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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쟁시대 기업 발목을 붙잡는 중소기업적합업종 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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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중기적합업종제도를 도입하려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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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기업은 보호하고, 국내 대기업은 차별하고
2011년 11월 18일 (금) 11:22:35 박민지 newstalk@newstalk.kr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국내 대기업의 성과는 눈부시다. 삼성전자는 애플을 제치고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 1위를 기록했고 현대·기아차는 미국시장 100만대 판매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그런데도 대기업들은 국내에서 충분히 축하받지 못하고 있다. 왜 그럴까?
정부가 중기적합업종제도를 도입하려는 이유
▲ 한국·일본·독일 기업비중 비교 자료출처:IBK경제연구소2009 ⓒ뉴스톡
대기업들이 세계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반면 중소기업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는 곳이 적지 않다. 일본과 독일의 경우 국내총생산(GDP)에서 중소·중견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60~70%를 차지하지만 우리나라는 50%도 채 되지 않는다. 한국의 경우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발전하면 중소기업에 주어졌던 혜택이 상당부분 없어지고, 중견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했을 경우 적지 않은 규제가 가해진다는 점을 감안해도 중소기업 비중은 상당히 적다.
정부는 중소기업을 키우기 위해 중소기업 정책자금 지원, 특별세액감면 등 다양한 지원책을 실시하고 있다. 최근 동반성장위원회가 내놓은 ‘중소기업 적합업종’제도도 대기업의 시장진입을 막아 중소기업을 보호해보자는 뜻이다.
지난 9월 27일 1차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선정된 품목은 세탁비누, 고추장 등 16개로 해당 업종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대기업은 권고안에 따라 점진적으로 사업을 중소기업에 양도하게 된다. 이어 동반성장위는 지난 4일 2차로 두부, 김치, LED 등 25개 업종을 선정·발표했다.
문제는 없나 - 외국기업은 보호하고, 국내 대기업은 차별하고
중소기업을 보호하자는 취지로 도입된 중기적합업종제도엔 하지만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조동근 명지대 교수(경영학)는 “대기업의 시장진입을 막는 칸막이는 경쟁을 하락시켜 제품의 질을 떨어뜨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이 참여를 못하고 몇몇 중소기업만 경쟁하면 기업들은 좀더 나은 제품을 좀 더 싸게 생산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 후생과 소비자 선택권은 보호받지 못하게 된다.
또 외국기업에는 제재가 없다는 것도 문제다. WTO(세계무역기구) 체제 하에서 외국기업에 제재를 가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국내 대기업과의 역차별 소지가 있다. 전익주 전경련 팀장은 “고유업종으로 선정된 조명산업은 이미 필립스, 오슬람 등 다국적 기업에 시장이 잠식당했다”며 “현재 논의되고 있는 도어락이 적합업종에 선정된다면 도어락 시장도 역시 외국기업에 넘겨주는 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동근 교수도 “데스크톱을 적합업종으로 선정하라는 목소리가 높지만 이는 외국회사에만 좋은 일 하는 꼴”이라며 “적합업종에 지정되자 마자 외국계 저가 PC업체가 국내 시장을 장악할 것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실패로 끝난 중기고유업종 제도
지난 1979년 중소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중기고유업종 제도라는 게 시행됐다. 이 제도는 는 기대와는 달리 1996년~2001년까지 총 수입에서 고유업종 대상 품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22.9%나 늘어 외국 기업의 배만 불리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비판을 듣는다. 심지어 이 기간중 제조업 전체 종사자 중 고유업종 종사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감소했다. 일자리마저 줄인 것이다.
▲ 중소기업 고유 업종 해제 후 업종 별 경영성과 개선현황. 해제 전 기준 년:05년,06년 해제 후 기준 년:09년,10년. 자료출처: 전경련 중소기업 협력센터 ⓒ뉴스톡
반면 고유업종 제도가 폐지된 이후 10개 업종 300개 표본기업을 분석한 <그림2>를 보면 모두 매출액이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9개 업종이 급격한 증가를 보였다. 전 팀장은 “고유 업종 해제 후 시장이 확대되고 경쟁으로 인한 품질 개선은 소비자의 수요를 늘렸다”며 “그 결과 중소기업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증가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소기업이 경쟁 통해 경쟁력 갖추도록 도와주야
중소기업이 탄탄한 경제기반을 구축하는 독일은 중소기업 정책도 시스템적 측면으로 다가간다. 15세 전후 70%의 학생이 실업학교로 진학해 직업교육을 받고 현장에 투입되어 전문 분야의 직종을 얻는다. 대학을 진학한 학생들과의 임금격차도 없다. 독일의 중소기업은 高인건비를 부담하기 때문에 세계 최고 수준의 제품을 생산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이런 체계가 독일의 중소기업을 스스로 강하게 만들었다.
우리나라처럼 단기적이고 선심성의 중소기업 정책은 중소기업을 성장시키지 못한다. 오히려 중소기업의 발목을 붙잡고 중소기업을 영원히 중소기업으로 머물게 한다. 근로자 수가 300인이 넘으면 기업분할을 통해 중소기업 지위를 유지하려는 행태는 이미 관행처럼 자리 잡았다.
중소기업의 해외시장 판로개척, 우수인재의 중소기업 유치 등 중소기업 성장에 걸림돌이 되는 부분을 지원하고 인센티브를 통해 종소기업 스스로 성장하도록 만드는 것이 진정한 동반성장의 의미를 가진다. 대기업에게만 무조건 양보하라는 것이 아니라 중소기업에게도 책임을 부여해야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
대학생경제기자단 박민지 (명지대 경제학)
입력시간 : 2011년 11월 18일 (금) 11: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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