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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최저임금 인상, 하반기 경제 운용에 부담 우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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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선옥 기자
입력 : 2018.07.16 11:43 | 수정 : 2018.07.16 13:13
“기재부-한은, 긴밀히 협력해 재정·통화정책 조화롭게 운용”...금리인상 지연되나
일자리안정자금 3조원 이상 확대에 부정적...최저임금위 위원장 요구 사실상 거부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최저임금이 내년에도 10.9% 올라 올해(16.4%)에 이어 2년 연속 두 자릿수로 인상되는 것에 대해 하반기 경제 운용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부총리는 이날 한국은행 본관에서 이주열 한은 총재와 조찬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지금 우리 소득 분배나 양극화 문제, 취약 계층 근로자를 봤을 때 최저임금 인상의 필요성은 있다”면서도 “하반기 경제 운용에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도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내년 최저임금 결정 전에도 올해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고용에 악영향을 미쳤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2020년 최저임금 시간당 1만원’ 공약이 신축적으로 운영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4일 새벽 사용자위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내년 법정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10.9% 오른 8350원으로 확정했다. 이에 대해 최저임금 동결을 주장해온 소상공인들은 최저임금위원회 결정에 대해 불복 움직임을 보이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다수 근로자들에게 적용되는 주휴수당(근로자가 1주일 총 15시간 이상 일을 하면 하루 이상은 유급으로 쉴 수 있는 제도)을 고려하면 내년 현장에서 체감하는 시간당 최저임금은 1만원을 넘어선다. 내년에는 주휴수당을 포함한 시간당 최저임금은 약 1만20원(8350원+1670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 김동연(왼쪽) 부총리는 16일 이주열 총재와 조찬 회동을 가진 뒤 2년 연속 두 자릿수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하반기 경제 운용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기획재정부 제공
이날 회동에는 기재부 측에선 김 부총리와 고형권 1차관, 김용진 2차관 등 간부 4명, 한은 측에선 이 총재와 윤면식 부총재 등 간부 4명이 참석했다.
회동에 앞서 김 부총리는 “하반기 경제 운용의 하방 리스크를 주목하고 있다”며 “미중 무역 마찰에 따른 국제 무역 환경에 대처라든지, 얼마 전 결정된 최저임금 인상 등 여러가지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내외 변수 등 우리가 헤쳐나가야 할 것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도 “지금까지 우리 경제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돼 왔지만, 앞으로는 견실한 성장세를 지속하면서 동시에 금융·외환시장 안정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줄 수 있는 대외 요인이 적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시기에 기재부와 한은 간부들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제반 리스크 요인이 어떻게 전개될지,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우리가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얘기하는 것은 필요하고 의미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경제 활성화에 주력하는 기재부가 물가 및 금융 안정에 초점을 둔 한은에 기준금리 인상을 최대한 자제해 달라고 시그널을 보낸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2일 7월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1.50%로 동결했다. 그러나 금리 인상을 주장한 소수의견이 나오면서 8월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진 게 아니냐는 전망이 대두된 상황이다.
김 부총리는 회동 직후 ‘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소수 의견이 나온 것’에 대한 질문에 “금리는 금통위가 정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금리 문제를 정책 당국자가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원론적으로 답변했다.
◇ “최저임금 인상, 고용 영향 현실화 조짐”...일자리안정자금 확대 “부정적”
김 부총리는 이날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올해 최저임금 인상이 일부 연령층, 일부 업종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 현실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고, 사업자 부담 능력을 감안할 때 고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가 일부 있다”며 내년 최저임금의 두자릿수 인상에 대해 우려의 입장을 거듭 밝혔다. 그는 또 “시장과 기업의 경쟁 마인드, 혁신성장 이런 측면에서 심리적인 마인드를 촉진해야 하는 측면에서 봤을 때 두 자릿수 최저임금 인상이 영향을 많이 줄 수 있다는 우려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고용한파가 불어닥치고 있다. 지난 2월부터 6월까지 5개월 연속 취업자수 증가폭이 10만명 안팎에서 맴돌았다.
김 부총리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악영향을 받는)영세 자영업자나 영세 중소기업에 대한 여러 가지 지원과 보안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자리 안정자금과 관련해서는 “재정을 통한 개입은 최소화하거나 일정한 기간 내 연착륙시키는 게 올바른 방향”이라며 “내년 일자리 안정자금을 3조원을 초과하는 것은 부정적이고 국회 의견대로 정해진 한도 내에서 운용의 묘를 살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류장수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이 내년 최저임금을 결정한 후 정부에 일자리안정자금 지원 한도를 3조원 이상으로 늘리는 방안을 건의하겠다고 했지만 김 부총리는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낸 것이다.
◇ “기재부와 한은, 긴밀히 협력해 재정·통화정책 조화롭게 운용”
이날 회동은 김 부총리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김 부총리는 “총재님께 저희 간부들과 함께 뵀으면 하고 청했는데, 흔쾌히 맞아주시고 수락해주셔서 오게 됐다”며 “(한은을 방문한 것은) 총재님과 한은에 대한 존중의 뜻을 표하고 싶어서였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바쁜 와중에 한은을 찾아준 부총리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김 부총리와 이 총재는 이날 회동에서 글로벌 무역분쟁 격화에 따른 수출 여건 악화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따른 고용 위축 등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 악화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김 부총리는 회동 직후 “모두 말씀에서 이 총재께서 (우리 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았지만 하방 위험요인이 있다고 말씀하셨다”며 “잠재성장 경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미중 무역마찰이 악화될 가능성이라든지 국제 금융환경, 대내적으로 있을 수 있는 여러 가지 경제 위험요인에 대해서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재부가 곧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기 때문에 그때 더 정확히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동에는 이례적으로 재정을 담당하는 김용진 기재부 2차관도 참석했다. 이와 관련해 김 부총리는 “거시운용 전반, 우리 경제 운용 전반에 대해서 기탄없는 의견을 교환하기 위한 것으로, 정부 재정정책 방향에 대해 말씀드리고 거시경제 운영에 대해서도 통화·재정, 구조개혁 문제에 대해서 폭넓은 의견을 교환하기 위해서 열린 마음으로 같이 온 것”이라며 “다른 의도는 없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회동 직후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김 부총리와 이 총재는 우리 경제가 고용 부진으로 민생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미중 통상마찰, 미 금리 인상 등 위험요인이 상존하고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또 “긴밀히 협력해 재정·통화정책을 조화롭게 운용하는 한편 대내외 위험요인에 대해 면밀한 시장 모니터링 등 선제적 대응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출처;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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