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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의 날 행사장에 날아든 영장… 與圈의 'KBS·MBC 상륙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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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 경영진 교체 위해… 군사작전 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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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찬 기자
입력 : 2017.09.02 03:02
文대통령 방송의날 불참 밝히고 총리는 간다고 했다가 돌연 불참
민주당은 소속 의원들에게 "KBS·MBC 출연 말라" 문자
MBC 사장, 영장 발부 소식에 30분도 못 있고 행사장서 나가
법조계 "고용부 출석요청 불응에 방송사 사장 체포영장은 이례적"
1일 오후 5시 63빌딩 3층. '방송의 날' 행사가 열린 4층 라벤더홀로 올라가는 김장겸 MBC 사장을 MBC
노조원들이 둘러쌌다. "사장님 퇴진 안 하세요?" "김장겸 사장님 당장 물러나세요" "후배들 학살하고 사
장 되니까 좋습니까!" "김장겸은 퇴진하라"는 구호도 터져나왔다. 순식간에 행사장 입구는 아수라장이
됐다. 가까스로 행사장에 들어선 김 사장은 채 30분을 머물지 못했다.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던 김 사
장은 갑자기 수행 직원들을 대동하고 자리를 떴다. 뒤를 쫓는 노조원들을 피해 김 사장은 직원 통로를
이용해 엘리베이터로 빠져나갔다. 그 시각 고용노동부 서울서부지청이 신청한 김 사장에 대한 체포 영
장이 발부됐다는 소식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민주당, KBS·MBC 출연 금지령
여권(與圈)이 KBS·MBC 등 지상파 공영(公營)방송 경영진 교체를 위한 전방위 압박에 들어갔다. 문재
인 대통령은 "보수 정권 9년간 우리 사회에서 가장 참담하게 무너진 분야가 공영방송"이라고 수차례 강
조해왔다.
이낙연 국무총리 등 정부 인사들이 1일 열린 '방송의 날' 행사에 일제히 불참한 데 이어 여당은 이날 소
속 의원들에게 KBS·MBC 출연 금지령을 내렸다. 방송의날 행사는 과거에 대통령들이 많이 참석해왔지
만 문 대통령은 불참했다. 당초에는 이 총리가 대신 참석하기로 했지만 이 총리도 행사 하루 전인 8월
31일 저녁 참석 취소를 결정하고 이날 불참을 통보했다. 총리실 측은 "다른 비공개 일정이 생겼다"고 했
으나 여권이 퇴진을 요구하는 지상파 사장들과 한자리에 앉는 것이 부담스러워 취소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이날 소속 의원들에게 '파업 기간 KBS와 MBC 방송 출연과 인터뷰에 응하
지 않기로 했으니 참고해 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KBS와 MBC 노조는 KBS 고대영 사장, MBC 김
장겸 사장 등 이전 정부 때 임명된 경영진 퇴진을 요구하며 4일부터 동시 파업에 들어간다. 일부 민주당
의원은 8월 30일 노조가 파업을 결정하자 KBS와MBC 방송 출연과 라디오 인터뷰를 취소했다.
◇文 "MBC 심하게 무너졌다"
이 같은 여권의 움직임은 문 대통령의 평소 생각과 이어져 있다. 문 대통령은 대선 전부터 KBS·MBC 등
공영방송 문제와 관련해 "적폐 청산 가운데 가장 중요한 분야가 언론 적폐"라고 해왔다. 문 대통령은
MBC 대선 TV토론에 출연해서는 "MBC는 심하게 무너졌다"고 했다. 이 때문에 대선 직후부터 여권에서
는 "MBC를 시작으로 대대적인 언론 개혁 작업이 시작될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실제 여권은 MBC·KBS에 대해 여러 차례 경고를 해왔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우리는 MBC가
이명박 정권을 거쳐 박근혜 정권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철저하게 망가졌는지 기억하고 있다"고 했다. 우
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도 "10년간 언론 자유가 형편없이 추락했다. 공영방송은 무너질 대로 무너졌다"고
했다. 여권 관계자는 "칼을 언제 뽑느냐는 시점 선택만 남아 있었는데 이날 행동에 들어간 것"이라고 했
다.
◇靑, 부당 노동 행위 문제로 포장
법원이 김 사장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한 것은 김 사장이 고용노동부의 부당 노동 행위 조사 소환 요
청에 수차례 불응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그간 고용부로부터 5차례 출석 요청을 받았지만 불응했다.
그 때문에 청와대는 "부당 노동 행위에 대해 원칙적으로 법을 집행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문 대통령
은 대선 전 MBC와 관련해 "PD를 스케이트장 관리 업무를 시키기도 하고 인간적으로 모욕을 가하면서
경영 방침에 반기를 들면 짓밟아서 꼼짝 못하게 하는 게 지속됐다"고 했었다.
한편 법조계에서는 이날 법원이 김 사장에 대해 체포 영장을 발부한 것과 관련, "고용노동부의 출석 요
청에 불응했다는 이유로 지상파 방송 사장에 대해 체포 영장이 발부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반응
이 나온다. 김 사장이 실제로 체포돼 수사를 받을지는 미지수다. 체포 영장 집행 여부는 고용부의 결정
에 달려있다. 문 대통령이 방송 정상화를 명분으로 KBS·MBC의 언론 적폐 청산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고용부가 '언론 탄압' 역풍을 감수하고서라도 김 사장을 체포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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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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