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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급소' 찌른 검찰, 정유라 35억 특혜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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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의 국정 농단] 삼성 서초 사옥 11시간 압수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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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 기자
입력 : 2016.11.09 01:16 | 수정 : 2016.11.09 04:01
- 그룹차원 조직적 개입 본격 수사
오전 6시 40분부터 들이닥쳐
삼성그룹 대외 업무 사령탑인 40층 장충기 사장실로 직행
- 삼성·최순실 대가성 규명이 핵심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성사 후 삼성, 獨최순실 회사에 35억 송금
삼성은 "승마協 차원 지원일 뿐"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
검찰이 삼성을 정조준하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는 특별수사본부가 8일 삼성그룹의 대관(對官) 업무 사령탑인 장충기(62·사진) 미래전략실 차장(사장)까지 출국 금지하면서 사무실까지 압수 수색한 것은 그룹 차원의 조직적 개입 가능성을 본격적으로 수사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이 삼성의 '안살림'을 총괄한다면, 장 사장은 '바깥 일'을 책임지면서 삼성의 눈과 귀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의 삼성 압수 수색은 이날 오전 6시 40분쯤부터 시작됐다.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 임직원들의 출근시간이 오전 6시 30분인 점을 감안해 다른 압수 수색 때보다 일찍 움직였다고 한다. 검찰 수사관들은 서울 서초동 삼성 사옥 40층에 있는 장충기 사장 사무실과 27층의 삼성전자 박상진(63) 사장·황성수(54) 전무 사무실로 직행했다. 박 사장과 황 전무는 승마협회 회장·부회장을 맡고 있다. 압수 수색은 11시간 이상 진행돼 오후 6시쯤 종료됐다.
삼성 미래전략실이 압수 수색을 당한 것은 2008년 '삼성 특검' 때 이후 8년 만이다. 삼성은 작년 3월 대한승마협회 회장사(社)를 맡은 것을 계기로 최순실씨 딸 정유라(20)씨의 '올림픽 금메달 프로젝트'를 적극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정씨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마장마술 단체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승마 선수다.
최근 검찰은 최씨 주변의 자금 흐름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삼성전자가 작년 9~10월 독일에 있는 최씨 소유 업체인 코레스포츠(현재는 비덱스포츠)의 독일 은행 계좌로 280만유로(당시 환율로 35억원)를 송금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 돈은 오로지 정씨 한 사람의 훈련과 말 구입을 위해 쓰인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이 이날 삼성을 압수 수색한 주된 이유는 바로 이 문제와 관련한 수사의 일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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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본부 수사관들이 8일 서울 서초구에 있는 삼성전자 사옥에서 압수 수색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삼성 본사 압수 수색은 2008년 4월 특검 이후 처음이다.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본부 수사관들이 8일 서울 서초구에 있는 삼성전자 사옥에서 압수 수색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삼성 본사 압수 수색은 2008년 4월 특검 이후 처음이다. /박상훈 기자
삼성은 또 2020년 도쿄올림픽 때까지 정유라가 출전하는 마장마술에 4년간 최대 186억원 지원을 약속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작년 10월 작성된 '승마협회 중장기 로드맵'에는 도쿄올림픽 유망주를 선발해 독일 전지훈련에 보낸다는 내용과 함께 '마장마술: 삼성에 후원 요청'이란 문구가 담겨 있는데 당시 선발 과정이 '정유라를 위한 요식 행위'라는 항의가 빗발치면서 모집이 중단됐다. 이 로드맵은 마사회가 초안을 작성했다. 검찰이 이날 현명관 마사회장과 마사회 사무실도 압수 수색한 것도 이 같은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것이다.
검찰은 삼성이 정유라씨에게 준 특혜가 최순실씨와 어떻게 연계돼 있는지를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삼성 측은 "승마협회 차원에서 지원한 것일 뿐 최순실씨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삼성의 한 소식통은 "당초 승마협회를 맡은 것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대통령의 뜻'이라고 해서 맡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고, 결국 최순실씨의 뜻이었다"고 말했다.
만약 최순실씨가 삼성을 위해 박근혜 대통령 등에게 뭔가 부탁을 해주는 대가로 삼성 돈을 받았다면 알선수재 혐의 등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삼성이 최씨의 독일 회사에 280만유로를 송금하기 직전인 작년 5~7월 삼성그룹은 지배 구조 개편 차원에서 추진했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문제가 꼬이면서 애를 먹고 있었다. 삼성은 당시 헤지펀드인 엘리엇의 반대로 난항을 겪다가 국민연금이 지지 선언을 해주면서 위기를 넘겼다.
청탁 정황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삼성이 '스포츠 컨설팅' 능력도 없는 최씨 회사에 35억원이나 되는 거액을 컨설팅비 명목으로 지원한 것은 배임에 해당한다는 의견도 법조계에서 나오고 있다.
한편 검찰은 '대기업 수사'와 관련해 "개별 케이스마다 상황이 다르다. 확실한 혐의가 드러난 것부터 하겠다"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가장 효율적으로 합리적인 (조사) 방식을 선택하겠다. 국민 경제에 끼치는 영향도 고려하고 '쇼잉'(보여주기)은 적절치 않다"고 했다. 검찰은 이날 현대차 박모 부사장과 CJ 조모 부사장을 불러 미르·K스포츠재단에 128억원을 출연한 배경 등을 조사했다.
출처;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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