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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시장 개척? 제빵업 빅2, 韓人과 골목상권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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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팰리세이즈파크·애틀란타=장상진 특파원
입력 : 2013.04.10 03:00 | 수정 : 2013.04.10 09:03
[뚜레쥬르·파리바게뜨 논란… 한인회, 16일 뉴욕서 시위]
주요 상업지역 대신 韓人 밀집지역 집중 공략
"뚜레쥬르는 교포 사회가 아닌 미국인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다."(뚜레쥬르·2004년 8월)
"세계 최대 베이커리 시장에서 국내 제빵 기술의 우수성을 검증, 전파, 확산하겠다."(파리바게뜨·2005년 10월)
국내 베이커리 '빅2'가 미국에 첫 점포를 열며 던졌던 출사표다. 그로부터 약 8년이 흘렀다. 하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두 회사는 미국 내 주요 상업 지역 대신 쉽고 안전한 한인(韓人) 상권만 집중 공략하면서 국내에서 벌어진 '골목 상권 논란'을 재현하고 있다.
지난 4일 오후 미국 뉴욕시 퀸스 노던대로에 있는 파리바게뜨 매장. 손님 20여명 중 미국인은 2명이었다(왼쪽). 지난 2일 오후 뉴저지주 팰리세이즈파크에 있는 카페베네 매장에서는 손님 전원이 한국인이었다. /장상진 특파원
◇전 매장 한인 상가 지역에 분포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는 미국에 매장을 각각 26개와 21개 낸 것으로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소개돼 있다. 파리바게뜨는 캘리포니아·뉴저지·뉴욕 등 교포가 많이 사는 단 3개 주(州)에 매장 26개 중 25개가 몰려 있다. 그것도 사실상 전 매장이 한인 상가 밀집 지역 또는 한인 대형 마트나 한국계 은행 주변에 둥지를 틀었다. 맨해튼점조차도 코리아타운에 있다.
뚜레쥬르도 상황은 파리바게뜨와 마찬가지다.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1호점을 내면서 크게 홍보했던 카페베네도 이후 개점한 네 점포는 모두 한인 상권에 냈다. 당연히 매장 대부분에선 한국인 손님 일색이다. 2일 오후 3시 뉴저지 팰리세이즈파크 카페베네에 있던 손님 15명 전원, 4일 오후 5시 뉴욕시 퀸스의 파리바게뜨 노던대로(大路)점 손님 20여명 중 백인 2명을 제외한 나머지 전원이 한국인이었다. 미국에서 주로 한국인을 상대로 장사하는 셈이다.
일본 크림빵 브랜드 '비어드 파파(Beard Papa's)'는 뉴욕·뉴저지·워싱턴·플로리다·하와이·일리노이·캘리포니아 등에서 골고루 매장을 운영 중이다.
◇대기업 빵집, 교포 소상인과 갈등
4일 오후 5시쯤 뉴욕시 퀸스 노던 대로의 한인 제과점 '팬트리'에는 딱 한 테이블에 손님이 있었다. 20대 중국인들이었다. 가게 주인 최철환(54)씨는 "지난해 10월 25일 이웃에 파리바게뜨가 들어선 이후 손님이 대폭 줄었다. 현 추세대로라면 70만달러 정도였던 연 매출이 올해는 40만달러 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1976년 이민 온 최씨는 30년간 보험 영업, 자동차 외판 등으로 모은 38만달러를 털어 2007년 이 가게를 냈다. 그는 "가게를 접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근처 '윈제과'는 이미 문을 닫았다.
퀸스 한인회 류제봉 회장은 "대기업이면 대기업답게 주요 상업 지역에서 미국 대형 체인점과 맞붙어야지 왜 교민들이 일궈놓은 상권에서 쉽게 돈을 벌려고만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인회는 이달 16일 뉴욕에서 열리는 한국 프랜차이즈 8개사의 공동 사업 설명회에 맞춰 대규모 시위를 준비 중이다. 팰리세이즈파크에서는 최근 한인들이 뚜레쥬르·카페베네 출점에 맞서 집단 민원을 냈다.
◇"주류 성장 노력 안 해"
뉴욕 FIT(패션기술대학) 박진배 교수는 "두 회사가 상품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데도 초기에 한인 상권에서 장사가 좀 되니까 아예 험난한 주류(主流) 시장 도전은 포기하고 그냥 변방에 안주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3일 오후 2시쯤 카페베네 맨해튼점은 매장을 가득 채운 손님 중 현지인 비율이 80%도 넘었다. 맨해튼 코리아타운 내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도 앉을 자리가 없는 가운데 현지인 손님 비율이 절반 정도 됐다. 현지 경쟁력에 큰 문제가 없음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반면 애틀랜타 지역 베이커리 체인 '화이트윈드밀' 사장 김일환(59)씨는 한국 대기업의 미국 소비자 파악 노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소비자는 빵을 한 번에 여러 종류 사 가지만, 미국 소비자는 당장 먹을 것 한두 개 집으면 끝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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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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