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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사회적 기업의 실체와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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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치 않은 명목의 지원금 중단 바람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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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영 인제대 국제경상학부 교수
[요 약]사회적 기업이란 비즈니스 마인드를 가진 기업이 사회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그 개념이 서로 배치되는 용어들의 결합이라 그것의 운영 방법과 성공 가능성이 큰 흥미를 끈다. 본 보고서의 목적은 비판적인 시각에서 한국의 사회적 기업 현황과 정부의 지원책을 검토하여 그것이 본래의 취지에 적합하게 운영되고 있는지를 평가하고 이로부터 정책 제안을 하는 데 있다.
2010년 5월 26일 기준으로 319개 기업이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 받아 영업 중이며 일자리 제공 목적의 사회적 기업이 압도적이다. 우리의 경우 사회적 기업의 영세성, 종업원의 낮은 자질, 인건비 위주의 생산 구조, 정부 지원에도 불구하고 경영 효율성 제고의 미미함에 비추어 볼 때, 한국의 사회적 기업의 향후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다.
사회적 기업은 그 개념이 내포하고 있는 어쩔 수 없는 상호 모순된 기능으로 악용되고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즉, 사회적 서비스를 충족하기 위한 민주적 의사결정 체제의 구비, 취약계층의 고용비율 확보,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서비스 공급 비중의 의무화는 수익 창출을 근본적으로 막고 있다. 반면에 매출 확대와 이윤 추구를 위해서는 보다 공격적이고 도전적이며 시장지향적인 정책이 취해져야 하나, 이것은 사회적 서비스 제공을 어렵게 한다.
그러므로 '사회적 기업’이라는 용어에서 '사회적’과 '기업’은 현실에서 결코 동등한 비중의 중요성으로 존재할 수 없으며 어느 하나가 다른 하나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 '사회적 기업’에서 '기업’이 주된 단어가 아니라 수식어인 '사회적’이 주된 용어이다.
그러므로 사회적 기업이 정부 지원 없이 사회적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자립한다는 것을 기대하기란 연목구어(緣木求魚)의 형국이다. 그 결과 사회적 기업 육성법은 단지 인건비 지원을 받는 수단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사회적 기업’은 일반인에게 한편으로는 사회적으로 좋은 일을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스스로 자립하는 기업으로 인식시키기 때문에, 이런 기업을 정부가 도와준다는 것에 대해 그 누구도 쉽게 비판하기가 어렵다.
정부는 용어의 이러한 분식(粉飾) 효과를 통해 사회적 기업의 승인을 남발하고 정부의 예산을 무분별하게 사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큰 비난을 받지 않고도 민간 기업이 사회적 기업을 도와주도록 암묵적으로 강요할 수 있고, 개인에게 다양한 세제 지원으로 사회적 기업에 기부하도록 유도할 수도 있다. 이 모든 것들이 생산성이 낮은 사회적 기업으로 자원이 지나치게 배분되도록 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며 이는 곧 자원 낭비로 귀결된다.
무엇보다 이 제도는 한편으로는 사회적 기업의 운영자들로 하여금 정부에 더욱 의존적으로 만들며, 다른 한편으로는 취약계층이 사회적 기업 외의 일반 민간 기업에 취업하거나 새로운 일을 개척하려는 의지를 스스로 포기하게 하고 낮은 수준에서의 안일한 삶에 만족하게 한다.
따라서 현재의 사회적 기업 육성은 정부의 또 다른 사회적 일자리 사업에 불과하고 악용될 소지가 있으며, 오히려 정부의 예산 집행이나 회계 처리를 중복되고 불투명하게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노동부가 주도하는 사회적 기업 육성은 취약계층의 사회적 일자리 사업에만 한정하고,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적 서비스 제공은 복지정책으로 일원화시켜 예산 낭비를 없애도록 해야 한다.
정부의 지원 없이 사회적 기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한다면, 그것은 사회적으로 존경과 칭송을 받을 일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사회적 기업가 자신의 희생은 말할 것도 없고 일반 기업인보다 더 투철한 기업가적 자질을 발휘하였음을 증명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세상을 바꾸는 것이고 그것은 자발적 교환의 네트워크인 시장의 힘을 위축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배양하는 결과를 낳는다. 이런 일은 정부의 인건비 지원으로 가능한 것이 결코 아니다.
그러므로 정부의 인건비 지원으로 사회적 기업을 육성한다는 것은 처음부터 잘못된 방향이다. 정부의 지원 방향은 사회적 기업의 육성이 아니라 성공한 사회적 기업을 더욱 성공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데 두어야 한다. 사회적 기업의 육성을 철회할 수 없다면, 승인과 재 승인의 주된 기준은 사회적 서비스 제공보다 기업의 시장경쟁력 제고의 가능성과 실제 제고 여부에 두어야 한다.
왜냐하면 사회적 서비스의 개념은 모호한데다 그 기준의 충족을 위해서는 기업의 사명감 즉 따뜻한 마음만 있으면 되지만, 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미래의 불확실성을 대처하고 극복해 내는 투철한 기업가적 자질이 필요하다. 사회적 기업이 재정적으로 자립하지 못하고 외부 지원금에 의존한다면 더 이상 사회적 기업이라고 말할 수 없음을 모두가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지원기간도 연장 없이 1년 지원으로 끝나는 단호함이 필요하며, 사회적 일자리 사업에서 사회적 기업으로 승인받아 계속 지원받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그다지 분명하지 않은 명목으로 지원되는 네트워크 구축이니 전문 인력 지원과 같은 각종 지원금도 중단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필요한 전문 인력을 고용하지도 않은 채 기업을 운영한다는 것은 우리의 사회적 기업이 정부지원을 염두에 두고 마음만 앞선 채 설립되고 있음을 말해주며,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정부가 지원한다고 해서 실질적으로 효과가 있는 네트워크가 구축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기 때문이다.
배 진 영 / 인제대 국제경상학부 교수: http://www.cfe.org/
전문 PDF는:
http://www.cfe.org/mboard/bbsDetail.asp?cid=mn2006122120174&idx=22238
기사입력: 2010/07/19 [15:28] 최종편집: ⓒ 올인코리아
출처 올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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