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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시간 단축 임박, ‘독이 든 성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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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우 기자 | 기사입력 2018/05/28 [13:50]
브레이크뉴스 정민우 기자= 오는 7월부터 직원 300인 이상 사업장과 공공기관에서 시행되는 근로시간
단축을 놓고 환영과 함께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일과 삶의 균형, 워라밸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 있는 반면, 업무량은 그대로인데 근로시간
만 줄어들어 퇴근 후 재택근무만 양성하는 등 오히려 악화될 것이라는 의견이 맞서고 있는 것.
여기에 특정시기에 야근이 불가피한 산업직군과 중소·영세기업들의 상황은 고려하지 않았다는 볼멘목
소리도 나오고 있다.
주35시간 최초 도입 신세계, 워라밸 실현 VS 상황 악화 팽팽
우선, 올해 국내 대기업 중 최초로 주35시간 근무제를 도입하며 주목을 받았던 신세계 그룹에서도 근무
시간 단축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신세계 그룹은 주 35시간 근무제를 위해 PC셧다운제, 집중 근무 시간제, 회의·업무 보고 간소화 등을
업무 시스템을 개선했다.
이로 인해 오전 9시 출근 오후 5시 퇴근이 가능해져 직원들의 ‘저녁이 있는 삶’이 보장되고, 야근율은
1% 미만으로 현저히 감소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들의 얘기는 사뭇 다르다. 앞서 마트산업노조 이마트지부가 공개한
‘근무 스케줄 운영 가이드’에 따르면 유급휴게 시간은 하루 30분씩 2번에서 20분으로 감소했고, 계산대
준비·마감 시간도 각각 15분에서 10분으로 줄어들었다.
대형마트의 규모를 감안해 이동경로를 따져보면 준비·마감 시간을 맞추기 위해 출·퇴근 시간이 각각 빨
라지거나 늦어진 것도 모자라, 사실상 더 빨리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근무 환경만 더욱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라는 게 이마트지부의 설명이다.
여기에 신세계백화점에서도 무리한 근무시간 단축이 재택근무를 양성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신세계백화점 직원 A씨는 “퇴근시간 1~2시간 전부터 직원들이 프린터에서 업무 자료를 뽑기 위해 줄
을 선다. 프린터에 불이 날 지경”이라며 “보안상 외부로 파일 유출이 안 되다 보니 파일을 뽑아서 퇴근
후 집에서 일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고 토로했다.
이어 “현재 야근율이 1% 미만으로 떨어졌다고 하는 데, 그냥 수치일 뿐이다”며 “직원들 일을 줄여주던
지, 아니면 차라리 회사에서 일을 하게 해 줬음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신세계백화점은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해 직장 문화도 개선됐고, 직원들의 만족감도 높아졌
다고 선을 긋고 나섰다. 신세계백화점 홍보실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파악된 바 없는 얘기”라면서 “근로
시간 단축에 대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현행이 더 낫다고 하는 직원들이 대다수였
다”고 말했다.
中企 및 IT업계, 현실성 있는 근로시간 운영해야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해 중소기업들의 어려움도 예상됐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4월 25일부터 5월 4
일까지 실시한 ‘근로시간 단축 관련 중소기업 의견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들은 근로시간 단축 후
평균 6.1명의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했다.
가장 부족한 직종은 기술·기능직이 61.3%로 조사됐으며, 현재 대비 생산 차질은 20.3% 수준, 근로자
임금은 월평균 247만1000원에서 220만원으로 27만1000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른 대처 방안에 대해서는 ‘근로시간 단축분만큼 신규인력 충원’ (25.3%)을 고려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으나, ‘생산량 축소 감수(별다른 대책 없음)’라는 응답도 20.9%나 됐다.
중소기업중앙회 이재원 인력지원본부장은 “중소기업은 현재도 인력난을 겪고 있고, 신규 충원도 원하
는 만큼 하기 어려워 장시간 근로가 불가피한 구조적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근로시간을 단축한 300인 미만 사업장이 신규채용을 진행 할 경우 1인당 최대 100만
원을 지원하고, 조기 단축 기업은 공공조달 가점 부여 등 인센티브를 부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건비 지원 대책만으로는 큰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며 현실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산업 특수성을 가지고 있는 게임 및 IT 업계에서도 근로시간 단축을 앞두고 고심하고 있다. 실제, 시스
템통합(SI) 업계는 갑작스런 네트워크 장애가 발생할 경우 복구하는 시간에 대해서는 측정이 불가능하
다.
게임산업의 경우 상시 업무보다는 신작 게임 출시 전과 직후 등 특정시기에 맞춰 업무에 집중하는 일
대다수다. 또한, 장애 및 대규모 업데이트를 앞둘 경우 필연적으로 근무시간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즉, 문제점들이 언제 발생할 지 모르는 상황에 정확히 근무시간을 정해놓고 일을 할 수 없는 구조라는
얘기다.
물론, 대형 게임사들은 유연 근무제 등을 통해서 해법을 모색하고 있지만, 중소 게임사들의 현실은 그
렇지 못한 경우가 대다수다.
특히, 신작 게임 발표가 임박하며 들어가는 ‘크런치 모드’에 대해서는 여전히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고
못하고 있다.
게임사 한 관계자는 “시기상 어쩔 수 없이 강도 높게 근무를 해야 하는 경우 유연근무제 등을 통해 조절
하고 있다. 그렇지만 무작정 근무시간을 단축해서 운영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아직 기간인 남은
만큼 조율중에 있다”고 말했다.
출처;브레이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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