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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사 금송(金松)은 누구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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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시골 애국심이야말로 바로 적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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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학산(회원)
한우는 우리나라 고유 토종소이다. ‘국내산’이라는 한우도 있는데 엄밀히 말하자면 한우가 아니라 외국 품종의 육우·젖소이다. 외국 품종이지만 우리나라에서 태어나고 기른 것은 한우로 쳐 준다. 그리고 외국에서 들여와 6개월 이상 기른 것도 국내산 한우로 친다 그럼 약 백 년 전에 외국에서 나무 하나를 가져와 우리나라에 심어놓은 것은 한국 나무인가 외국 나무인가?
아산 현충사는 이순신 장군을 기리기 위해 1706년에 창건되어 현충사(顯忠祠)로 사액되었다. 그 뒤 세월과 함께 퇴락되었다가 1932년 이충무공유적보존회 등이 성금을 모아 중건했다. 그후 또 사람의 발길이 점차 끊어졌고 현충사는 돌보는 이 없이 또다시 참담하게 무너졌다. 그것을 오늘날의 모습으로 재건한 분은 박정희 대통령이다. 그러나 지금의 현충사는 1967년 박정희 대통령이 재건할 때의 그 정연(亭然)한 모습이 아니라 사람이 잘 찾지 않는 어두컴컴하고 외진 시설물로 변해 버렸다. 박 대통령은 현충사를 재건한 데에 그치지 않고 국민·공무원·학생들의 참배 행렬이 끊이지 않도록 이른바 붐을 조성하여 성역화했고 이순신 장군을 역사에 우뚝하게 세웠다. 사실 그 전에는 이순신 장군을 모르는 국민이 허다했다.
현충사에 일본에서만 자생하는 일본 특산종 코야마키(금송)이 있는데, 그것은 원래 일제시대 때 일본인이 조선총독부(현 청와대)에 심었던 것이라 한다. 그것을 1970년에 박정희 대통령이 현충사로 옮겨 기념식수한 것이라는 오늘 기사가 있다. 청와대에 있던 명물을 현충사에 이식한 것은 그만큼 현충사를 높이 받든 것이지 이순신 장군을 욕보이려 한 것이 아님은 자명하다. 그러한데 ‘문화재제자리찾기’라는 시민단체와 이순신 종가가 금송이 일본 특산종이라는 이유를 들어 그것을 현충사 경내에 심은 것은 부적절하다며 그 나무를 치워달라고 했다는 보도가 오늘자 동아닷컴에 있다.
먼저, 금송이 청와대 경내에 있던 것은 문제 삼지 않은 사람들이 현충사에 있는 것은 두고 볼 수 없다는 주장은 별로 사리에 맞지 않다. 어떻게 보면, 419년 전에 전사한 이순신장군보다 현직 대통령이 정치하는 청와대가 더 신성한 곳일 수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것은 한갓 비틀린 명분론일 뿐, 일본 특산물이 현충사에 못 있어야만 할 이유도 없다. 그 나무는 약 백 년 전에 우리 땅에 심어져 이미 우리 나무가 되었으므로 더욱 그러하다 그리고 노송을 함부로 옮겨 심어 죽일 위험에 빠뜨릴 일도 아니다. 또 그렇게 시시콜콜 특산물 족보를 따지자면 우리 특산물만 현충사에 갖다 놓으면 되겠는데 거기에 갖다 놓을만한 특산물이 뭐 있는지 모르겠고, 국립현충원에는 우리 특산 나무만 있는지 묻고 싶다.
그리고 그런 시골 애국심이야말로 바로 적폐이며 그 수준을 뛰어넘어야 애국다운 애국이라 하겠고 그래야 세계화에 걸맞는 의식수준이라 하겠다(‘문화재제자리찾기’는 금송을 다른 데로 이식하지 않는 것을 적폐라 했다). 폐일언하고, 일본 특산종이어서가 아니라 박정희가 심은 것이라서 저럴지도 모른다.
사실인가는 모르지만 일제시대 때까지만 해도 일부 일본인은 이순신 장군을 해신(海神)으로 모셨다고 한다. 그리고 통영 제승당 참배는 일제시대 일본 해군의 정규 커리큘럼이었다는 보도도 있었다. 일본인은 자기네 조상을 많이도 죽인 이순신 장군마저 저렇게 존경하는데 우리는 일본의 소나무 하나 가까이 해서는 안되는가? 남의 것일망정 좋은 것은 좋게 보고, 훌륭한 것은 훌륭하게 받아들이는 이 정신이 일본을 일등국가로 올려 세웠을 것이다.
폴란드는 나치의 포격으로 구멍이 뚫린 벽 하나를 아직도 보존하고 있다는 기사와 사진이 있었다. 허물지 않고 보전하는 것이 효과적인 교육이며 대의적(大義的)이라 그럴 것이다. 우리는 현충사 경내에 일본 식물 하나 있는 것도 쳐다 볼 여유가 없어서 치워 버려라 한다. 현충사를 현충사답게 재건하여 성역화했던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감사는 안 보이고 일본 나무 하나 갖다 심은 것을 갖고 시비다.
출처;조갑제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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