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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통 큰 기부'의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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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보다 600%나 뛴 안철수 연구소의 주가 부조리에 편승하는 자칭 개혁론자들의 오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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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1월 15일 (화) 15:13:19 박용석 기자 param25@newstalk.kr
▲ 연초 1만6500원에 불과하던 안철수 연구소 주가는 특이한 경영개선 없이 현재 10만원에 육박하고 있다 ⓒ뉴스톡
안철수 교수가 보유하고 있던 안철수 연구소의 주식을 기부했다. 시가 1,500억(14일 기준) 상당이라고 한다. 정치권과 언론은 떠들썩하지만 안 교수는 “오랫동안 마음 속에 품고 있던 작은 결심을 실천에 옮긴 것”뿐이라고 겸손을 보였다. 그러나 그로 인해 감동은 더해져 그의 인기는 하늘을 찌르고 있다.
나는 안 교수의 주식 기부를 색안경을 끼고 볼 생각은 없다. 어쨌든 돈 많은 부자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기부를 한다는 것은 좋은 일이니까 말이다. 설령 안 교수의 기부가 대권이라는 정치적 목적에서 기인한 것이라도 나쁘지는 않다. 제 돈 한 푼 안 쓰고 국민의 혈세를 털어 무상급식, 무상보육 등 선심성 포퓰리즘을 남발하는 정치꾼들에 비하면 그래도 제 돈 내 놓은 안 교수가 훌륭하니 말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 교수의 주식기부를 바라보며 불편한 마음이 드는 이유는 왜일까? 아마도 그 속에서 나는 우리 사회의 부조리한 일면을 목격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모두가 알고 있으나 모두가 외면하는 불편한 진실... 안 교수의 시가 1500억 상당의 통 큰 기부에는 그 진실이 숨겨져 있다.
그 진실은 다름 아닌 안철수 연구소의 주가다. 연초만 해도 1만6500원에 불가하던 주가가 별다른 경영실적도 없이 안 교수가 지지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당선되면서 600%나 뛰어 주당 10만원에 달했다. 그러나 서울시장 선거가 끝나고 이슈가 잦아들자 나흘 만에 주가는 5만원으로 반 토막 났다.
그러다 차기 대권 여론조사에서 안 교수의 지지율이 높게 나오며 유력한 대권주자로 꼽히게 되자 다시 주가는 폭등 14일까지 8만1400원을 기록했다. 이어 15일 안 교수가 자신이 소유한 안철수 연구소 주식 절반을 기부할 뜻을 밝히자 하루 만에 1만2,200원이 뛰어 14시 현재 9만3,6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안 교수가 소유한 주식의 연초시가는 612억9000만원에 불과했으나 안 교수가 정치적 행보를 보이면서 3,477억원으로 뛴 것이다. 절반을 기부한다고 치더라도 안교수는 안철수 연구소의 경영 개선에 아무런 기여 없이 1,126억원 가량을 벌어들인 셈이다. 더군다나 주식기부로 인해 안 교수의 대선 입지가 강화되면서 향후 더욱 증가할 주가를 고려한다면 기부는 결코 밑지는 장사가 아니란 얘기다.
물론 나는 앞서 이야기를 했듯이 안 교수의 기부를 색안경을 끼고 보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 안 교수가 대권이나 주가상승을 목적으로 기부를 택했을 것이란 증거를 찾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 교수의 의도와는 상관 없이 그의 정치적 행보나 기부가 결과적으로 이 같은 결과를 내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그것은 우리사회의 부조리한 일면이기 때문이다.
안철수 연구소의 펀더멘털을 반영한 주가는 연초 수준인 1만6000원이 적절할 것이다. 그렇다면 10만원에 육박하는 현재의 주가는 어떤 의미일까? 안 교수가 대통령으로 당선될 경우 안철수 연구소가 권력의 비호 하에 수혜를 얻어 그만한 가치의 회사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의 표현이 된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볼 때 설사 안 교수가 대통령이 된다손 치더라도 절대로 그런 일은 벌어져서는 안 된다. 그것이야말로 권력형 비리의 전형이기 때문이다. 특히 안 교수와 그 지지자들은 기존 정치권의 부조리에 대해 그 누구보다도 크게 반발하며 새롭고 깨끗한 정치권력의 탄생을 주장하는 자들이다. 그런 자들이 안철수 연구소의 부조리한 주가에 대해서는 침묵한다면 난센스가 아닌가?
특히 그것도 모자라 안 교수의 주식기부를 비정상적인 시가로 환산하여 ‘통 큰 기부’라고 외쳐대는 것은 말 그대로 부조리에 편승한 타락한 모습으로 해석될 수 밖에 없다. 이미 정권도 잡기 전에 안 교수와 그 지지자들은 권력형 비리를 당연시하는 결과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내 불편함의 정체다.
안철수 연구소의 주가... 그것의 결말은 둘 중 하나일 수 밖에 없다. 안 교수가 대통령이 되어 권력형 비리를 저질러 안철수 연구소를 지금의 6배 이상으로 키우거나, 아니면 주가가 폭락하여 원상태로 돌아가 선량한 투자자들의 피눈물을 뿌리는 것으로 귀결될 수 밖에 없다. 안 교수의 통 큰 기부에 환호하는 이들이 정말 개혁을 원한다면, 기부에 대한 환호 이전에 먼저 이 불편한 진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박용석/ 편집부장
입력시간 : 2011년 11월 15일 (화) 15: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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