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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독일 가스관 사업'에 펄쩍 뛰는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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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파리=손진석 특파원
입력 2019.01.15 03:01
獨주재 美대사 "참여업체 제재" "유럽 에너지원, 러시아에 종속"
美천연가스 판로 뺏길까 우려도
러시아에서 독일로 연결되는 천연가스 수송 파이프를 말하는 '노르트스트림2' 사업을 놓고 미국, 러시
아, 독일 등 강대국 사이에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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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트스트림 가스관
리처드 그리넬 주독(駐獨) 미국 대사는 최근 노르트스트림2 건설에 참여하고 있는 유럽 기업들에 서한
을 보내 "'미국의 적대 세력 제재 대응법(CAATSA)'에 따라 미국 정부의 제재를 받을 위험이 있다는 것
을 알린다"며 경고했다고 독일 일간지 디 벨트가 1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CAATSA는 2017년 미국이
북한·이란·러시아 등 적대 관계에 있는 3국을 제재하기 위해 만든 법률이다.
미국이 노르트스트림2에 참여하는 유럽 기업을 위협하는 것은 이 가스관이 러시아의 힘을 키워주는 원
천이 될 것으로 우려하기 때문이다. 노르트스트림2는 러시아 서부 나르바만(灣)에서 발트해 해저를 지
나 독일 북부 그라이프스발트까지 1225㎞에 이르는 가스관이다. 예정대로 올 연말 완공되면 러시아가
독일로 수출하는 천연가스는 2배가 된다. 2012년 완공된 '노르트스트림1'이 연간 최대 550억㎥를 운송
할 수 있고 노르트스트림2의 수송 능력도 같기 때문이다.
탈(脫)원전을 추진 중인 독일은 대체 에너지원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러시아와 손잡고 노르트스트림2
설치를 서둘러왔다. 완공 이후에는 쓰고 남는 천연가스를 러시아가 다른 유럽 국가에 팔도록 도와 운송
수수료 수입도 챙길 심산이다. 천연가스 수입을 늘리려는 프랑스와 오스트리아도 노르트스트림2를 지
지해왔다. 이 프로젝트에는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가즈프롬과 독일의 거대 에너지 회사들은 물론이
고 프랑스,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기업까지 참여하고 있다.
EU(유럽 연합)는 전체 천연가스 수입량의 약 40%(2016년 기준)를 러시아에서 들여오고 있는데, 시간
이 갈수록 이 비율은 높아지는 추세다. 이 때문에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까지 나서 "유럽이 러시
아에 종속된다"며 노르트스트림2에 반대해왔다. 미국은 노르트스트림2가 완공되면 러시아가 유럽에 천
연가스를 수출하는 기존 통로였던 우크라이나 가스관이 유명무실해지는 것도 우려한다. 그리넬 미국
대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관을 이용하지 않게 되면 우크라이나를 침략할 가능성이 더 높아지게 된
다"고 했다. 발트해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이 강해지는 것을 우려하는 폴란드와 라트비아 등 발트3국도
이런 이유로 노르트스트림2에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이 노르트스트림2를 물고 늘어지는 또 다른 속셈은 에너지 패권을 강화하려는 것이다. 미국은 셰일
가스를 개발하면서 급증한 천연가스 생산량을 소화해줄 판매망 확보가 시급하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지난해 10월 "(미국에서) 너무 많은 천연가스가 나와 그냥 태우기도 한다"며 "최대한
유럽으로 천연가스를 많이 보내 러시아의 주도권에 도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과 EU가 '관세 전쟁'을 벌였을 때도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이 더 많은 미국산 천연가스를 사
준다'는 조건을 관철해 갈등을 해소했다. 에너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국과 러시아가 향후 폭발적으
로 소비가 늘어날 중국의 천연가스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유럽에서 먼저 기 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해석
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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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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