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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정'의 발, 오늘밤 널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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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러시아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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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니즈니노브고로드(러시아)=장민석 기자
입력 2018.06.18 03:00 | 수정 2018.06.18 03:15
세계랭킹 57위 한국 월드컵 대표팀, 24위 스웨덴과 첫 경기
한국 월드컵 축구 대표팀에 드디어 결전의 날이 밝았다.
18일 오후 9시(한국 시각) 스웨덴과 러시아월드컵 조별 리그 1차전을 펼친다. 한국은 세계 57위, 스웨
덴은 24위다. 전력 차이가 꽤 난다. 역대 A매치 맞대결도 한국이 2무2패로 열세다. 하지만 축구는 늘
알 수 없다. 투혼과 정신력은 의외의 결과를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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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결전의 날… 오늘밤 9시 스웨덴과 첫 경기 - 한국 축구대표팀이 18일 오후 9시(이하 한국
시각)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스웨덴과 러시아월드컵 조별 리그(F조) 1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지난 네 차례 월드컵 본선 1차전을 패한 적이 없다. 전력에선 뒤지지만 스웨덴전에서도 그 기세를 이어
간다는 각오다. 사진은 17일 니즈니노브고로드에서 막바지 훈련 중인 한국 대표팀. /오종찬 기자
축구를 존재하게 하는 것은 킥(kick)이다. 몸을 쓰는 대부분 스포츠가 손과 팔의 역할에 절대적으로 기
댄다면 축구는 발로 말한다. 전 세계가 모두 '약체'라고 평가하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믿는 것은 바로
'손·기·정(손흥민·기성용·정우영)'의 발이다. 셋은 현재 신태용호(號)에서 가장 킥이 뛰어나다. 세트피스
로 만들어진 기회를 득점으로 연결시키는 해결사 역할을 맡고 있다.
1936년 고(故) 손기정옹은 베를린올림픽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일제 강점에 신음했던 국민에게
희망을 불어넣었다. 2018년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스타디움 그라운드에 선 젊은 '손·기·정'의 발끝
에서 한국 축구가 통쾌한 반란을 시작할 수 있을까.
◇손흥민, 월드컵도 접수하나
손흥민(26·토트넘)은 '한국 축구의 이단아'였다. 1987년 국가대표를 지낸 아버지 손웅정(56)씨는 "승패
를 강조하는 학원 축구 시스템이 싫다"며 아들에게 직접 기본기를 가르쳤다. 손흥민은 7세 때부터 중학
교 2학년 때까지 7년간 학교 축구부에 들어가지 않고 아버지와 슈팅과 패스 등 기본기 훈련을 했다. 손
흥민은 "학교 축구부에 있었다면 선생님이나 선배들 눈치를 봤겠지만, 아버지와 훈련하며 맘껏 슈팅을
날릴 수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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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팅 연습을 많이 한 날은 하루 1000개가 넘었다. 독일 분데스리가(함부르크)에 진출해 골을 빵빵 터뜨
릴 때도 비시즌인 여름이면 한국을 찾아 아버지와 슈팅 훈련에 매달렸다. 그 시간이 쌓이고 쌓여 손흥
민은 세계 최고 수준의 슈팅력을 갖춘 선수가 됐다. 도움닫기 없이 제자리에서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선제골을 뽑아낸 지난달 온두라스와의 평가전이 손흥민의 진면목을 확인한 경기였다. 그는 발을 가리
지 않는다. 올 시즌 토트넘에서 오른발로 8골, 왼발로도 8골을 넣었다. 직접 프리킥으로도 종종 골네트
를 흔든다.
손흥민의 우상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다. 스페인보다 전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 포르
투갈은 16일 월드컵 조별 리그 1차전에서 호날두가 환상적인 프리킥을 포함해 유효 슈팅 3개를 전부
득점으로 연결하며 3대3 무승부를 기록했다. 월드컵 무대의 약체팀은 전술적으로 상대를 뚫기가 어렵
기 때문에 몇 차례 오지 않을 기회를 살려야 한다.
◇기성용, PK는 내게 맡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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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스웨덴 전력 정리 표
팬들은 기성용(29·스완지시티)이 출전하지 않은 날엔 "패스가 안 돌아간다"는 말을 곧잘 한다. '캡틴 키
(기성용의 영어 성)'는 정확한 패스로 한국의 공격을 열어주는 열쇠다. 강호를 상대로 수비를 두텁게 하
고 날카로운 역습을 노려야 하는 한국으로선 '패스 마스터' 기성용이 후방에서 한 방에 찔러주는 롱 킥
으로 결정적 찬스를 만들 수 있다.
기성용은 한국의 페널티킥 전담 키커이기도 하다. 한국은 역대 월드컵에서 페널티킥 골을 넣은 적이 없
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두 차례 얻은 페널티킥을 이을용과 안정환이 나란히 실축했다.
이번 대회부터 VAR(비디오 판독)이 적용돼 페널티킥을 얻을 기회가 더 많아질 전망이어서 기성용의 어
깨가 더 무거워졌다. 그는 2012 런던올림픽 영국과 벌인 8강전 승부차기에서 마지막 키커로 나서 승리
를 결정한 바 있다. 기성용은 먼 거리에서 동료에게 띄어주는 프리킥도 전담할 예정이다. 그는 지난 남
아공월드컵에서 날카로운 프리킥 어시스트로 이정수의 두 골을 이끌어냈다.
◇정우영, 프리킥으로 골문 노린다
한국은 역대 월드컵에서 황보관·홍명보·하석주·이을용·이천수·박주영 등이 프리킥으로 직접 골망을 갈
랐다. 올해는 미드필더 정우영(29·고베)이 그 계보를 잇는다. 그는 최근 훈련에서 가장 좋은 프리킥 감
각을 선보였다. 직접 프리킥은 팀 조직력이 아닌 선수 한 명의 개인적인 능력에 의존하기 때문에 약팀
이 강팀을 잡을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무기다.
정우영은 감아 차는 킥과 무회전 킥에 모두 능하다. 그는 지난 동아시안컵 일본전에서 무회전 프리킥으
로 득점을 올렸다. 발등 전체로 공 한가운데를 찌르듯 차면 공은 회전이 걸리지 않은 상태로 날아간다.
그러다 공기와 마찰을 일으킨 공이 골키퍼 앞에서 흔들리거나 뚝 떨어진다.
정우영은 A매치 골은 일본전 프리킥 골 하나에 불과하지만 소속팀 고베에선 전문 프리키커로 명성이
높다. 지난 3월 J리그 시미즈전에선 팀 내 수퍼스타 포돌스키와 누가 프리킥을 찰지 의논하다 포돌스키
의 양보를 받고 프리킥을 때려 골망을 흔들었다. 이미 이름이 널리 알려진 손흥민·기성용과는 달리 대
표팀이 꽁꽁 숨겨 놓은 비장의 무기다.
출처;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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