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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로 수문 열리는데 지하 48m 작업자들은 이 사실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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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김영준 기자 임규민 기자
입력 2019.08.01 03:00
급류에 휩쓸려 1명 사망·2명 실종, 목동 빗물펌프장 사고 人災 논란
서울시내에서 양천구 목동 빗물펌프장으로 향하는 지하 배수터널을 점검 중이던 작업자들이 31일 오전
갑자기 내린 폭우로 발생한 급류에 휩쓸려 1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다. 작업자들은 폭우로 수문이
열리는 상황을 모르고 현장에 갔다 사고를 당했다. 시공사인 현대건설과 시설 관리자인 양천구청 간에
책임 공방이 오가고 있다.
31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빗물펌프장 인근 작업장에서 구조대원들이 실종자를 찾기 위해 배수터널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이날 오전 갑작스러운 폭우로 물이 넘쳐 작업자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됐
다.
소방 당국과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10분쯤 현대건설 협력업체 직원 2명이 약 48m 깊이 배
수터널로 들어갔다. 시범 운전을 앞두고 터널 내부를 점검하기 위해서다. 그로부터 30여분 뒤인 7시 40
분쯤 양천구·강서구 지역의 빗물을 모아뒀던 보관 탱크(하수박스) 3곳 중 2곳의 수문이 열리면서 배수
터널로 물이 쏟아졌다. 하수박스는 수위가 탱크의 70%선에 도달할 때 열려야 하지만, 이날은 정식 운
전을 앞두고 수문이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보기 위해 각각 수위 50％, 60％선에서 열리게 조작돼 있었
다. 수문이 열리면서 터널 안으로 6만㎥ 물이 흘러들었고, 터널 안 수심이 4m까지 차올랐다.
목동 빗물펌프장 사고 상황 그래픽
이런 상황을 지상에서 대기 중이던 현대건설 직원 안모(30)씨가 7시 50분쯤 파악하고 작업자들을 대피
시키기 위해 터널로 들어갔지만, 함께 휩쓸렸다. 상황실 신고를 받은 구조대는 8시 30분쯤 도착했다.
협력업체 직원 구모(65)씨만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 당국은 실종자 수색을 위해 펌프를 이용해 밤늦게
까지 터널 내 배수 작업을 벌였지만 실종된 미얀마 출신 20대 협력업체 직원과 안씨는 이날 오후 11시
까지 찾지 못했다.
관리자인 양천구청은 수문 개방 가능성을 현대건설에 미리 경고했다고 한다. 그 시각이 7시 38분쯤. 현
대건설 관계자는 "상황을 알고 있던 직원이 통제실로 달려갔지만 이미 늦었다"고 했다. 하지만 오전 5
시에 양천구 일대 많은 비가 예보됐음에도 현장에 작업자를 보낸 현대건설에 대한 책임론도 제기된다.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
출처 :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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