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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주벌판의 인간사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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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인공노할 인간사냥에, 만주벌판의 북중 합동 인간사냥에 전 세계의 양심이여, 깨어나라, 깨어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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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재
1991년 소련이, 미국과 더불어 초강대국(Super Powers)의 한 축을 담당하던 소련이 공식적으로 붕괴되고 러시아를 포함한 독립국가연합(CIS)이 설립되자, 곤드와나 대륙이 갈라져 아프리카, 아메리카, 인도, 호주, 남극대륙이 생겨나듯, 소련 경제권에 일대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이때 가장 크게 타격받은 땅이 북한과 쿠바였다. 소련의 경제권에 속했던 동구와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바로 홀로서기에 들어가 혼란은 있었지만, 공산독재의 쇠사슬에서 벗어나 자유의 공기를 숨 쉬는 것만으로도 삶은 빛났고 잠은 향기로웠다. 자유는 있었으되 경제가 소련에 예속되었던 인구 10억의 인도와 노키아(담비)의 나라 핀란드도 천지창조의 빛을 정수리에 얻어맞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들은 한때 그들의 눈에 황금으로 비치던 루블이 증권폐장일의 주문전표(요즘은 색종이)처럼 흩날리는 것을 보고 달러의 빛에 손을 쭉 뻗었다. 공산체제를 고수한 베트남마저 경제에 자유의 봄바람을 새색시인 양 맞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
북한과 쿠바는 반미(反美)의 깃발을 더욱 높이 달았다. 그나마 쿠바는 핵무기를 개발한 게 아니라 해변을 중심으로 관광과 상업을 어느 정도 허용함으로써 피 같은 달러를 벌어 석유 공황의 한가운데서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 그 전에는 반미의 붉은 깃발만 나부끼면, 붉은 소련이 자애롭게 웃으며 큼직한 오른손으로 왼손도 모르게 ‘옜다’ 우호물품 석유를 공짜로 대 주었던 것이다.
북한은 영 아니었다. 쇄국의 철문을 더욱 꼭꼭 걸어 잠갔다. 석유가 5분의 1로 줄어들자, 당장 전력 공급이 끊겼고 기차와 전차와 자동차가 멈췄고 뜨락또르(트랙터)도 멈췄고 군수공장 외에는 대부분 공장이 문을 닫았다. 아낌없이 에너지 공급을 받는 곳은 김일성 동상과 김일성 궁전과 김일성 별궁과 김정일 아방궁밖에 없었다. 에너지가 떨어지자, 협동농장의 생산도 급격히 줄었다. 언 감자를 씹으며 자력갱신한다며 손으로 무연탄을 캐고 발로 수력발전을 돌렸지만, 언 땅에 오줌 누기였다. 김일성교 맹신자들은 애오라지 실권을 장악한 당 중앙(김정일)을 바라보았지만, 아비나 아들이나 어쩌다 뒤룩뒤룩 똥배만 보여 주었지, 감감무소식이었다. 사람들이 무더기로 죽어나갔다. 10만, 100만, 200만, 300만! 이보다 더한 비극이 없었다.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보라, 한국의 김일성교 광신도들아!) 믿음이 약한 김일성교 신도들이 줄줄이 압록강과 두만강을 건너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대대적인 인간사냥이 시작되었다. 천인공노하게도 만주벌판의 인간사냥에 중국공산당이 북한노동당과 합동작전을 펼쳤다. 유럽과 미국이 자행한 아프리카의 노예사냥은 민주주의가 확산되면서 몇몇 백인이 벌떡 일어나 양심선언하고 말의 화살과 글의 가시로 같은 백인들의 양심을 가차 없이 쏘고 찌르자, 급기야 노예무역이 사라지고 노예가 해방되기에 이르렀다.
중국공산당과 북한노동당의 합동 인간사냥에는 전 세계가 침묵했다. 침묵한다. 무엇보다 한국의 민주와 인권을 위해서라면, 미국에게 원조도 끊고 미군도 철수하라고 울부짖던 자들일수록 데면데면 침묵으로 일관했다. 일관한다. 일제시대의 고문과, 6.25사변 당시의 국군과 미군에 의한 극히 일부(빨갱이가 자행한 것에 비하면) 억울한 죽음과, 평시 군사작전 중 미군의 전차에 의해 발생한 교통사고에는 나라가 당장 망할 듯 집요하게 길길이 뛰던 자들일수록 침묵으로 일관했다. 일관한다. 한국만이 아니다. 소수자의 인권뿐 아니라 동물의 권리도 철저히 보장하는 미국과 일본과 유럽도 침묵으로 일관했다. 일관한다.
한국과 미국과 일본과 유럽의 윌버포스와 스토우 부인이 민주 국가의 양심을 절규의 가시로 찌르고 눈물의 이야기로 두들겨도, 북풍한설 속에 한 마리 모기소리 듣듯 터무니없이 비현실적인 것으로 여겨 아예 관심을 두지 않았다. 인간사냥의 얼기설기 그물에서 극적으로 벗어나 자유대한의 품에 안긴 2만 명이 한 목소리로 증언하지만, 그것은 태평양에 콩알 2만 개를 던지는 만큼의 파문도 일으키지 못한다. UN에서 몇 년을 내리 김정일의 사오정 귀를 향해 십만 리 밖에서 인권선언을 한 줄 한 줄 읽어 봐야, 한 나라의 권력 정상이나 그 근처에 있는 사람 중에 누구 한 사람 만주벌판의 북중 합동 인간사냥에 대해서는 입을 여는 사람이 없다. 전 세계의 양심이 마비되었다.
100년간 5천만 중에 한 명 죽을까 말까, 하는 확률에는 석 달 열흘 초등학생의 책가방과 젖먹이의 유모차까지 동원하여 생난리를 피우지만, 확률 100만 분의 90만에는, 천인공노할 만주벌판의 북중 합동 인간사냥에는 푸르른 난지도 아래의 쓰레기 보듯 한다. 이제 누구도 난지도 공원의 벚나무와 루드베키아와 억새를 감상할 뿐, 그 아래 거대한 쓰레기는 생각도 않는다. 그처럼 만주라고 하면, 중국 개혁개방의 천지개벽 발전을 보고 듣고 얘기할 뿐, 지금 이 시각도 서슴없이 자행되는 북중 합동 인간사냥과 개돼지 값 노예 매매에 대해서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다. 극소수 양심이 붉게 충혈된 눈과 새카맣게 쉰 목으로 안타까이 쳐다보고 외치면, 서울역 노숙자의 대통령 유세 듣듯 1초의 관심도 두지 않는다.
그저 거대담론만 오간다.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 한반도의 비핵화, 6자회담, 남북협력, 평화협정, 북한의 붕괴(김정일은 한국의 붕괴를 기정사실화할 것), 북한의 3대 세습,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 기타 등등.
도합 600만을 학살하고 정원 20만(매년 감소분 10분의 1을 새로 충원)의 강제수용소를 대를 이어 운영하는 인간백정 부자(父子)에게는 30여 년을 한결같이 추파를 던져 기어코 노벨평화상까지 받았지만, 13억을 배고픔에서 구제한 등소평보다 최소한 10배 이상 민주주의와 인권을 보장한 박정희는 생전에 인간 말종으로 취급한 카터 같은 인간도 있다. 어쨌거나 그는 외국인이다. 5천만 양심은 어디 갔는가. 대원군을 생쥐 잡아가듯 잡아가던 청나라 보듯, 세계 2위 경제대국에게 추파 던지기에 바쁘다. 잠재적 세계 2위 군사대국에 알아서 기기 바쁘다. 여전히 압도적 세계 1위 경제대국이자 세계 1위 군사대국에게는 한국의 김일성교도 내지 그 동조세력들이 바락바락 잘도 덤비는데, 어째 중국의 만주벌판 인간사냥에는 찍 소리도 못할까. 그들만이 아니다. 자유민주와 시장경제와 중도보수로 국민을 현혹시켜 집권한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도 매 한가지다. 이제나 저제나 주중 대사관으로 찾아온 탈북자도 교묘하게 돌려보내기 급급하다.
죄업의 장작더미를 머리에 넘치게 쌓아 두었다. 죄업의 다이너마이트를 발아래에 겹겹이 재어 놓았다. 장작이 불타고 다이너마이트가 터지는 것은 시간의 문제다. 누구도 불의 심판을 피할 수 없다. 이미 회개하기에는 너무 늦었다. 들판에 있는 자는 집에 들지 말고 집에 있는 자는 옷차림 그대로 즉시 멀리멀리 달아나야 한다. 20년 인간사냥 놀이에 푹 빠진 북한과 중국도 물론 불의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2010. 1. 14.)
[ 2011-01-14, 18:21 ]
출처 조갑제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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