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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팩 메고, 벌 쏘이며 하루 14시간 거리유세… 진심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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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발로 뛰어 이뤄낸 IOC 선수위원… 후보 23명 중 2위, 세계무대 '無名의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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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데자네이루=장민석 기자
입력 : 2016.08.20 03:00
- "25일간 외로운 싸움 승리해 울컥"
선수들, 처음엔 "저 사람 누구냐"… 나중에는 "정말 열심이네" 감탄
체조 4관왕 바일스 "널 뽑겠다"
국가당 1명… 김연아, 기회 무산
유승민 IOC선수위원은 이 차림으로 지난 25일간 선수촌을 돌아다녔다.
19일(한국 시각) IOC 선수위원으로 선출된 유승민은 "정말 하루하루가 길게 느껴졌다"며 "외로운 싸움에서 승리해 울컥했다"고 말했다. 리우올림픽에 출전한 모든 선수가 투표권(1명당 4명까지 투표)을 가지는 선수위원 선거는 현지 시각으로 지난달 24일부터 17일까지 선수촌 식당 부근에서 진행됐다.
유승민은 당초 유력 후보군이 아니었다. '무명'인 그가 선거에 이기기 위해선 발로 뛰는 수밖에 없었다. 규정상 정부나 어떤 기관의 도움도 받을 수 없었다. 지난 15일에야 브라질에 도착해 선수위원 선거에서 4위로 턱걸이한 이신바예바와 달리 유승민은 후보자 중 가장 먼저 선수촌에 입성했다. 유세를 시작하기 전날인 지난달 23일엔 선수촌 동선을 파악하느라 하루 종일 걸었다. 그날만 25㎞를 걸어다녔다고 한다.
유승민은 은사인 강문수 탁구대표팀 총감독의 말을 떠올렸다. "감독님은 늘 '원 모어(One More)'를 강조하셨어요. 남들보다 1분, 1시간, 1일, 1달을 더하면 뭐든 이룰 수 있다는 거죠. 그래서 단 한 명이라도 보이면 가서 말을 걸었어요."
대한민국 선수단 단복을 입고 백팩 하나를 멘 채 유승민은 매일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 선수들이 가장 많이 오가는 셔틀버스 정류장이나 출입 검색대 앞 등 이곳저곳에서 한 명 한 명과 눈을 맞추고 인사를 했다. 자신을 그냥 지나치는 선수들을 향해 소리 높여 "굿 럭(행운을 빌어요)!"을 외쳤다.
발이 부르트도록 걸으며 인사한 결과 그는 매일 밤 선수촌 방에서 바늘로 물집을 터뜨렸다. 가장 적게 걸은 날도 10㎞를 넘었다고 한다. 생일날(8월 5일)엔 유세 도중 벌에게 쏘이는 일도 있었다.
.유승민 IOC 선수위원은 지난 25일간 각국 선수단과 셀카를 찍었다.
셀카는 유승민의 힘 - 유승민 IOC 선수위원은 지난 25일간 각국 선수단과 셀카를 찍었다. 맨 위는 여자 체조 4관왕 시몬 바일스(오른쪽에서 셋째)를 비롯한 미국 선수단과 찍은 사진. 가운데는 벨기에, 아래는 아프가니스탄 선수단이다. /유승민IOC위원
올림픽에 네 번이나 나가본 만큼 선수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버스에서 인상을 쓰고 내리는 선수는 경기에서 지고 돌아온 것으로 생각하고 더 따뜻한 말을 건네려고 노력했다. 처음엔 선수들 사이에서 "저 사람이 누구냐"는 반응이 나왔지만 나중엔 "정말 열심이다" 하는 감탄으로 바뀌었다. 체조 4관왕에 오른 시몬 바일스(미국)는 처음에는 본체만체하더니 나중엔 먼저 다가와 인사까지 하며 "너를 뽑겠다"고 했다. 선수촌에서 만난 필리핀 수영 대표 제시 라쿠나는 "그(유승민)는 모든 사람을 아는 것 같다. 그의 성실함에 반해 표를 던졌다"고 감탄했다.
유승민은 사실상 한국의 유일한 IOC 위원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한국엔 현재 IOC 위원으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문대성이 있지만, 이 회장은 건강 악화로 활동이 어렵다. 문 위원은 리우올림픽 폐막과 함께 임기가 끝난다.
유승민의 당선으로 2018 평창올림픽에 맞춰 IOC 선수위원 출마 의사를 밝혔던 김연아(26)는 '국가당 1명의 선수위원만 둘 수 있다'는 규정에 의해 선출 기회를 잃었다. 선수위원이 되기 위해선 현역으로 뛰거나, 직전 올림픽에 출전해야 하기 때문에 평창올림픽 이후에도 김연아는 선수로 복귀하지 않는 이상 선수위원엔 도전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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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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