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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 걷어붙인 오바마 "공화국의 운명, 여러분에게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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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김덕한 특파원 오윤희 기자
수정 : 2016.11.04 08:44
- 클린턴 지원 유세서 투표 독려
1만6000명 앞에서 45분 격정연설 "젊은이들 한 표가 세상 바꿔"
FBI 재수사도 공개적으로 '일침' "부정확한 정보로 수사해선 안돼"
클린턴 우세州 줄줄이 경합으로… 선거인단 격차도 크게 줄어
"공화국의 운명이, 점점 불안해지는 세계의 운명이 여러분 어깨에 달려 있다. 세상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도록 노스캐롤라이나가 나서야 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 시각) 노스캐롤라이나주(州) 채플힐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 지원 유세에서 45분간 연설하며 지지자들의 투표를 호소했다. 유세장은 섭씨 26도가 넘는 기온에 1만6000여 명이 운집해 열기가 달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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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각) 노스캐롤라이나주(州) 채플힐 노스캐롤라이나대학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 지원 연설을 하고 있다. 그는“나라와 세계의 운명이 여러분 어깨에 걸려 있다”며 젊은 유권자들에게 투표에 나서줄 것을 호소했다. 노스캐롤라이나는 대표적 경합주로, 최근 클린턴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초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AFP 연합뉴스
흰색 셔츠 소매를 걷어붙인 오바마는 "투표용지에 내 이름은 없지만, 여러분에게 말할 수 있다. 공정함과 품위, 정의와 진보, 우리의 민주주의가 한 표에 달려 있다"고 했다. "여기 있는 젊은이들은 내 한 표가 아무 의미 없을 거라는 냉소주의에 빠져서는 안 된다. 그것이야말로 클린턴의 적들이 원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에 대해서는 "전문적인 사기꾼이다. 어렵게 얻은 시민의 권리를 위협하는 인물"이라고 쏘아붙였다.
오바마는 지난 7월 이후 세 번째 노스캐롤라이나를 찾았다. 노스캐롤라이나는 오바마가 2008년과 2012년 대선에서 1승 1패를 기록한 대표적 경합주(swing state·선거 때마다 지지 정당이 엇갈리는 주)다. 이번 대선에서는 클린턴이 줄곧 앞서다 지난 주말 연방수사국(FBI)의 클린턴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 방침 발표 이후 경합 지역으로 돌아서 여론조사 결과가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젊은 층과 흑인 등 민주당 지지층의 조기 투표율까지 저조해 클린턴 후보의 애를 태우는 곳이다.
오바마는 이날 공개된 '나우디스뉴스' 인터뷰에서는 "수사에는 어떤 기준이 있다고 생각한다. 수사는 (뭔가 있는 것 아니냐는) 암시나 부정확한 정보, 누설로 하는 게 아니다"며 FBI를 정면으로 공격했다. 그는 FBI가 재수사 방침을 밝힌 직후에는 "선거에 개입하려는 의도는 아닐 것"이라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선거를 코앞에 두고 오바마가 이처럼 나서는 것은 그만큼 상황이 다급하기 때문이다. 주요 경합주에서 트럼프 지지율이 급상승하면서 상황을 낙관하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정치 전문 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와 콜로라도, 버지니아, 뉴햄프셔 등 며칠 전까지 클린턴이 우세했던 지역이 줄줄이 경합주로 돌아섰다. 두 후보가 접전을 벌여온 조지아주는 평균 5.7%포인트 차로 트럼프 우세 지역으로 바뀌었다. 미주리와 텍사스 등은 트럼프가 확실한 우세를 굳히는 추세이다. 확보 가능한 선거인단 수에서도 지난달 23일에는 클린턴과 트럼프가 각각 262명, 126명으로 큰 차이가 났지만, 이날은 226명 대 180명으로 크게 좁혀졌다.
전국 지지율도 초박빙이다. IBD·TIPP와 라스무센은 전국적으로 두 후보가 각각 44%로 동률이었다고 발표했고, ABC·워싱턴포스트 조사에선 클린턴(48%)과 트럼프(47%)의 지지율이 불과 1%포인트 차이였다.
클린턴 진영은 '긴급 처방'에 들어갔다. 클린턴은 이날 한 달 가까이 찾지 않았던 미시간주를 찾았고, 클린턴 캠프는 "미시간을 비롯해 콜로라도, 버지니아, 뉴멕시코 등 경합주에 선거 광고 물량을 쏟아붓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모두 최근 클린턴 우세주에서 경합주로 바뀐 곳이다.
트럼프도 경합주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미시간에 이어, 1일 펜실베이니아, 2일 위스콘신 등 클린턴이 앞서고 있었던 경합주에 유세를 집중하고 있다. 그동안 광고에 인색했던 트럼프 캠프는 "미시간과 콜로라도, 뉴멕시코,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등 경합주에 2500만달러를 집중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표정 관리'를 주문하는 여유까지 보였다.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는 이날 트럼프가 최대 경합주 중 한 곳인 플로리다주 유세에서 "모든 여론조사가 플로리다에서 우리가 승리한다고 예측했지만, 믿지 말라"며 "우리가 다소 뒤지고 있는 척하라. 이(기회)를 날려보낼 수 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서도 "핵심은 누구도 4년간 오바마의 임기가 더 연장되는 걸 원치 않는다는 점"이라며 "(클린턴을 위한) 선거운동을 중단하고 나라 운영에 집중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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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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