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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選 판도를 흔들 ‘지치고 나이든 女性의 휘청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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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誌, “大衆은 남자보다 여자의 건강 이상을 더욱 크게 받아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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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永男(자유기고가)
영국의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최근 불거진 클린턴의 건강 이상이 대선에 큰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코노미스트誌는 “트럼프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건강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것은 트럼프에 큰 선물이 될 것”이라며 “오랜 기간 클린턴의 건강 문제를 지적해온 공화당 지지자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격이 돼버렸다”고 설명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레이건이 임기 말 노인성 치매를 앓았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번 대선에서 미국인이 나이가 많은 두 후보의 건강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이코노미스트誌는 건강 문제가 여자일수록 더욱 크게 부각되는 점도 클린턴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강하지 않은 남성과 여성을 봤을 시 여성의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생각하는 ‘성차별주의적’ 이념이 작용한다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의 기사를 일부 번역해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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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세의 아프고 지치고 나이든 여성의 작은 휘청거림이었다. 힐러리 클린턴은 지난 뉴욕에서 열린 9·11 테러 추모 행사에서 일찍 자리를 뜰 수밖에 없었으며 이는 도널드 트럼프에 큰 선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트위터를 통해 급속하게 퍼진 한 영상에서 클린턴은 순간 휘청거리며 경호원의 부축을 받고 행사장을 떠나 그의 딸 첼시의 집으로 향했다.
클린턴 후보의 대변인은 동영상이 퍼진 뒤 “클린턴은 11일 행사에 약 1시간 30분가량 참석해 이날 숨진 사람과 가족을 위해 기도했다”며 “행사 도중 더위를 먹어 딸의 아파트로 이동했고 현재 몸 상태는 매우 좋아진 상황”이라고 밝혔다.
행사장을 떠난 뒤 90분 후에 다시 행사장 근처를 찾은 클린턴의 모습은 정상적으로 보였다. 그는 주변에 있던 대중을 향해 “나는 아주 괜찮다”며 “오늘 뉴욕은 참 아름답다”고 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클린턴 측은 큰 논란을 피하기 위해 의사의 소견서를 통해 클린턴이 폐렴을 앓고 있다고 밝혔다.
9월11일 클린턴을 진찰한 리사 바닥 박사는 “알레르기 반응에 따른 기침이 있으며 폐렴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이어 바닥은 “클린턴이 항생제를 받았고 일부 스케줄을 조정하거나 좀 쉬라는 조언을 했다”고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클린턴은 이날 발열과 수분 부족 증세를 보였고 치료 후 이 같은 상황이 회복됐다고 했다.
이번 에피소드는 클린턴답지 않게 솔직함을 보여준 사례였다. 자신이 휘청거렸다는 것을 대중에 솔직하게 인정한 것이다. 이번 사건은 클린턴에게 매우 중요한 상황에 발생했다. 큰 차이로 트럼프를 앞서던 그는 현재 약 3% 포인트 가량 앞서는 수준이다. 3% 포인트는 오차 범위 이내 수준이다.
이번 사건 이후 트럼프 진영을 중심으로 클린턴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는 음모론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이들은 2012년 클린턴이 의식을 잃고 혈관 출혈 등이 있었던 점을 언급하며 그의 건강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클린턴은 이후 자신의 주치의 등을 통해 건강에 이상이 없다는 점을 거듭 밝혔다. 하지만 트럼프와 지지자들은 클린턴이 약하고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라고 믿고 있다.
지난 4월 트럼프는 2012년 뱅가지에서 일어난 극단주의자 공격에 미국인 4명이 숨진 이유는 당시 국무부장관인 클린턴이 밤 늦게 건강문제로 응급상황을 겪는 등 체력이 뒤따라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클린턴은 그날 리더십을 보여줘야 했지만 집에 가서 잠을 자기로 결정했다. 아주 놀랍다”고 했다.
트럼프답게 이 주장은 역시 말이 되지 않는다. 뱅가지에서 일어난 공격은 미국 시간으로 낮에 일어났다. 클린턴은 이 과정에서 미국 당국자와 이에 대한 대책을 내놓기 위해 여러 차례 얘기를 나눴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은 많은 사람이 진실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공화당 지지자의 절반가량은 클린턴이 뱅가지에 있는 미국 대사관이 공격당할 것을 알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믿는다..
어떠한 사건에 대해 공격을 당할 때 비밀을 숨기려고 하는 클린턴의 습성은 오히려 상대 진영의 공격 무기가 됐다. 一例(일례)로 미 연방수사국(FBI)의 이메일 조사 도중 클린턴은 일부가 기억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클린턴이 기억을 잃었다는 점은 그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공격했다.
공화당 후보의 사냥개 역할을 하는 사람들은 더욱 집요해졌다. 전 뉴욕 시장인 루디 줄리아니는 과거 상원의원 선거에서 클린턴과 격돌할 예정이었지만 건강이 좋지 않아 포기한 적이 있다. 그런 그가 클린턴은 ‘지치고 아픈 사람’이라고 공격하고 있다. 트럼프의 대변인인 카트리나 피어슨은 아무런 증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클린턴이 뇌의 이상으로 인한 실어증을 앓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미국인은 실제로 11월 선거에서 누가 이기든 그들의 건강 상황에 관해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클린턴이 당선된다면 로널드 레이건 이후 두 번째로 나이가 많은 대통령이 된다. 78세의 레이건은 임기 말 노인성 치매 증상을 보였다. 트럼프는 클린턴보다 두 살이 더 많다. 그가 당선된다면 가장 나이가 많은 대통령이 탄생하는 것이다. 트럼프는 클린턴보다 病歷(병력)이 훨씬 적다.
트럼프는 지난해 12월 주치의 해롤드 본스타인를 통해 그의 혈압과 다른 수치가 “엄청나게 훌륭하다”고 밝힌 바 있다. 본스타인 박사는 “트럼프가 당선된다면 나는 그가 역대 대통령 중 가장 건강한 대통령이 될 것이란 것을 장담한다”고 했다. 물론 본스타인의 어휘 선택이 트럼프의 어휘와 비슷한 게 아니냐는 지적에 그는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치긴 했다고 했다. 하지만 어찌 됐건 트럼프의 건강은 이번 대선에 큰 이슈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클린턴의 건강이며 이러한 이슈는 지금에 와서 더욱 크게 주목받고 있다.
클린턴이 실제로 의사가 밝힌 정도의 병을 앓고 있고 회복하고 있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클린턴은 역경을 겪을 때 오히려 힘이 강해지는 경향이 있다. 굴욕적인 모니카 르윈스키 스캔들 이후 힐러리 클린턴의 지지율은 66%까지 올랐다. 2008년 민주당 경선에서 버락 오바마에게 패배한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현재 각종 신뢰도를 묻는 조사 등에서 좋지 않은 점수를 받고 있는 클린턴은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여론이 형성되는 것이 매우 필요하다. 사람들은 여자가 몸이 힘든 상황에서도 용감하게 싸우는 것을 어려운 일이라 생각한다. 이를 해낸다면 그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희망일 뿐이다.
클린턴의 건강 악화가 그를 더욱 약한 후보로 비치게 했다. 대중은 남자보다 여자의 건강 이상을 더욱 크게 받아들인다. 성차별주의로 인해 클린턴을 싫어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는 지금 상황에서라면 더욱 그렇다.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음에도 그녀의 선거 캠프는 후보의 건강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해왔다. 9·11 행사장을 떠난 뒤 몇 시간 동안도 이들은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가장 큰 문제가 되는 점은 클린턴의 건강 문제가 트럼프와 음모론자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점이다. 폐렴과 실어증은 전혀 다른 병이다. 하지만 클린턴과 클린턴식의 정치에 짜증이 난 수백만의 미국인은 폐렴이건 실어증이건 건강 문제가 있다는 점에 있어 별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
출처;조갑제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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