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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파일 Y공작…흑색선전 판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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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재 일자 : 2021년 07월 15일(木)
김성천 중앙대 교수·법학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한다. 본래 민주주의는 국민의 의사에 따라 국가의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
하는 정치체제다. 그런데 대표자들을 뽑아 그들의 생각이 곧 국민의 의사라고 보는 대의민주제를 활용
하고 있다. 이 대표자들이 국민의 뜻이 아닌 자기 뜻을 펼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국민의 대표가 국
민의 뜻을 저버리는 배신의 현장을 수없이 봐 왔다. 하지만 아직은 그 대안이 나오지 않고 있다. 결국,
국민의 뜻을 왜곡하는 만행을 응징하는 기회는 선거밖에 없다. 그래서 선거가 중요하다.
일단 선거에서 승리하면 모든 일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 탄핵이 가능하지만, 성사시키기가 너무 어렵
다. 게다가 절대다수의 의석을 가진 정치집단이 법률마저 멋대로 바꾸면 참으로 손 쓸 길이 없다. 그야
말로 안하무인(眼下無人)으로 행동하다가 선거철이 다가오면 갑자기 태도가 싹 바뀐다. 그동안의 잘못
을 반성하고 국민의 뜻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노라고 한다. 그러다가 국민을 떠받드는 체하는 모습은
투표 종료와 함께 사라진다. 시간이 지나면서 국민의 속은 뒤집히고 피가 거꾸로 솟는다. 아무리 후회
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
정치에 환멸을 느껴 투표를 아예 포기한다. 그렇게 되면 결과는 더 참담하다. 권력을 휘두르려는 이들
이 절실하게 원하는 바로 그것이 정치적 무관심이기 때문이다. 이쯤 되면 정말 미칠 노릇이지만 방법은
한 가지밖에 없다. 조금이라도 덜 나쁜 후보를 찍는 것이다. 정치인들이 국민의 이 심리를 어찌 모르겠
는가. 그래서 흑색선전이 아주 중요해진다. 경쟁 상대가 나보다 더 나쁜 인간이라는 점을 각인시키면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확실한 증거가 필요한 게 아니라 확실한 각인이 필요하다. 아무
리 확실한 증거가 있다고 해도 국민이 모르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반대로, 아무런 증거가 없더라도 많
은 사람이 그렇다고 말하도록 만들기만 하면 일은 된다. 그것을 사회적 증거라고 한다. 법적 증거보다
더 강력하다.
아직 재판이 진행 중이긴 하지만, 울산시장 선거를 예로 들어보자. 당시에 경찰은 선거를 앞두고 김기
현 울산시장에 대한 비리가 포착됐다면서 무리하게 수사를 진행시켰다. 결국, 김 시장은 낙선했다. 선
거가 끝나고 한참 시간이 지난 뒤에 검찰에서 무혐의 결정했지만 선거 공작은 이미 성공한 뒤였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끝까지 진행시키려 했다. 그런 그가 대통령 선거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그러자 여권에서는 흑색선전에 몰두한다. 존재 자체가 의심스러운 X파일을 거론
했다. 배우자가 속칭 ‘나가요’로 일했던 것으로 의심이 간다고 주장했다. 참으로 무책임하다. 이제는, 박
사학위 논문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이야기한다. 문제가 있다면 그 대학 연구윤리위원회에 제보하면 그
만이다. 그런데 방송사 직원이 왜 경찰을 사칭해서 뒷조사를 하는지 모르겠다.
경찰이 이러한 선거공작의 한 축을 담당하지나 않을지 매우 우려된다. 여권 인사가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을 찾아와 ‘Y를 치고 우리를 도우면 없던 일로 덮어주겠다’고 제의했다는 주장도 나오는 걸 보
면 심상치 않아 보인다. 혹여 경찰이 엉터리없는 행동을 하더라도 국민이 현혹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
다.
출처;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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