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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총영사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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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철 칼럼] 여당의원들 뒤치다꺼리엔 열심인데…씁쓸한 대한민국 공관의 현주소
미주지역 한인사회에서 총영사관에 대한 원성이 높아가고 있다.
총영사관의 가중 중요한 업무는 자국민 보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국민인 영주권자들에게 문제가 생길 경우 공관의 관계자들은 나몰라라 식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애틀란타에서는 영주권자 한인 모씨가 이민법 위반 혐의로 이민국 구치소에 수감된 사실이 있다. 그는 이민국측에 자신이 대한민국 국민임을 밝히며 총영사관의 도움을 요청하기 위하여 영사 접견을 신청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수감자의 지인은 직접 애틀란타 총영사관까지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다고 한다. 그런데 총영사관측은 그들의 요청을 묵살해 문제가 된 사실이 있다.
그뿐인가? 지난 6월 25일 휴스톤에서는 한인 권도영(여 63세)씨가 생활고를 비관하며 자신의 아파트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이후 해리스 카운티 관계자들은 지역공관 그리고 한인 언론사 등을 통해 백방으로 연고자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국제결혼 후 이혼을 했기 때문에 권씨는 미국에 아무런 연고자가 없다. 또 권씨는 미국 시민권자가 아닌 영주권자이다.
해리스 카운티 관계자들은 연고가 없는 권씨의 시신을 임의대로 처리할 수가 없기 때문에 혹시 한국에라도 연고자가 있을까 싶어 공관을 비롯해 지역 한인 언론사로 연락을 취한 것이다.
한국에서조차 연고자를 찾을 수가 없었던 탓에 권씨의 시신은 안타깝게도 한달 가까운 세월동안 카운티 시신 보관소에 있어야 했다. 여하튼 문제는 장례였다.
지역 언론을 통해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앞장선 것은 대한민국 정부를 대표하는 공관이 아닌 중남부 한인회 연합회를 비롯한 한인 교회 그리고 가정 선교 연합회 휴스톤 지회 등이다.
장의사측의 배려로 5천5백 달러가 필요한 장례비용을 4천 달러로 하기로 합의했다.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한인 사회는 십시일반식으로 모금 활동을 펼쳐 필요한 장례비용을 마련했고 오는 7월 26일 장례식을 치를 예정이라고 한다.
하지만 총영사관 측은 예산이 없다는 이유를 앞세우며 뒷전으로 빠진 상태이다. 총영사관 측으로는 한국 정부를 통해 권씨의 연고자를 찾아보는 일을 했기 때문에 마치 할 일을 다했다는 식이라는 것이다.
지역 한인들이 분통을 터트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지역사회의 한인들은 죽은 권씨가 단지 동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십시일반식으로 적게는 20달러부터 많게는 몇 백 달러까지 자신들의 주머니를 털어가며 장례비용을 마련하고 있는 판국에 총영사관의 관계자들은 예산타령이나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권씨의 경우 연고가 없는 대한민국 국민이기 때문에 시신 수습에 앞장서야 할 주체는 당연히 총영사관의 몫이다. 한마디로 주객이 전도된 셈이라고나 할까?
지역 한인사회는 권씨가 단지 동족이라는 이유만으로 팔을 걷어부치고 그녀를 위한 장례비용 마련을 위해 모금 활동을 펼치고 있는 판국에 총영사관의 관계자들은 예산타령이나 하고 있으니 한심스럽다는 말이다.
사실 한인 사회가 총영사관에 원하는 액수는 엄청난 금액도 아니다. 이미 장례를 위해 필요한 모금액도 목표액을 달성했다고 한다. 예산 타령이나 불러댈 것이 아니라 우선은 자신들의 일을 대신해주는 한인 사회 관계자들에게 고마워해야 한다.
또 예산이 없다면 총영사를 비롯한 영사들이 함께 주머니를 털어서라도 최소한의 성의를 표할수도 있는 문제가 아닐까?
예산타령에 앞서 그 역시 한인 사회의 일원이라는 심정으로 모금활동에 동참했다면 총영사관을 바라보는 한인사회의 시각에는 상당한 변화가 있었을것이 분명하다.
여하튼 총영사관 관계자들의 머리속에 존재하는 한인 동포에 대한 모습은 얼마 전 있었던 LA 총영사관의 작태를 보면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는 생각이다.
LA 평통 주최 안보 강연회에 초청된 한나라당 의원 4명에 대한 2만 달러나 되는 체제비를 한인 사회 단체장들에게 전가시켜 물의를 빚고 있다.
여당 국회의원들의 뒤치다꺼리를 위해서라면 예산이 없어도 방법을 강구하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무연고자로 생활고를 비관해 먼 이국땅에서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생을 마감한 한 여인의 죽음 앞에서는 예산 타령 뿐이다.
대한민국 공관의 현주소가 아닌가 싶다. 한국 공관의 잣대가 규정하는 자국민에 대한 정의는 힘 있는 자에만 국한되는 규정은 아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ㅁ www.usinsideworld.com - 이규철 칼럼니스트
2010년 07월24일
출처 인사이드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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