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터넷타임즈
> 뉴스 > 사회
|
|
|
‘조선종교인협의회’에 종교는 없다
|
반종교적 체제에서 종교를 이용한 선동공작
|
김승근 (hemo@hanmail.net) 2013.05.27 16:21:30
‘조선종교인협의회’에 종교는 없다
반종교적 체제에서 종교를 이용한 선동공작
‘조선종교인협의회.’ 종파를 막론하고 북한의 모든 종교인들을 하나로 뭉치게 했다고 한다. 이들이 탄생한건 1989년 5월 30일.
북한에 종교가 있다고? 의아해 할 사람이 많을 것이다. 북한은 해방후부터 현재까지 종교에 대해 두가지 얼굴을 갖고 지내왔다. 하나는 철저한 반종교적 태도. 기본권도 보장하지 않는 북한은 세계에서 종교탄압이 가장 심한 국가 1위로 매년 뽑히고 있기도 하다.
북한의 반종교적 태도는 김일성이 “종교는 반동적이며 비과학적인 세계관으로서 근로대중의 계급인식과 혁명의식을 마비시키는 아편과 같다”(김일성 저작선집 제5권)고 말한데서 잘 나타나 있듯이 공산주의의 전통적인 반종교 이론에 기초하고 있다.
그런 국가에서 종교를 장려할 리가 있겠나. 당장 교리가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체제와 전혀 맞지가 않을텐데.
북한은 이같은 종교관에 의거해 해방 당시 비교적 종교적 성향이 강했던 북한지역에서 제한-탄압-말살 등의 단계적 조치를 통해 1960년대 말까지 모든 종교를 말살해 버렸으며, 이에 따라 종교인들도 숙청·학살되고 그 가족들조차 적대계층으로 몰아 산간오지로 이주시켜 버렸다.
그리고 또 하나의 얼굴은 바로 종교세력의 이용이다. 말은 종교단체지만 실은 북한 공산당의 말을 그대로 전하는 단체에 불과하다. 민간의 의견인양 탈을 쓰고, 김정은의 발언을 그대로 전하는 말그대로 하수인 단체.
우리나라에 알려진 대로라면 조선종교인협의회의 주임무는 한국내 각계각층 인사 및 해외교포들과의 접촉·교류를 통해 반정부 통일투쟁을 선동하는 한편, 대북지원을 유도하는 등의 사업이다.
북한은 1970년대에 접어들어 한반도 주변에서 데탕트 기류가 고조되고 남북대화가 진행되는 등의 새로운 국제환경이 조성되자 이에 대처하기 위한 전략적 필요에 따라 위장 종교단체를 부활, 이들을 대남위장 평화전선 또는 국제사회에서 친북 지지세력 규합에 이용해 왔다.
즉, 북한은 종교의 본질적인 가치는 인정하지 않으면서 종교가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해 위장된 종교의 형식만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조선종교인협의회의 결성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최근 조성종교인협의회는 어떤 행보를 하고 있을까.
북한 조선종교인협의회는 지난달 22일 비상회의를 열고 “정세 악화의 주범들이 대화와 협상을 운운하는 것은 공화국 전체 신앙인의 격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신앙인들의 격분? 과연 신앙인들이 맞을까. 북한 정권의 발언임을 다 알고 있는데도.. 그리고 이게 상식적으로 종교단체가 할 얘긴가. 공화국 전체의 정세악화를 그들이 왜 논하나. 김정은의 발언을 그대로 전한 것에 불과하다.
이어 “미국과 남조선당국이 주권국가의 평화적인 위성발사를 문제시하면서 유엔을 도용하여 '제재결의'를 채택하고 동족대결과 적대감을 고취시키는것은 정세를 더욱 격화시키기 위한 계획적인 도발”이라며 “미국과 남조선 당국이 진실로 대화와 협상을 바란다면 모든 도발행위를 즉시 중지하고 전면사죄하라”고 촉구했다.
남한과 미국에 ‘도발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모든 정보가 막혀있는 북한에서 민간인들이 이런 주장을 펼칠 수나 있겠나. 눈가리고 아웅도 아니고, 북한 정부가 하고 있는 얘기란 걸 누구나 알 것이다.
그날 회의에서 이들은 '남조선과 해외동포 종교인들에게 보내는 호소문'을 채택했다.
호소문을 통해 이들은 "평화와 정의를 사랑하는 종교인들이 말로서가 아니라 실천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며 "민족의 머리 우에(위에) 핵 참화를 들씌우려는 미제와 남조선 군부의 천추에 용납 못할 죄악을 똑바로 가려보고 정의의 투쟁에 적극 떨쳐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측 종교인들을 완전히 선동하는 글이다. 말이 아닌 실천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외쳤다. 더 무슨 말이 필요하랴. 정부와 미국에 반대하고, 그걸 몸으로 행동하라고 말한다.
그리고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주장을 그대로 따라 행하는 세력들이 있다. 소위 ‘종북세력’이다. 북한당국의 말을 북한의 종교인단체의 이름으로 전달하면 우리측에는 그 주장을 따라 움직이니, 공산당의 남한지부라고 보는 게 꼭 틀린 얘기만은 아닐게다.
여전히 한반도 안보 위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참가국의 종교 지도자가 한데 모이는 ‘종교인 6자회담’이 추진되고 있다. 현재 중국 등을 통해 북한의 조선종교인협의회 쪽과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건 사실 어떤 의미도 없다. 그들이 북한당국의 주장만 던질 것이란 게 자명한 상황 아닌가.
어쨌든 북한의 속임수에 우리 정부와 국민들은 절대 속아선 안된다. 수십년간 진행돼 온 그 뻔한 위장술에 넘어가면 안된다. 우리는 햇볕정책과 그 결과물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북한에 대한 지원활동은 모두 특권층의 배불리기와 군사적으로 전용돼 핵무기를 만들게 하지 않았던가. 북한의 조선종교인협의회에 ‘종교’와 ‘신앙’은 없다. 그들에겐 오로지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이 신이며 전부다. 그들의 입이며 그들의 생각일 뿐이란 걸 명심하자.
독립신문 김승근 편집장 hemo@hanmail.net
[젊고 강한 신문-독립신문/independent.co.kr]
Copyrights ⓒ 2002 독립신문 - 무단전재, 재배포 금지
출처 독립신문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