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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을 크게 우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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是日也放聲大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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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신문 (webmaster@independent.co.kr) 2010.07.02
1905년 11월 17일, 皇城新聞 장지연 사장은 乙巳5條約이 체결되자 ‘시일야방성대곡’이라는 비분에 찬 논설을 실어 서울 장안을 울음바다로 만든 일이 있다. 그로부터 105년이 지난 오늘, 한국의 참담한 현실을 보며 장지연의 분노와 비분에 찬 논설을 다시 음미하게 될 줄이야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아아, 저 개돼지 같은 이른바 우리 정부의 대신(大臣)이란 것들이 영리(榮利)를 탐내어 거짓으로 위협에 억눌린 채 이 짓을 저질렀다------’고 울분을 토한 장지연이 살아 돌아와 국가의 번영과 희망의 미래에 대못을 박고 나선 민족반역세력을 본다면, 그는 과연 어떤 논설을 쓸까.
‘아아, 저 개돼지 같은 우리 국회의원이란 것들이 사욕(私慾)과 집단이익에 빠져 거짓으로 국민을 속이고 좌경이념에 억눌려 이 짓을 저질렀다’라는 논설을 써 다시 한 번 서울 장안을 울음바다로 만들 것이다. 6월 29일 이후의 사설이나 칼럼들을 보면 표현은 달라도 쓴 배경들은 장지연의 논설과 다를 바가 없다.
1987년 6월 29일의 민주화 선언은 국가백년대계를 위한 미래지향적 선언으로 역사에 기록되었지만, 2010년 6월 29일의 수도분할선언은 “박근혜의 망국선언(亡國宣言)”으로 기록 될 것이다. 역사는 그래서 무서운 것이다. 역사를 두려워하지 않은 자가 성공한 예란 제대로 된 역사기록에는 없다.
박근혜는 정말 세종시 원안이 가져올 국력 낭비와 비효율성, 그리고 그로 인한 역사후퇴를 생각해본 적이 없는가. 세계 어느 나라가 수도를 둘로 쪼개서 성공했다던가. 그것을 모를 박근혜가 아니다. 그런데 그녀는 왜 ‘세종시원안=국가백년대계’라는 망국등식을 고집하고 나섰을까. 이 등식이 풀려야 세종시의 의혹이 풀린다. 그것은 전적으로 박근혜의 몫이다.
이제 박근혜는 정말 무섭고 무거운 역사의 짐을 지고 정치행로를 가게 됐다. 그리고 노무현이 깔아 놓은 레일을 타고 청와대로 가려든 박근혜의 꿈도 물거품이 될 공산이 커졌다. 6월 29일에 던진 박근혜의 주사위는 결코 그녀에게 행운을 가져다주지 않을 것이다. 잘못된 준비가 과욕을 만나 불행을 자초한 것이다. 그래서 역사는 언제나 공정한 것이다.
이런 국가의 불행은 물론 ‘설득의 정치’와 ‘화합의 정치’로 조화를 이루지 못한 현재권력과 미래권력에 전적으로 책임이 있다. 하지만 일차적인 책임이 아무리 현재권력에게 있다손 치더라도 빈대잡기 위해 초가삼간 태우는 반역행위를 해서야 쓰는가. 지금까지 박근혜 이름으로 저질러진 반국가 행위가 어디 한 두 번인가. 구가안보와 국익 앞에 여야가 어디 있고 현재권력과 미래권력이 어디 있는가. 국가 앞에는 국가안보와 국익만이 있을 뿐이다.
강기갑 같은 골수 김정일 파를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 만드는 그런 반역행위를 해서 어쩌자는 것인가. 어디 그뿐인가. 국가안보와 국익을 위한 정책이나 행사엔 반기를 들거나 침묵하면서 김정일을 위한 반국가 난동이나 행사엔 언제나 저들 편에 섰다. 이것이 우리가 보아 온 박근혜의 행태다.
친북좌파들의 치밀한 계획과 음모가 불을 붙인 2008년의 미친 소 촛불난동은 분명히 이념문제로 대한민국 전복세력의 혁명적 거사였다. 그런데 박근혜는 이념이 아닌 먹 거리라며 저들 편에 섰다. 용산철거민 살인폭동사건에도 그녀는 폭도들 편에 서서 정부를 공격했다. 천안함 폭침 같은 국가안보가 위기를 당했는데도 박근혜는 철저하게 외면한 채 침묵으로 일관 했다.
‘세종시 문제는 미래의 문제로, 미래로 가려면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는 신뢰가 있어야 한다’. 이것이 박근혜의 세종시 원안 고수의 변이다. 여기서 박근혜가 반드시 해명해야 할 문제가 있다.
박근혜는 2002년 5월13일, 김정일과 아주 중대한 약속을 했다. 평양의 초특급 호텔인 백화원초대소에서 단 둘이 만나 “6.15선언 이행과 통일”을 약속한 것이다. 어느 나라 국가원수도 박근혜처럼 김정일이 직접 찾아가 면담하는 그런 특별 예우를 받은 예가 없다.
박근혜는 이제 김정일과의 그 중대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어떤 미래로 갈 것인가를 국민 앞에 솔직히 밝혀야 한다. 대한민국에서는 6.15선언 이행을 촉구하는 사람은 누가 됐든 반역으로 치부 된다. 이 약속을 지키겠다고 나서면 반역이 되고, 그 반대면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인 원칙이 무너진다. 여기서 햄릿의 고민이 생긴다.
그리고 그녀가 김정일과 약속한 통일은 어떤 통일인가. 어떤 통일이든 통일은 다 선(善)이라고 하는 사상은 위험하다. 대한민국이 지향하는 통일인가, 김정일이가 바라는 통일인가? 이런 문제들을 그대로 묻어둔 채 청와대로 갈 수는 없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박근혜가 대권을 꿈꾸는 책임 있는 대한민국 정치인이라면 김정일을 만나 6.15공동선언 이행이나 통일을 약속하기 전에 국군포로와 납북자 송환 요구부터 했어야 했고, 약속을 받아 냈어야 했다. 김정일은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이라고 믿는 박근혜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유감스럽게도 박근혜의 입에서 국군포로와 납북자 송환문제, 북한 인권문제, 그리고 핵문제를 정치이슈화 했다는 이야기는 들어 본 기억이 없다. 자국민 보호능력과 관심조차 없는 정치인이 과연 대통령 될 자격이 있는 것일까. 그리고 김대중과의 유착 의혹도 대선 전에 풀어야 할 아킬레스건이다.
이번 6.2 지방선거는 대한민국세력과 친북세력의 대결장 양상을 띤 특이한 선거였다. 북한노동당은 선거전략 지침 까지 내리는 상황, 저들은 하나로 뭉쳐 이겼고 대한민국세력은 흩어져서 졌다.
친북 좌파들이 총 집결된 전장(戰場)에서 흩어진 전력으로 싸우기엔 대한민국세력으로서는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한나라당은 박근혜에게 구걸하다 시피전투지원을 요청했지만 그녀는 철저하게 외면했다.
왜 그랬을까. 한마디로 이명박이 미웠고, 親李 세력의 득세를 볼 수가 없는데다가 치마 바람 과세의 좋은 기회를 만나 깽판을 친 것이다. 소속정당의 힘을 빼는 것이 자신의 대권가도에 보탬이 된다는 잘못된 인식의 소유자는 절대로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된다.
가정이 어려움에 처하면 한 가족으로서 힘을 합치는 것은 사람으로서 기본 도리다. 이런 기본 도리마저 박근혜는 저버렸다. 원칙주의자의 원칙적인 이적 행위다. 그래서 MB의 강도 론이 힘을 받는다.
“결국 親李系 의원들도 한나라당의 정권 재창출을 위한 가장 현실적인 선택을 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 親朴系의 생각이라면, 세종시 문제는 치밀하게 꾸며진 박근혜의 대권을 위해 벌인 정치놀음이다. 정치놀음치고는 정말 고약한 정치놀음이다. 그래서 親朴,親李 약(藥)이 아니라 독(毒)이다.
2010년 6월 29일이 역사에 오점(汚點)으로 기록될 또 하나의 사건은 천안함 침몰에 대한 대북결의안 채택이 남긴 친북세력의 반역 행위다. 제일 먼저 대북규탄 결의안을 채택해야 할 당사국이 제일 나중에 채택하면서도 세계 어느 의회에서도 볼 수 없는 오명(汚名)을 남겼다.
장지연의 ‘시일야방성대곡’을 또 다시 음미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조갑제 기자의 지적처럼, 계파싸움을 해도 애국적으로 하라는 것이다. 세상을 보되 치마폭에 쌓여 근시안적으로 보지 말고 치마폭을 벗어나 좀 크게 더 멀리 보라. 그러면 박근혜가 말하는 ‘새로운 희망’이 보일 것이다.
이주천 교수는 ‘박근혜의 발언과 행보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은 한반도를 둘러싸고 벌어진 60년 동안의 치열한 이념전쟁과 사상대립에 대한 인식의 부족이다. 앞으로 박근혜가 보다 성숙한 정치가가 되기 위해서는 더 치열한 이념 학습의 훈련에 몰두해야 할 것이고, 스스로 좌우익 이념전선에서의 확고한 위상정립에 성패가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박근혜는 이 교수의 충고를 겸허히 받아들여 다시는 역사에 오명을 남기는 일이 없기를 바라며, 그렇게 하는 것이 박정희 대통령의 국가관을 이어받고 아버지의 큰 뜻에 따라 국가에 헌신한 여성 정치인으로 성공의 길을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친 박, 친 이의 벽도 자연히 무너져 내릴 것이다.
6.2 지방선거의 교훈은 흩어져 있는 모든 대한민국세력은 하나가 되라는 것이다. 집안끼리 싸워서 얻은 것이 무엇인가. 그리고 한나라당 총재와 두 번에 걸쳐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까지 지내고 뛰쳐나가 딴살림을 차린 이회창은 얻은 것이 무엇인가. 배신자와 속물 정치꾼이라는 오명 외에 무엇을 얻었는가.
2012년을 위해 하나가 되라. 그러기 위해 이명박, 박근혜, 이회창은 초심으로 돌아가라. 국가 앞에 사욕, 집단이익, 포퓰리즘은 독이다. 이승만 정신, 박정희 정신을 우리의 시대정신(時代精神)으로 하나가 되면 2012년을 고민할 필요가 없다. 그것이 진정 나라를 위하는 길이다.
2010. 7. 1.
최 응 표(뉴 욕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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