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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이 한국을 어떻게 바꾸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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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재앙의 ‘방벽’이자 녹색산업의 ‘메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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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근 (hemo@hanmail.net) 2012.10.17 16:40:45
아직도 4대강 사업에 대해 비난하는 이들이 많다. 집권하는 정부에 대한 막연한 미움일 거라 생각하면서도 서운한 마음은 어쩔 수 없다. 시간이 흐르면 언젠가 가장 다르게 재평가를 받을 사업이 4대강이라고 생각한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한번 설명해 보겠다.
2007년 미국에서 일명 ‘서브 프라임’ 사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부동산 불패 신화가 깨지며 은행으로부터 주택을 사기 위해 돈을 빌렸던 이들이 하나둘 파산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마침내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졌다.
선진국들은 대대적인 유동성 공급에 나섰다. 돈을 풀어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미국에서 한번 깨어진 부동산 신화는 한국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자금난을 이기지 못한 건설업체들이 속속 법정관리로 내몰렸다. 대형건설사들마저 금융시장에서 돈을 끌어다 쓰기가 쉽지 않았다. 부동산 경기의 장기 위축은 경기 침체의 악순환을 이어올 게 뻔했다.
우리나라에선 1석 2조, 아니 3조, 4조까지 내다볼 수 있는 대규모 유동성 공급사업이 가능했다. 바로 4대강 사업이다. 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하면서, 1차적으로 위기에 직면한 건설업계에 잠시나마 숨통을 트이게 해줬다.
결과적으로야 침체된 부동산 시장 탓에 건설업계는 4대강사업 이후 여전히 일감 부족에 시달리고 있지만 당시로서는 산소호흡기를 입에 물려준 것과 마찬가지였다.
건설과 자동차 산업이 국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엄청난 일자리가 여기에 매달려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침체가 가속화되던 그때 4대강 사업이 없었다면 건설사들의 재정사정은 최악을 면치 못했을 것이고 견실한 건설업체들의 줄부도 소식을 들어야만 했을 것이다.
물론 그 결과는 일자리 상실과 경기 침체로 이어졌을 것이다.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먼저 금융위기의 그늘로부터 벗어난 것도 같은 맥락이다.
4대강 사업에 22조원이 투입됐다고 한다. 이를 기회비용셈법으로 계산해 비난하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사실 과거 노무현 정부 때 계획했던 4대강 및 하천 정비사업은 이보다 더 큰 금액이 들어가는 토목공사로 계획 됐었다.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은 실은 매 정부때마다 효과도 없이 돈만 쏟아붓는 사업을, 제대로 한번 해본 것이라 할 수 있다. 그것도 비용을 줄인 채로 진행한 것이다.
매년 반복되는 홍수와 태풍, 그리고 그때마다 들어가는 보수 비용. 그리고 매년 수해로 발생하는 재산 및 인명 손실. 그것들과 비교한다면 22조원이 어찌 아깝다고 할 수 있을까.
4대강 사업이 홍수를 막는다는 것 자체도 의심하는 이들이 있다. 지난 여름 장마철 수해와 태풍으로 인한 피해를 언론에서 거의 접하지 못했다.
단순히 보수, 진보 매체를 떠나서 정말 그랬다. 문제가 생겼다면 얼른 달려들었을 이들이 많은데 왠일일까? 물어보나마나 수해가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과거 소방방재청 자료에 따르면 1997년 7월 23일부터 8월 4일까지 강수량 95~634mm를 기록했을 때 무려 5,334억원의 4대강 피해액이 났다. 2004년 6월 19·21일에도 80~334mm의 비에 1,896억원의 피해액이 보고됐다.
하지만 2011년 6월 22일에서 7월 3일 사이엔 129~617mm로 예년보다 200mm 이상 많은 비가 왔음에도 단 50여억원의 피해만 발생했다. 4대강이 100% 완공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이같은 성과를 낸 것이다.
앞으로 이같은 수치는 4대강 이후로 굳혀질 것이며 재산피해보다 더 중요한 인명피해가 줄어들 것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환경파괴와 무분별한 산업화로 세계 기후는 급속한 속도로 변하고 있다. 이미 기상이변은 그리 신기한 일도 아니다. 홍수와 가뭄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언젠가는 대처해야 하는 게 대한민국, 나아가 세계 각 국의 운명이다. 우리나라에서 이같은 가뭄에 대처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4대강인 것이다. 해외 각 국에서 우리의 4대강을 배워가려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먼저 시작했기 때문에 시행착오가 있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빨리 대처할 수 있고, 세계 각국에 앞선 노하우를 수출할 수도 있는 것이다.
올해 전국적으로 극심한 가뭄이 닥쳤지만 4대강의 보(洑) 16곳에 저장해 놓은 물 4억 m³가량을 여의도 13배 크기의 농경지에 공급할 수 있었다고 한다. 여기 모아진 물 일부는 공업용수로도 공급되고 있다.
4대강이 바꿔놓은 게 또 하나 있다. 바로 국민성이다. 깨진 유리창 효과라는 게 있다. 깨진 유리창이 방치돼 있는 공간은 점점 더 더럽혀진다는 이론이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면 쓰레기 봉투를 쌓아두는 장소가 아님에도 계속해서 봉투가 쌓이는 담벼락이 있었다. 벽지에 경고 문구를 붙여놔도 소용이 없었다. 결국 집주인은 그 장소에 예쁜 화분을 가져다 놓았다. 정성들인 태가 확연한 그 화분 속 꽃을 보며 사람들은 차마 쓰레기 봉투를 버리지 못했다.
매년 수해가 발생하는 지역이 있었고, 더럽고 악취나는 구간도 있었다. 방치된 그 공간에는 주민들과 근처 공장들의 쓰레기가 무단으로 폐기됐다.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단속 뿐이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4대강 사업으로 깨끗이 정비됐다. 이제 국민들은 그 공간에 더 이상 쓰레기를 버리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국민들에 의해 더 깨끗이 지켜지고 아껴질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더 선진적인 국민성을 만들어 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4대강이 우리 미래 산업에도 기여할 것이라면 믿겠는가. 이미 4대강에 설치된 크고 작은 수력발전소들이 가동되고 있다. 원자력발전소 완전 폐기를 주장한다면 4대강 사업을 응원했어야 옳다는 얘기다. 미래지향적이고 친환경적인 에너지 발전을 이루는 방법 중 하나로 사용되고 있으니 말이다.
최근 경제계에서는 미래 성장동력 중 하나로 ‘서비스업’을 지목했다. K팝 등의 인기로 한류열풍이 불었고 외국인들의 한국 관광이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쇼핑 이외에 마땅히 즐길 거리가 없다.
국내에서도 주 5일제가 굳어진 이후로 주말 레저 관광이 각광 받고 있지만 여행지가 너무 부족하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해법은 또 4대강이다. 이들을 친수구역으로 설정해 관광지역화 한다면 관광자원 인프라로서 크게 역할을 할 것이다. 앞으로 어떤 인프라를 구축하게 될 지 모르지만 기대되고 있다. 이미 캠핑장 등은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 이미 잘 닦여진 자전거길도 열기가 뜨겁다. 자전거 산업이 다시 떠오르고 있는 이유다.
국민 건강이 국가 경쟁력과도 직결된다고 가정한다면 자전거 길 조성과, 관광지역 특화를 가능하게 한 4대강 사업은 국가의 미래에 일등공신이다. 이명박 정권이 집권 초기부터 외쳐온 ‘녹생 성장’과 가장 잘 들어 맞는다.
큰 홍수로 고민했던 태국의 친나왓 총리는 자국의 수로 개발사업에 4대강 사업의 노하우를 보태달라고 요청해 적극 추진하고 있다.
몽골, 미얀마, 베트남을 비롯 아프리카와 중남이 20개국의 장관들도 얼마전 열린 ‘2012 세계강포럼’에서 4대강의 노하우를 배워갔다. 자신들의 나라에 접목시키겠다는 게 목적이었다.
페루는 한국의 수자원정책을 알기 위해 실무자 면담까지 요청해왔다. 모로코와 알제리도 강 관리 및 수자원 개발을 위한 협력을 희망했다. 인도네시아는 강 복원 시범 사업을, 베트남은 수질 개선사업을 배워갔고, 미얀마는 이미 우리와 강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까지 체결했다.
조금 다른 얘기지만 최근 경제적 위기를 맞은 스페인은 이 대통령의 취임 초기 환율 정책을 포함한 경제 전략을 벤치마킹하고자 관련 회의록까지 요구해왔다고 한다. 4대강 사업도 유동성공급 차원에서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자신하는데 4대강은 이후 기후로 인한 재앙에 맞설 가장 튼튼한 방벽이 될 것이며 우리나라 문화의 중심, 더 나아가 세계 녹색산업의 메카가 될 것이다.
김승근 hemo@hanmail.net
출처;독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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