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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은 범법자가 해도 되는 일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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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방되면서 바로 교육감직(職)에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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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리보다는 눈치로 판결하는 더러운 세상
2012년 01월 20일 (금) 10:51:50 최용일 기자 solbeeya@paran.com
19일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에게 선고된 벌금형은 좌고우면한 대표적인 눈치법리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형두 부장판사)는 2010년 교육감 선거에서 중도 사퇴한 박명기 후보(서울교대 교수)에게 2억 원을 건넨 혐의(지방 교육 자치에 관한 법률 위반, 공직선거법 준용)로 구속 기소된 곽 교육감에게 벌금 3천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날 곽 교육감이 박 교수에게 건넨 2억 원에 대가성이 있다며 유죄를 인정했으며, 재판부는 돈을 받은 박명기 교수에게는 징역 3년과 추징금 2억 원을 선고했으며, 중간에서 돈을 전달한 강경선 한국방송통신대 교수에게는 벌금 2천만 원을 선고 했다.
이날 재판부는 "곽씨가 2억원 제공의 불법성과 대가성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평가되고 사실상 측근들의 범죄사실을 은폐하는데 기여했으며, 결과적으로 선거비용 보전 명목으로 이뤄지는 후보직 매도행위나 사퇴 대가 요구 등 선거문화 타락을 유발할 위험성이 있어 결코 허용될 수 없는 행위를 했다"며 당선 무효형을 선고한 이유를 설명했다.
곽 교육감에 대한 3천만 원의 벌금형은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될 경우 교육감직을 상실하게 되며 또한 형이 확정될 경우 선관위에서 보전 받은 선거비용 35억2천만 원을 반납해야 한다. 곽 교육감에 대한 선고는 100만 원 이상 벌금형이 확정된 경우 당선 무효가 되도록 규정하고 있는 선거법 조항에 비춰볼 때 중범죄 행위인 셈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날 재판부가 내린 애매한 판결 내용이라 하겠다. 재판부는 "곽씨가 단일화 과정에서 일관되게 금품제공을 거절했고 뒤늦게 실무자 간 금품제공 합의를 안 뒤에도 합의 이행 요구를 한 차례 거절했다. 박씨의 상황이 어려워 경제적 부조를 한다는 주관적 동기가 있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곽 교육감이 건넨 돈의 대가성은 인정되지만 이 같은 금전 지급이 사전에 합의된 것이 아니라 경제적 부조를 위해 선의로 지급된 것이기 때문에 죄를 반만 묻겠다는 해괴한 법리를 적용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돈을 받은 사람이나 전달한 사람은 죽일 놈이 되었는데 준 사람은 착한 사람이라는 얼토당토한 논리가 성립된 것이다. 법원은 또 박 교수가 서울교육발전자문위원회 부위원장의 직을 맡은 것에 대해서도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후보 사퇴의 대가로 볼 수 없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이건 한마디로 법리를 적용한 것이 아니라 좌고우면하다가 보험을 든 눈치가 작용한 나쁜 판결례인 셈인데, 이 같은 법원의 무책임한 판결로 인해 후보매수 혐의로 구속 기소되어 구치소에 수감 중이던 곽 교육감이 석방되면서 바로 교육감직(職)에 복귀하게 됐다는 사실이다. 따지고 보면 중법죄자인 교육감이 교육행정을 총괄하게 된 셈인데, 더 큰 문제는 이로 인해 교육계가 반으로 쪼개져 갈등을 분출하게 생겼다는 사실이다.
곽 교육감이 업무에 복귀한다는 소식에 교육계의 보수적 교육단체는 유죄가 인정되지만 벌금형이 선고되면서 일시적으로 업무복귀를 하게 된 것이므로 사퇴해야 한다는 요구가 잇따랐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김동석 대변인은 “유죄가 인정되면서도 업무 복귀할 수 있는 벌금 3천만원이 선고된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 국민과 교육계의 법 감정을 외면한 판결로 유죄가 인정된 만큼 깨끗하게 사퇴하는 것이 맞다. 유죄임이 변함없으므로 권위, 도덕성 등 교육감으로서의 덕목이 상실됐기 때문에 제대로 된 교육행정을 이끌 수 없다. 이번 판결로 '선의'라는 그럴싸한 명분으로 후보매수를 하는 게 용인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업무복귀는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 최미숙 대표는 "곽 교육감이 복귀하는 것만으로도 교육계에 매우 큰 혼란이 초래될 것"이라며 "유죄가 인정된 만큼 복귀하더라도 신뢰할 수 있는 교육감이 아니다. 교육계 안정을 위해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진보적 교육단체는 일제히 환영하고 나섰다. '정치검찰규탄ㆍ곽노현교육감석방ㆍ서울혁신교육지키기 범국민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의 권혜진 공동상황실장은 "일단 직무 복귀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고 환영한다. 검찰이 곽 교육감의 사전에 알았다는 내용을 포함하는 등 무리하게 기소한 부분에 대해서는 법원이 합리적인 판단을 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손충모 대변인은 "공판 과정을 보면 후보매수라고 인정될 만한 상황이 아닌 것으로 보이는데 벌금 3천만 원이면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판결이어서 아쉽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들 진보단체들은 2, 3심 판결과 관련하여 은연중에 압박을 가하기 시작하면서 학생인권조례 등의 중단 없는 실시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공대위의 권 실장은 "유무죄는 법원이 판단할 몫이고 우리가 옳다, 그르다 판단할 입장은 아니다. 대법원까지 가야 하는데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법원의 합리적인 판단을 기대한다"고 했고, 전교조의 손 대변인은 "2,3심을 거치면서 최종적으로 선의가 인정되는 판결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며 "곽 교육감이 공약으로 내세웠던 서울교육 개혁이 흔들림 없이 추진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 서울본부도 곽 교육감이 학생인권조례 재의 요구를 철회하고 공포할 것으로 알려진 것과 관련, "애초 선거 때 공약으로 제시했고 이를 서울시민이 지지한 것이므로 서둘러 공포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보수단체뿐만 아니라 교육계에서는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부정을 저질러 당선 자체가 잘못된 만큼 학생인권조례 재의요구 철회 등 결정을 내리면 거센 저항과 비판에 부딪힐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기 때문에 향후 교육계가 두 동강날 위기에 처했고, 그 피해는 대다수 선의의 학생, 학부모, 교사 등 교육이 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판결은 법리는 분명하게 이해하지만 팔은 안으로 굽어 있는, 게다가 눈치는 백단 쯤 돼 보이는 좌파 성향의 판사가 좌고우면하다 생긴 사상 최악의 판결인 셈이다. 한마디로 말해서 법치주의를 부정한 통합야당이 거둔 최초의 성과물이라 하겠다.
이러한 교육계 최악의 사태는 결국 사법부가 무너지고 있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도 최악이지만 이미 언론, 사회단체를 넘어 정치권마저 좌경화되어 가는 마당에 법원까지 그 대세를 따를 때 나타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인 셈이다. 결국 막돼먹은 소수 판사들의 ‘이상한 소신’이 대한민국의 국기를 흔드는 제2, 제3의 곽노현 판결이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더 커 보인다. 2, 3심에서 정상적인 법리적 판단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면서 범죄자가 교육행정을 총괄하는 비정상적 사태가 빨리 마무리되기를 바란다.
최용일/ 금융감독원 인재개발원 교수
입력시간 : 2012년 01월 20일 (금) 10:4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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