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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발효, 기대효과와 남겨진 과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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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무역의 가장 큰 수혜자는 기업이 아닌 소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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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로 양극화가 심화된다는 거짓주장
2012년 03월 15일 (목) 13:25:19 박용석 기자 param25@newstalk.kr
▲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하루 앞둔 14일 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에서 대한항공 직원들이 항공화물을 정리하고 있다. ⓒ뉴스톡
협상 타결 후 4년 10개월을 끌어오던 한미 FTA가 오늘 0시를 기해 공식 발효됐다. 이로서 미국산 수입품의 80%, 9천여 개 품목과 우리 수출품의 82%, 8천600여 개 품목의 수출입 관세가 철폐되었으며, 승용차는 4년, 쇠고기는 15년, 돼지고기는 10년에 거쳐 단계적으로 관세가 없어진다. 또한 법률, 회계, 컨설팅 등 서비스 산업도 개방이 되며, 투자협정(BIT)에 의한 양국간 직접투자(FDI)가 자유로워졌다.
◆ 한미 FTA 발효의 기대효과
한미FTA로 인해 향후 10년간 GDP 5.7%가 증가하고 일자리 35만개가 창출된다는 분석자료도 나와있지만, 서민들이 당장 체감할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연 물가하락이다. 체리나 오랜지, 레몬 등 미국산 과일이나 와인 등의 가격이 20% 정도 낮아지며, 미국산 공산품이나 의류 가격도 전반적으로 하락할 전망이다. 자유무역의 가장 큰 수혜자는 기업이 아닌 소비자임이 또 한번 입증 된 것이다.
또한 한미 FTA는 최근 침체에 빠진 한국경제를 활성화 시킬 돌파구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교역규모가 1000억 달러를 넘는 미국시장의 문턱이 낮아지면서 수출입 물량이 비약적으로 늘어나고, 수출 증가에 따른 생산이나 투자가 증대되며 경제가 활성화 될 것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BIT 체결로 인해 미국 및 해외자본의 국내 직접투자도 늘어나면서 내수진작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 가시화 되고 있는 한미 FTA 효과
이미 한미 FTA의 효과는 가시화 되고 있다. 그 동안 중국 및 일본 등에서 부품을 수입하던 미국 대표 기업 관계자들은 4월부터 수입거래처를 한국기업으로 바꾸기 위해 대거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또한 한미 FTA는 중국기업의 국내투자도 촉진시킬 예정이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이 한국시장을 활용해 미국시장의 수출을 늘릴 전략으로 중국기업의 한국 투자를 크게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한미 FTA를 기점으로 과거 해외로 진출했다가 국내로 다시 돌아오는 기업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지식경제부와 콘트라가 지난달 중국에 공장을 둔 400개 한국 중소기업을 조사한 결과 27개 기업이 생산시설을 한국으로 이전할 계획이 있음을 밝혔다. 정부는 이들 기업들의 생산시설 국내 이전을 촉진시키기 위해 보조금 및 산업단지 조성 등 각종 다양한 보상책을 펼칠 예정이다.
◆ 피해가 예상되는 분야와 정부의 대응책
한미 FTA 발효로 인해 피해가 예상되는 산업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농업인데 15년에 걸쳐 12조원 정도의 생산감소가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정부는 10년간 21조 이상을 투입 할 계획이다. 또한 수입의 급증으로 농산물 가격이 떨어질 경우 농민에게 지급하는 피해보전 직불제 지급 요건을 현행 15%에서 20%로 확대하였고, 농업 인프라에 대한 정부 투자도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제조업 및 서비스업도 수입증가로 인해 매출이 줄어들 경우 기업이나 근로자에게 보상을 해 주는 무역조정지원 요건을 완화해 지원할 예정이다. 무역조정지원제도는 지난 2008년 제정•시행 됐지만 엄격한 기준 등으로 지원실적이 저조했다. 그러나 한미 FTA 발효를 기점으로 한 이번 시행령에서는 이런 문제점을 개선코자 지정요건을 기존 매출액 20% 감소에서 10% 감소로 크게 완화했다.
◆ 한미 FTA로 양극화가 심화된다는 거짓주장
일각에서는 한미 FTA에 대한 반대의 이유로 빈부격차의 심화 및 경제 붕괴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이러한 주장을 하는 이들은 1992년 멕시코가 미국 및 캐나다와 체결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를 근거로 드는데, 문제는 이러한 주장이 사실을 왜곡한 잘못된 주장이라는 점이다. 1994년 멕시코 경제위기는 NAFTA가 아닌 고정환율제라는 다른 문제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NAFTA는 1991년 고정된 달러-페소 환율을 기반으로 채결됐다. 그러나 1991년부터 1994년까지 미국의 물가는 6% 높아진 반면 멕시코의 물가상승은 40%에 육박했다. 그럼에도 멕시코 정부는 고정환율을 그대로 유지했고, 그로 인해 멕시코 상품이 가격경쟁을 잃으면서 수출이 급감하고 수입이 폭증하는 결과를 낳았다. 멕시코 산업기반이 붕괴되며 양극화가 심화 된 것은 이 때문이지 FTA의 결과는 아니다. 당시 멕시코와 달리 변동환율제를 채택하고 있는 한국에서는 이러한 우려는 기우로 봐야 한다.
◆ 남겨진 과제들
정부의 지원책에도 불구하고 농업을 비롯한 일부 산업들의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국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먹거리를 생산하는 농업의 붕괴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따라서 외국 농산물과 품질과 가격경쟁에서 뒤지지 않도록 우리 농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을 강구해야 한다. 지금까지 해 왔던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의 정부자금지원 보다는 경쟁력 제고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법률이나 회계, 컨설팅 등 서비스 산업 역시 타격은 불가피해 보이며, 이 역시 미국과의 FTA를 통해 우리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로 삼이야 할 것이다. 또한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의 재협상 문제도 남겨진 과제다. 야권의 요구로 정부는 15일 한미 FTA 발효에 맞춰 ISD 재협상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하고 6월 15일까지 미국과 ISD 재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박용석/ 편집부장
출처 뉴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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