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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정부' 성공은 수출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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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관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입력 : 2017.05.22 03:05
문재인 대통령 취임 첫 일성은 '일자리 위원회' 창설이었다. 문 대통령은 공공 분야를 중심으로 일자리
를 만들어 소득을 늘리고 이를 바탕으로 성장을 이끌겠다고 약속했다. '일자리 대통령'이 되겠다는 것
이다.
하지만 일자리 창출을 공공 분야로 국한하면 절반의 완성에 불과하다. 민간 기업이 함께 따라갈 때 그
효과는 배가되고 지속 가능하다. 공공 일자리가 요즘 같은 고용 한파 시기에 마중물 역할을 할 순 있지
만 기업들이 미래 이익을 기대하며 투자를 하고 고용을 확대했을 때 일자리 창출 선순환 구조가 정착될
수 있다.
경제성장 양대 축은 내수와 수출이다. 우리는 국내 시장 규모가 일본의 4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 내수
만 보고 투자해선 충분한 일자리를 만들 수 없다. 결국 일자리를 늘리려면 수출을 늘려야 한다. 수출 기
업이 성장하면서 일자리가 양산되는 구조여야 한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아르헨티나·필리핀은 우리
보다 잘살았다. 지금은 1인당 국민총생산(GDP)에서 아르헨티나는 우리 절반 이하, 필리핀은 10분의 1
수준이다. 이는 두 나라 모두 수출보다 내수 위주 성장 전략을 택한 게 주원인으로 꼽힌다. 앞으로도 수
출은 우리 경제성장과 고용 창출의 큰 축을 담당해야 하지만 여건은 우호적이지 않다. 보호무역주의를
앞세워 강화되는 미국 통상 압력,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 등은 위기 요인으로 꼽힌다. 세계경제가 저성
장 국면으로 접어든 것도 부담이다.
.
다행히 그동안 축적한 산업 경쟁력은 반도체 등 주력 분야에서 저력을 발휘하면서 수출 증가를 주도하
고 있다. 향후 수출 산업 구조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ICT(정보통신기술)에 기반해 기술과 산업
을 융·복합한 새로운 산업군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정부가
규제를 과감히 풀고 기업과 함께 창의적 인재를 육성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고용 효과가 큰 서비스
산업도 새로운 성장과 수출 동력으로 키워야 한다. 주력 산업도 끊임없는 혁신과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
력을 높여야 한다. 앞으로 더 심해질 보호무역주의에 대처하기 위해 통상 기능도 산업과 연계해 강화해
야 한다.
2010년 중국 국영 TV에서 '기업의 힘'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방영했다. 사회주의 국가 중국이 자본주의
경제의 꽃인 기업의 힘과 역할에 대해 분석한 프로그램을 제작한 것이다. 핵심은 기업이 사회 혁신과
변화를 이끌어내고,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의 주역이라는 것이다. 물론 기업의 폐해도 있다. 불법·탈
법을 일삼으며 국민 안전과 생존마저 위협하는 기업도 있다.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노동자를 착
취하는 기업인도 있다. 그런 기업과 기업인은 도태시켜야 하고 단죄해야 하지만 대다수 건전한 기업과
기업인까지 한꺼번에 비판해선 곤란하다. 미국이 강대국인 이유는 기업가 정신을 줄기차게 북돋우는
사회적 토양 위에서 기업이 성장했기 때문이라지 않는가.
새 정부에서는 정말로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수출 경쟁력이 뛰어난 기업이 많이 생겨나고 이를
통해 좋은 일자리가 많이 창출되길 바란다. 그래야 '일자리 정부'를 표방한 문재인 정부가 성공할 수 있
을 것이다.
출처 :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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