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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는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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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패닉… 美공화 지도부, 낙마 상황까지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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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윤정호 특파원
입력 : 2016.08.05 03:00
러닝메이트 펜스와 균열, 부시도 비판
지지율 급락… 힐러리에 10%p差 뒤져
"美가 핵무기 왜 못 쓰냐"고 안보전문가에 3번이나 질문한 사실도 드러나
무슬림 戰死者 부모에 막말 후 黨內서 "힐러리 지지" 속출
측근 깅리치도 "트럼프 스스로 용납될 수 없는 인물이라고 증명"
트럼프 "내 발언 후회하지 않아… 우리 캠프, 어느 때보다 단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사진〉가 '무슬림 비난 발언'으로 고립무원의 지경에 빠져들었다. 러닝메이트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 후보는 3일(현지 시각) 폴 라이언 연방 하원 의장 지지를 선언했다. 트럼프가 자신의 무슬림 비난 발언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총선 프라이머리(예비경선)에서 라이언의 경쟁 후보를 지지할 수 있다고 한 것과 정반대로 갔다. 호흡이 잘 맞아야 할 두 사람 사이에 균열이 일어난 셈이다.
한동안 침묵하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도 트럼프의 신(新)고립주의를 비판하고 나섰다. 측근으로 통하던 뉴트 깅리치 전 연방 하원 의장마저 "자신이 용납될 수 없는 인물이라는 것을 스스로 입증함으로써 힐러리의 당선을 돕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여기에 트럼프가 최근 안보 전문가를 만난 자리에서 "핵무기가 있는데 왜 사용하면 안 되느냐"고 세 번이나 물은 사실까지 드러났다.
워싱턴포스트는 "공화당이 트럼프 후보를 놓고 새로운 차원의 패닉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막말 파동으로 지지율이 급락해 폭스뉴스 여론조사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게 10%포인트 차로 뒤졌다.
공화당은 내부에서부터 무너지고 있다. 전당대회를 계기로 하나가 돼도 8년 만의 정권 탈환이 쉽지 않은 마당에 일부 의원은 힐러리 지지를 선언하고, 대통령 후보는 이들을 비난하는 등 적전 분열 양상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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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는 트럼프
ABC는 "당 지도부가 트럼프의 기이한 행동에 좌절하고 혼란스러워하고 있다"면서 "중도 낙마 상황에 대비한 대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의 후보직을 강제로 박탈할 권한이나 장치는 없고, 트럼프가 스스로 물러날 가능성도 거의 희박하지만, 만에 하나 일어날 수 있는 돌발적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플랜B'를 검토한다는 내용이었다. 트럼프가 본선(本選)을 완주하지 못하면,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위원 168명이 새로운 후보를 결정할 수 있다. 하지만 늦어도 9월 안에는 대타를 구해야 한다.
트럼프에 대한 압박도 이어졌다. 론 존슨(공화·위스콘신) 연방 상원 의원 등 경합주 후보들은 "트럼프가 키즈르 칸 부부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트럼프를 옹호해 온 라인스 프리버스 RNC 위원장과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거론됐던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 등 측근들도 트럼프를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NBC는 프리버스 위원장이 트럼프 캠프의 선대위원장인 폴 매너포트를 비롯한 핵심 인사들에게 전화를 걸어 트럼프가 "라이언과 매케인 지지를 거부하겠다"고 한 데 대해 극도의 실망감과 분노를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깅리치 전 의장도 언론 인터뷰에서 "이번 대선은 힐러리와 트럼프 두 사람 가운데 누가 더 용납될 수 없는 인물이냐의 대결인데, 지금과 같은 방식으론 트럼프가 대선을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도 트럼프를 직접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고립주의와 이민 배척, 보호주의 정책은 철저하게 점검돼야 하고, 토론돼야 한다"고 한 모임에서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시 전 대통령은 지난 4월에는 부시 행정부 인사들과의 모임에서 "솔직히 내가 공화당의 마지막 대통령으로 남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한 적이 있다. 트럼프가 공화당을 영원히 회복 불능 상태로 떨어뜨릴 것을 걱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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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비판과 트럼프의 대응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주지사와 깅리치 전 의장,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등 트럼프 측근들은 트럼프의 자녀에게 선거운동 리셋(다시 시작)을 위한 회동을 제안하는 등 위기 상황 타개에 나서고 있다. 후보 경선 과정에서 트럼프의 독단적 행동의 원인으로 지적됐던 오랜 측근 코리 루언다우스키 선거대책본부장을 경질했을 때처럼 장녀인 이방카 등이 앞장서주길 원한 것이다. 그나마 트럼프에게 직언할 수 있는 측근은 이들 외에는 없다.
문제는 트럼프가 자신의 태도를 바꿀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트럼프는 버지니아 지역방송 ABC7 인터뷰에서 자신의 무슬림 비하 발언 논란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트럼프는 "나는 후마윤 대위에 대해 아주 좋게 얘기했지만 (민주당 전당대회) 무대에 선 그의 부모로부터 세게 얻어맞았다"고 말했다.
일부 언론은 트럼프 선거 책임을 맡은 폴 매너포트가 트럼프에게 대책 마련을 위한 행동을 촉구하며 그를 비판했다는 보도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캠프 대변인인 제이슨 밀러는 "매너포트가 그렇게 말한 적이 없으며, 캠프 내에 불만과 절망감은 없다고 부인했다. 트럼프도 트위터를 통해 "선거 캠프는 굉장히 단합돼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더 그렇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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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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