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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조합원 "이젠 정치파업 지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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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노조가 21년 노조 역사상 처음으로 조합원들에 의해 파업 찬반투표가 사실상 부결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민주노총이 '미국 광우병 쇠고기 협상 전면 무효화 및 재협상' 등을 명분으로 내건 총파업에 찬성하는 조합원이 절반에도 못 미친 것이다.
현대차노조는 1987년 창립 이후 지금까지 단 한 해만 빼고 매년 임·단협과 정치파업을 벌여온, 국내 강경투쟁 노조의 최선봉대였다.
노조 집행부도 예상 외의 결과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이날 개표 결과 발표를 미뤄오다 오후 4시가 넘어서야 "투표자 대비 찬성률 55.95%"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쟁의행위는 재적 조합원 과반수 찬성으로 한다'는 노조 규정(제45조)을 의도적으로 무시한 발표였다. 노조의 규정대로 하면 찬성률은 48.5%에 불과하다.
20년 '투쟁노조'가 왜 이 같은 역풍을 맞게 된 것일까. 조합원들의 '파업 염증'이 가장 큰 이유라는 지적이 많다. "언제까지 민노총의 정치파업 싸움닭이 돼야 하느냐"거나 "'파업 고질병 현대차노조'의 굴레를 벗자"는 조합원들의 반발이 현장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노조는 이미 지난해 6월 "이젠 파업이 지겹다"는 조합원 내부의 반란에 굴복했었다. 당시 조합원들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반대 정치파업'에 불참하자는 대자보를 내거는 등 '항명(抗命)의 깃발'을 들었다. 노조는 결국 일부 파업일정을 철회하는 사상 초유의 항복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어 같은 해 9월에도 '선(先)파업, 후(後)타결'의 고질적인 악순환 고리를 끊고 파업 없이 임금·단체협상을 타결짓는 '역사적 선례'를 남겼다.
조합원들의 중년화도 원인으로 꼽힌다. 현대차 근로자들의 평균 나이는 지난해부터 40대로 올라섰고, 평균 근속 연수도 15년을 넘겼다. 이 회사 이일수 차장은 "소모적 파업과 정치파업 꼭두각시가 되기보다는 안정적 직장과 사회생활을 원하는 것이 현장의 지배적 분위기"라고 말했다. 노조 관계자들 또한 "그 같은 분위기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인정한다.
출처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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