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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共産독재 막는 방파제라면 일본은 自然재해 흡수하는 방파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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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駐日공사 洪熒씨가 일본서 보내온 편지 / "한국軍의 병력지원 잘 활용하면 韓日관계에 역사적 계기 마련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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洪熒(前 駐日공사)
(1)
일본 생활 20여년만에 처음으로 지진의 공포를 느꼈습니다. 여진이 계속되고, 전화가 되지 않아 간단히 안부를 전합니다. 동경의 대사관에 전화를 하려고 해도 휴대전화로는 통화가 불가능합니다. 일본의 동북지역, 특히 해안지역이 츠나미(해일)의 피해를 엄청나게 받았습니다. 지역에 따라서는 10여미터의 츠나미가 쓸어갑니다. 해안에 가까운 센다이공항은 당분간 사용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츠나미가 조금만 더 심하면 하네다공항이 영향을 받지 않을까 생각될 정도입니다. 한국 정부가 일본의 지진과 츠나미 피해에 대해 최대한 위로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지원을 즉각 표명, 실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한국인이 좋은 이웃이라는 믿음을 일본에 줄 수 있는 다시 없는 기회입니다.
한국정부와 사회가 신속하게 일본에 대해 위로와 지원을 표명해야 합니다. 청와대에도 전화를 해주십시오. 우선 연락 올립니다.
(2)
집이 무너지는 줄 알았습니다. 일본생활 18년만에 지진에 대한 공포심을 느낀 건 처음입니다. 여진이 계속되어 집안에 있으면 불안하고, 가스가 안 나와서 더운 물도 못씁니다. 김필재 부부를 위한 송별회를 사꾸라이 여사 자택에서 하기로 했는데, 지하철이 모두 서고, 전화도 안되어서 못간다는 연락도 못하고 있습니다. 동북 지방 해안에 밀려드는 츠나미는 정말 끔찍합니다. 일본에선 아무리 경치가 좋아도 해안가에선 살게 못됩니다. 휴대전화가 전혀 통하지 않아서 아는 분 사무실에 들어가서 유선전화를 빌렸지만 유선전화도 거의 안됩니다. 엘리베이터도 움직이지 않아, 사무실이 있는 9층까지 걸어서 올라갔습니다. 전기가 들어오고 있는 게 감사합니다. 그야말로 전쟁입니다.
오늘은 동북지방과 수도권 모두 철도가 운행하지 못한답니다. 해가 지기 전에는 걸어서 귀가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야간에 걸어서 귀가하는 건 위험하므로 직장에서 대기하도록 합니다. 저는 집에서 번역작업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귀가 걱정은 없습니다. 정부의 위기관리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살펴볼 생각입니다. 또 연락드리겠습니다.
(3)
밤새 여진이 계속되었습니다. 최소한 일주은 여진이 잦겠지요. 집에 도시가스가 다시 공급되어서 더운 물을 쓸 수가 있습니다. 밖에서는 구청에서 방송차량을 통해, 발전소들이 영향을 받고 있으니 전력 사용을 줄여달라고 방송하고 있습니다.
츠나미에 의한 피해는 전쟁때 폭격에 의한 것보다 더 무섭다는 걸 봅니다. 자연재해는 전쟁보다 더 무차별적입니다. 흔히 "츠나미가 휩쓸어 간다"는 표현들을 써 왔지만, 이 표현이 어떤 것인지를 목격했습니다. 무차별적이므로 우선 피해지역에 대한 구출, 구원을 위한 접근이 힘듭니다. 때문에 피해지의 상황을 파악하고 전해줄 수 있는 것은 주로 헬기입니다. 하늘에서 방송장비를 싣고 상황을 보여줍니다.
이런 재해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집단은 첫째가 군대입니다. 군대는 극한적인 상황에도 대비하도록 편제, 훈련된 조직이므로, 대규모 자연재해라는 혼란상황에 대응하는 데는 정말 효과적인 존재입니다. 일본정부가 주일미군에도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미국이 동맹국이긴 하지만, 독립국가가 외국군에게 지원을 요청한다는 것은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가를 말해줍니다.
한국이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지원은, 민간구조대가 아니라 실은 군대가 바람직하지만, 한일관계의 현상은 軍(병력)의 동원한 지원은 거론 그 자체가 불가능하므로 정치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올해 예산자체가 절반 가까이를 국채에 의존해야 하는 일본정부로서는 재해 복구대책을 위한 재정문제가 심각할 것입니다. 제가 한국정부의 정책을 결정할 수 있는 입장이라면, 일본인(정부)의 체면을 최대한 살려주면서 재정적 지원을 제안, 타진하겠습니다. 진심어린 위로와 동정을 표시하고, 한국 국민의 마음을 전하는 방법으로 일본측이 감동할 파격적인 규모의 지원을 절대로 "비공개로" 제안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공개적 제안을 부작용이 너무 큽니다. 대통령이 총리에게 직접 그러한 의사를 표명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한국에 있는 일본대사관과 일본인들에게 정중하고 따뜻한 위로를 표하는 것도 아주 손쉽고 감동을 줄 수 있는 방법입니다.
한국이 아시아 대륙으로 부터의 공산 독재세력를 막아내는 방파제라면, 일본은 태평양으로부터의 거대한 자연재해를 흡수하는 방파제라는 것을 실감합니다. 일본 문화가 위기관리시에 어떻게 기능하는지를 관찰하는 기회입니다만, 일본인들의 침착성만은 새삼 느끼고 있습니다. 오늘은 수퍼나 편의점에서 빵을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4)
제 인터넷이 아주 느려졌습니다. 조금전에 한국군이 곧 지원차 도착한다고 보도되었습니다. 관방장관이 텔레비전을 통해 그러한 보고을 받았다고 발표했습니다. 한일 양국은 지금까지도 함정의 상호방문, 다양한 차원의 군 관계자들의 교류, 정보 공유와 해상재난구조 훈련등을 해왔으므로 아주 바람직한 일입니다. 한국군 지원 병력의 성격과 규모는 모르겠으나, 잘 운용한다면 금후 양국관계 발전의 역사적인 계기로 만들 수 있겠습니다.
다만, 한국군 병력의 구조활동은 지원의 순수성을 유지하고, 좌익세력의 트집을 예방한다는 차원에서 당장은 크게(적극적으로) 보도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한국군 병력이 일본의 재해 구원을 위해 파견되는 것은, 즉, 일본당국이 한국군 병력을 받아들이는 것은, 한국에서 대규모 재해, 한반도 유사시에 일본자위대의 한국내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근거, 전례가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5)
동경에서 500km이상 북쪽인 미야기현 케젠누마市는 이번 츠나미에서 가장 궤멸적 피해을 입은 곳인데, TV화면을 보니 화재 현장에 출동한 소방차가 동경에서 지원된 소방차입니다. 심한 곳은 내륙 4km까지 츠나미가 도달했다는 보도도 있었는데, 농지가 바닷물에 잠긴채인 곳이 많고, 츠나미로 밀려온 대량의 토사에 주택들과 농지가 파뭍혀서, 거주와 농사를 포기해야 하는 곳이 많을 걸로 보입니다. 칸 나오또 총리는 자위대 약5만명을 동원할 것을 지시했다고 합니다. 현 상황에서는 고립된 지역은 군병력, 장비, 특히 헬기에 의존할 수 밖에 없습니다. 지금도 침수된 지역에서는 육상자위대가 보트로 집집마다 사람이 남아 있는지를 확인하면서 구출작전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인명피해는 현재까지 사망과 실종이 최소 1,000명을 넘는 것으로 보도되는데, 일본은 일선에서 보고되는 피해가 집계되면 그것을 발표, 보도하기 때문에 초기에는 피해규모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고, 그래서 위기관리에 취약한 측면이 큽니다. 꼼꼼하게 정확성을 기하는 국민성이 위기 시에 답답함을 느끼에 하고, 신속한 대응을 저해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교통사고를 당하면, 당장은 모르다가 며칠 지나면서 온 몸이 아파오듯이, 이번 지진도 그 피해와 심각성이 시간이 지날수록 드러날 걸로 보입니다. 또 연락하겠습니다.
[ 2011-03-12, 19:43 ]
출처 조갑제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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