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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움직이는 건 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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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용현 정치부 차장
입력 : 2016.09.23 06:04
안용현 정치부 차장
지난 2011~2012년 미국 외교의 최대 과제는 이란 핵 개발을 막는 것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11년 12월 이란의 '돈줄'인 석유 수출을 옥죄기 위해 이란 중앙은행과 거래하는 외국은행을 미 금융 시스템에서 퇴출하는 법안을 마련했다. 이란의 석유 수출 대금은 이란 중앙은행을 통해 처리되기 때문에 이 법은 사실상 이란산 석유에 대한 금수 조치로 풀이됐다.
이란의 오랜 우호국이던 중국도 2012년 1월 이란산 원유 수입을 평소 절반으로 줄였다. 미국이 총력을 다해 덤비는 현안에 대해선 한 발짝 물러나는 태도를 보인 것이다. 그 무렵 원자바오 총리는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카타르 순방에 나섰다. 이란 석유 금수에 대비해 물량을 확보하려는 차원이었다. 당시 중국 원유 수입 중 이란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11%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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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미국은 이란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중국에 불만이 많았다. 2012년 7월 미국은 중국을 겨냥한 칼을 빼들었다. 중국 쿤룬(崑崙)은행이 이란 은행 6곳에 수백만달러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이 은행의 미국 내 영업을 중단시킨다고 발표한 것이다. 중국은 기겁했다. 총자산 1848억위안(약 31조원)의 중국 14위 은행인 쿤룬이 휘청하는 것은 둘째 문제였다. 쿤룬은행의 지분 82%를 보유한 중국 핵심 에너지 기업인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CNPC)까지 충격파가 미치는 것을 두려워했다. 쿤룬은행은 2006년 신장위구르자치구 커라마이시(市)의 작은 상업은행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2009년 CNPC가 출자한 이후 1년 만에 몸집을 5배 불리며 CNPC의 해외 자금 창구가 됐다. 쿤룬은행의 미 달러 거래 차단은 총자산 4조위안(약 670조원·2015년)인 CNPC의 위기로 번질 수 있는 문제였다. 당시 중국은 겉으로는 강하게 반발했으나 미국과 물밑 협상으로 쿤룬은행의 퇴출은 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미국은 대이란 제재의 고삐를 바짝 당기며 2015년 이란 핵협상 타결을 이끌어냈다.
미국이 이란 비핵화에 발벗고 뛴 것은 미국 내 유대인의 영향력과 관련이 깊다. 이란 핵무장을 악몽으로 여기는 이스라엘의 입장을 대변하는 유대인 입김이 미 외교 정책에서 이란 핵 문제를 최우선순위로 끌어올렸을 것이다. 반면 북한 핵은 미국 외교의 1순위 과제가 된 적이 거의 없다. 오바마 대통령의 '전략적 인내'라는 것도 북핵을 다급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증거다.
중국은 여러모로 아직 미국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미국을 향해 거친 말을 내뱉으면서도 미국의 '핵심 이익'은 건드리지 않으려 조심한다. 최근 중국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원료인 알루미늄괴(塊) 등을 북한에 밀수출한 혐의로 자국 중견기업 랴오닝훙샹을 조사하고 있다. 미 법무부가 직접 나서 훙샹의 불법행위 증거를 중국 눈앞에 내밀자 시작된 조치다. '핵 폭주'하는 김정은을 묶을 수 있는 나라는 중국뿐이다. 그 중국을 움직일 수 있는 나라는 미국뿐이다..
출처;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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