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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김정은을 위협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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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하는 북한체제에 극심한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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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근2013.05.06 14:24:35
북한이 최근 한미 해상연합훈련을 비난하면서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해선 적대행위와 군사도발을 중지하라’고 외쳤다. 우리로서는 잘 이해하기 힘든 얘기다. 우리 정부는 “우리 정부를 포함한 국제사회는 북한에 대해 군사적 위협을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렇다. 우리는 방어차원의 발언과 제스쳐를 취했을 뿐 단 한차례도 먼저 무력도발을 하거나 감행을 하지 않았다. 한미 해상연합훈련은 1978년 한미연합사가 생긴 이후부터 연중 몇차례씩 해온 그저 의례적인 훈련이 아니었던가. 게다가 개성공단은 정경분리 원칙에 의해 설립됐던 곳. 개성공단을 한미훈련과 연결시키는 건 잘못됐다.
그럼에도 그들은 뭐가 그리 불안해 위협하지 말라고 외치는 것인가. 위협한 적이 없지만 그들은 위협 받았다고 한다. 무엇을 의미하나.
세계의 빠른 변화와 성장. 그리고 그 틈에 끼지 못한 채 낙후돼 경제난에 허덕이는 자신들의 모습. 그것에 불안함을 느낀 게 아닐까. 이대로 붕괴할 지도 모르는 불안감에 그 대상을 우리와 미국 등을 타겟으로 삼아 해소하고 있는 게 아닐까.
우리에게 개성공단 문제를 거론하며 근로자를 철수시켰지만 막상 폐쇄 위기가 오자 급하게 폐쇄만은 막고 싶어하는 눈치다. 그들은 자신들에게도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던 개성공단을 왜 갑자기 폐쇄하겠다며 으름장을 놨을까.
우리에겐 그저 경제협력의 상징이었던 개성공단을 북한 지도층은 오히려 자신들의 치부와 다름 없는 곳으로 여긴 게 아니었을까. 한국의 기업들이 북한 주민들의 사장으로 있는 그 구조 자체가 자신들의 처지라고 생각한 게 아닐까. 자신들의 아킬레스건을 스스로 내보이며 당당하게 자신들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것처럼 하며 허세를 피운 게 아닐까.
정작 우리는 그 아킬레스건을 건드릴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었는데 말이다.
개성공단 문제도 우리측 인력이 모두 철수 하면서 개성공단에 하루 10만kw 씩 송전돼 온 전기를 끊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으나 정부는 인도적 차원에서 당분간 단전, 단수를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힌바 있다. 우리에게 북한 주민들은 여전히 도와줘야 할 동포일 뿐이었지만 북한 지도부는 과잉방어하고, 신경질을 부리고 있다. 그 이유는 자명하다. 불안하기 때문이며, 스스로 우리에게 기가 죽어 있기 때문이다.
현재 방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의 위협에 대해 “정부는 빈틈없는 강력한 안보태세를 유지하고 미국, 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의 굳건한 공조를 강화하면서 단호하고 차분하게 대응을 하고 있으니 걱정 말라”고 말했다.
그 단호한 말에 북한은 더 초조할 것이다. 북한으로선 옴짝달싹 못하는 상황이다. 개성공단을 비롯해 한반도 위기상황을 연출하며 한국경제를 흔들려고 노력했지만 결과는 어떤가. 국내외 기업들의 투자 확대 계획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으며 금융시장도 안정을 유지하고 있다. 외국인들의 순매수도 늘었다.
박 대통령의 말대로 우리 경제가 북한의 위협 정도로는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세계가 알고 있다는 증거다. 우린 흔들리지 않았고, 이젠 그 사실을 북한도 알고 있다.
북한은 계속되는 경제봉쇄정책은 물론, 식량난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만큼 주민들은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군대에선 먹을 것이 없어 탈영하는 사태도 빈번하다.
이렇게 만성적인 식량난에 시달리는 북한이 식량부족 문제가 특정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최근 유엔 식량농업기구 등 국제기구와 전문가들이 올해 세계적 식량위기가 들이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며 어느 대륙, 지역에 할 것 없이 제일 어려운 문제 가운데 하나가 식량 문제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식량부족으로 전 세계 영양실조자 수가 8억 7천만 명에 달했다며, 식량 위기는 몇몇 나라와 지역에 한정된 문제가 아니라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문제라고 주민들에게 전했다.
한마디로 주민들의 눈과 귀를 막아놓은 다음 ‘우리만 이렇게 힘든 게 아니라 세계가 다 마찬가지’라고 외치는 것과 같다. 전 세계적 차원의 위기라고 합리화하며 북한 식량문제를 지구의 이상기온 등이라고 말하는 것.
차고 넘쳐 잔반량도 엄청난 우리나라 군대를 보거나, 매일 버려지는 엄청난 양의 식당 및 유통업체 음식들을 보고서도 그들이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
그 전세계적 식량문제를 붙어있는 땅덩어리인 우리는 왜 겪고 있지 않나. 북한 주민들을 그렇게 바보로 만들어 버리며 체제가 잘못됐음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국내 한 언론에 따르면 김정은 정권 출범 후 쌀 등 곡물가격이 폭등했고, 현재 쌀 가격은 kg당 5천 원대 후반에서 6천 원대 중반을 형성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최대 곡창지역인 황해도 지역을 중심으로 분배받은 식량이 바닥나 극심한 식량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김일성 생일에는 ‘특별공급’이 없었고, 일부 지역에는 군량미(2호미)까지 풀만큼 식량사정이 좋지 않다는 소식이다.
북한을 진정 위협하고 있고, 김정은을 진짜로 불안하게 하는 건 붕괴돼 가고 있는 북한 내부다. 불안한 그들은 우리를 탓하고, 미국을 욕하며, 세계를 비난한다. 그것만이 겨우겨우 지탱해가는 북한 체제를 유지하고 혼란을 막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침몰해 가는 북한호 안에서 키를 잡은 김정은과 극소수의 특권층들은 배 가장 높은 곳에 앉아있다. 이제 가장 아랫칸에서 일을 하던 주민들은 침몰해 가는 북한호 안에서 익사해가고 있다. 김정은은 당당하게 파도를 가르며 나아가는 대한민국호를 보며 저들 때문에 우리 배가 침몰해 간다고 비난한다.
그 것만이 물에 빠져 허우적대는 주민들이 화가나 자신들을 아래층으로 끌어내리지 않을 수 있게 하는 방법이자, 북한호의 침몰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김승근 편집장 hem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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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뉴스파인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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