만 폼페이오를 만난 강경화 장관은 “북한의 비핵화가 이루어지기 전에는 유엔 대북제재가 지속될
것”이라는 입장만을 밝혔다. 다시 말해 폼페이오는 유엔 대북제재를 위반한 한국정부를 강하게 질책한
것으로 추측된다. 폼페이오는 이어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남북경협에 있어서의
속도조절”을 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조명균 장관이 이 말의 뜻을 이해 못했던 것인지, 8월 3일
현정은 회장의 방북을 허락하였다.
현재까지 또 앞으로도 미국의 입장은 확실하다. 북한의 비핵화 없이는 유엔 대북제재를 풀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어차피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 의지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는 어
쩌면 중국을 잡기 위한 미국의 시간 끌기 전략일 수도 있다. 그러나 북한 정권은 연일 “종전선언”을 외
치며 문재인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그리고 더 나아가 8월 2일 노동신문은 우리 정부를 향해 “외세 눈
치 보며 제재에 매달리지 말고, 문재인 정부가 독자적으로 제재 해제”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중앙일보는 한 술 더 떠서 ARF를 앞두고 “폼페이오 제재, 이용호 완화.. 둘 사이에 낀 강경화”라는 제
목의 기사를 통해 우리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식의 어이없는 기사를 쏟아냈다.
여기서 우리가 착각하고 있는 것은 첫째 우리가 중국을 배제하고 미국, 북한과 동등한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는 것이고, 둘째 전 세계가 동참하는 대북 유엔제재를 우리는 남과 북의 문제라는 측면에서
우리가 임의대로 행동할 수 있다는 식으로 가볍게 여기는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도 제재 범위를 넘어선
거래나 지원을 해서, 미국에게 구구절절 변명을 늘어놓은 적이 있는데, 우리는 국제 룰을 전혀 이해하
지 못하고 있다. 북한이 요구하는 제재 해제, 즉 개성공단 재개 같은 요구를 우리 정부는 가능하면 빨리
하자는 식의 호응을 하면서, 지금 우리 정부는 유엔 대북제재 같은 것은 안중에도 없는 듯 한 태도를 취
하고 있다. 이를 국제사회가 어떻게 바라볼지 걱정이다. 과연 우리 정부의 목적이 북한이 원하는 외화
벌이를 돕기 위한 남북 경협인지 한반도 평화를 위한 북한의 비핵화인지 의문이다.
결국엔 동아시아 질서의 새판 짜기
6.25 전쟁이후 동아시아의 질서는 휴전체제이다. 그런데 이 휴전체제는 이제 수명을 다했다. 그 이유는
바로 북핵이다. 미국과 한국 그리고 중국과 북한의 군사적 힘의 균형이 65년간 휴전체제를 유지해 왔
는데, 북한의 핵개발로 인하여 그 한계에 봉착했다. 그렇다면 구 질서를 대체할 새 질서가 필요하다. 문
제의 핵심은 북한의 입장이다. 북한이 중국과 결별하고 미국의 경제적 지원을 수용한다면, 북한은 베트
남처럼 경제성장의 길로 나아갈 가능성이 있다. 확실한 체제보장만 된다면 북한도 이 길을 선택할 것이
다. 그러나 이를 위한 전제조건인 완전한 비핵화를 수용하기 어려운 북한정권은 핵동결을 인정받는 조
건의 종전선언과 미-북(-중) 평화조약을 원하고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김정은은 그동안 “패싱”해왔
던 중국을 다시 협상의 판에 끌어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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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중 박사. ©브레이크뉴스
중국의 입장에서는 근본적으로 이 판을 깨고 북한을 다시 “속국화”시키고 싶지만, 이제 그것이 여의치
않은 상황으로 전개되면서 최소한의 이익을 위해 “종전선언”과 미-북-중 평화조약을 지지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결국 중국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새판 짜기에 어쩔 수 없이 동의하기 시작했다는 것으
로 보여 진다.
트럼프의 신 질서 구상은 “인도-태평양 전략”으로 중국의 통상무역과 군사적 팽창을 막고, 동아시아에
새로운 평화체제를 구축하며, 이룰 유지할 다자간 안보기구를 출범시키는 것으로 추측된다. 물론 미국
의 구상에서 대한민국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또한 일본도 개헌을 통해 합법적으로 참
여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마찬가지로 중국과 북한도 안보기구를 만들어 평화체제를 지속할 안보적
안전장치를 구축하리라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중국도 북한을 완전히 놓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절
반의 성공을 보장받을 수 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 상황은 매우 신속하게 전개되고 있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각론적인 부분인 개성
공단재개, 이산가족 상봉, 남북 경협 등에 만 매달리고 있다. 또한 우리 정부는 북한의 김정은 체제를
보장해야 한다고 하면서 평화통일이 다가왔다는 식의 비논리적 주장을 하면서, 남북대화로 평화와 통
일을 모두 성취될 것이라는 환상을 전파하고 있다. 진정한 통일을 성취하려면, 북한이 정치적, 경제적
으로 붕괴되어야 가능할 수 있다. 북한이 체제가 굳건해 지는 것을 도와서는 절대로 통일이 가능하지
않다.
미국과 북한 그리고 지금은 중국까지도 저마다의 목적으로 휴전체제의 전환을 구상하고 있다. 이 3 국
의 이해관계가 언제 일치할지는 아직 예측하기 어렵지만, 아마도 미-중 무역전쟁의 승패가 결정 난 이
후가 될 것으로 추측된다. 그런데 우리는 미국과 북한 그리고 중국의 눈치만을 살피며, 우리가 당연히
챙겨야 할 이익을 놓치고 있는 듯하다. 외교는 감상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이제라도 우리 정부는 우
리의 최대 이익을 챙길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깊이 고민해야 한다.
우울한 시진핑의 미래
시진핑의 중국은 야심차게 미국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가 외통수에 몰린 상황이 되었다. 북핵 문제에
서의 무기력함 그리고 미국과의 쌍방의 보호관세 대결을 통한 무역전쟁과 환율전쟁 등이 예고되어 있
는 상황에서 시진핑은 이미 당 내외의 거센 반발에 직면하고 있는 듯 하다. 북핵문제에서부터 미국과의
무역전쟁에 이르기까지 모든 상황을 미국의 트럼프가 주도하고 중국이 시진핑이 무기력하게 끌려 다닌
다는 점은 “중국몽”이라는 환상을 주창했던 시진핑의 무능함과 허언증을 부각시키게 될 것이기 때문이
다. 앞으로 경제, 금융, 안보 분야에서 트럼프 발(發) 거대한 쓰나미가 중국과 시진핑을 덮치게 될 것이
다. 이 경우에 과연 시진핑이 자신의 권력을 지켜낼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롭다.
*필자/권오중 (diakonie3951@gmail.com).
독일 마부르크 대학교(Philipps- Universität Marburg) 철학박사 (현대사/정치학 전공). 서울대학
교 교육종합연구원 선임연구원 역임. 민주평통 정치외교분과 상임위원 역임. 한국외대 등 다수 대학 출
강. 현재 사단법인 외교국방연구소 연구실장. 칼럼니스트.
출처;브레이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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