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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자리수 환율 눈앞…"원화절상 '대세' 달러퍼내기 정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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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형 기자
세종=박의래 기자
입력 : 2014.06.30 16:11
대규모 경상흑자 행진, 美 日 유럽 양적완화 등 원화절상 요인
수출 기업 채산성 비상등‥"정부 개입 강도 세질 전망"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이 1010원선 근처까지 떨어지면서 세자리수 환율이 곧 현실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내외 경제여건을 보면 지속적인 경상수지 흑자, 미국 유럽 일본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 등 원화 환율의 하락 요인만 즐비하고 하락 추세를 되돌릴 만한 요인이 거의 없어 보인다. 미국의 내년 금리인상 가능성이 거론되긴 하지만 이 역시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 평가다.
이에 따라 우리 경제의 최대 동력인 수출의 채산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환율 하락을 막기 위한 정부의 시장 개입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 행진에 따른 달러 유입을 막기 위해 해외 투자 규제 완화 등 달러 퍼내기 정책이 실시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원화절상 추세 지속될 수밖에…세자리수 환율 현실화될 듯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6원 내린 1011.8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2008년 7월 29일 1008.8원 이후 5년 11개월만에 최저치다. 지난 27일 1013.4원으로 종가 연저점을 경신한 데 이어 1거래일만에 또다시 내렸다. 월말이어서 수출업체들의 네고물량(달러 매도)이 쏟아져 나왔고 지난 주 금요일(27일) 발표된 경상수지 흑자도 심리적으로 영향을 줬다. 장중 한때 1010.8원까지 떨어져 1010원선을 위협하기도 했으나 정부 개입에 대한 경계감 때문에 하락폭이 줄었다.
이날 월말 수출업체들의 네고 물량이 쏟아진 데서 볼 수 있듯이 환율하락의 가장 큰 요인은 지속적인 경상수지 흑자에 따라 달러화가 국내로 계속 들어오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7일 '5월 경상수지 발표'에 나온대로 올해 1~5월 경상수지 흑자액이 315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247억6000만달러)보다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경상수지 흑자가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707억3000만달러) 수준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은 지속적으로 양적완화 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현재로서는 원화 강세 추세를 되돌릴 만한 요인이 없다"며 "환율이 하반기 중 세자릿수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은 하반기 평균 환율을 1010원으로 전망했었다. 내년에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고 그에 따라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수 있다는 전망에 대해 신 부문장은 "미국의 내년 금리인상 가능성도 원화 강세를 다소 완화하는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추세를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 달러화가 빠져 나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우리나라에는 경상수지 흑자 등으로 계속 달러화가 들어올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임 위원은 "미국의 고용이나 주택경기가 나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크게 나아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러면 미국의 금리인상이 더디게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정부, 환율 하락 막기 위한 개입 강도 거세질 듯…”달러 퍼내기 정책 필요”
국내외 경제여건이 대부분 원화절상 추세를 부추기는 쪽으로 가고 있어서 시장에서는 원화절상을 막을 수 있는 요인은 정부의 시장 개입 뿐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원화 환율이 1040원대, 1020원대 등에서 보름 또는 한달 동안 머물기도 했던 것 역시 정부의 개입 때문이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이날 환율이 1010원선 근처까지 떨어진 것에 대해 "월말이어서 수출 (네고) 물량 때문에 떨어지는 것 같은데 내일(1일)부터는 달라지지 않겠냐"며 "시장도 알고 있으니까 1010.8원까지만 떨어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임희정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들이 버틸 수 있는 환율 마지노선이 중소기업은 1030~1040원, 대기업은 950원 정도라고 한다"며 "그 수치에 가까울수록 실물경제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정부로서도 개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 위원은 "1000원선은 강력한 심리적 지지선이 되기 때문에 정부의 개입 강도가 강해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정부가 국내로 들어오는 달러화를 해외로 퍼낼 수 있는 창의적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신민영 부문장은 "자본 유출, 특히 해외증권 투자 확대를 통해 원화절상 압력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며 "해외투자 확대는 연기금 중심으로 이뤄지는 게 바람직하지만 개인의 해외주식 투자 차익에 대한 과세 등 국내 증권투자에 비해 차별적인 과세제도를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10일 보고서에서 "100엔당 원화 환율 1000원선이 붕괴된 데 이어 달러당 원화 환율 역시 1000원선 붕괴가 가시권에 진입했다"며 "정부 차원에서 단기 대외채무 감소 추세가 지속되도록 하고 공기업의 불필요한 외화차입 억제 권장, 단기외채 조기 상환 독려 및 지원, 해외 채권투자시 단기채권 투자 확대 등 노력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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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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