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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더 이상 쇼할 돈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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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길 수 없는 ‘가난’… 혼란한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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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근 (hemo@hanmail.net) 2013.04.22 13:35:48
김일성의 생일 ‘태양절’을 정점으로 장거리 미사일 발사 협박에 수위를 높여가던 북한이 이상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여전히 세계를 향한 도발 메시지는 계속하면서도 실질적인 군사적 제스쳐는 사라진 것이다.
태양절은 북한 최대의 명절로, 주민들에게 생필품을 풀고 성대한 열병식을 거행해 많게는 수천억원의 돈을 쓰는 행사다. 특히 이번 태양절을 기점으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어왔다.
하지만 이번 태양절은 달랐다. 열병식을 하지 않았다. 지난해 북한은 돈도 없으면서 열병식에서 사상 최대 규모인 34종 880여대의 군사장비를 선보였던 것과 비교된다. 지난해 북한은 태양절 열병식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급인 KN-08을 최초로 공개하지 않았던가.
이번 태양절 관련 열병식 등은 TV, 라디오 등 방송을 통해 일절 보도되지 않았다. 걱정했던 미사일 발사도 없었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서는 조용해졌다.
이에 대해 의견은 분분하다. 김정은의 향후 국면전환을 위한 카드가 다 떨어진 게 아니냐는 주장부터, 경제 파탄이 본격화 되고 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강력한 협박으로 위기감은 어느 때보다 높아졌지만 이후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 스스로 혼란스러워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들이다.
북한은 한반도에서 군사적 협박을 통해 남한을 긴장 시키려 했다. 이를 잘만 이요하면 과거 그랬던 것처럼 막대한 지원을 약속 받는 한편 자신들의 체면도 살릴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과거 어느 때보다 강경했고, 국민들은 오히려 싸이의 ‘젠틀맨’이나 봄꽃축제에 더 관심이 많았다.
결정적으로 우리의 대화 제의를 거부하면서 그들은 마지막 강도 건너버렸다. 모든 협상테이블에서 우위에 설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것은 큰 오산이었다. 오히려 국제사회의 제재 결의는 더 강화됐고, 우리와 세계는 이제 명분을 얻었다.
그런 와중에 미국에선 보스턴 마라톤대회 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미국인들은 분노했고, 정의가 승리하길 염원했다. 이는 미국이 이후 더 강경한 자세로 돌아설 것이란 것 의미한다. 북한의 워싱턴 불바다 발언은 이제 득보다는 실이 더 많아질 것이란 얘기다.
중국을 통한 대화 중재를 받아들이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기도 했다. 북한이 이미 중국과 대화하겟다는 방침을 전달했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온다.
비핵화 협상은 결코 없을 것이라던 으름장이 어느새 풀어져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예나 지금이나 우리 군대와 인민의 의지”라는 북한 국방위의 성명도 발표했다.
협상에 관한 제스쳐를 취하면서도 개성공단은 여전히 묶여 있다. 북한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 것은 혼란 때문일 것이라는 얘기가 그래서 나왔다.
북한이 본격적인 경제 붕괴를 맞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태양절 행사를 대폭 축소시킨 건 경제적 이유 때문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북한은 4월 보릿고개를 넘는다는 관측이 있어왔다. 당 간부들도 식량이 부족해 배급 받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고, 군부대에서는 탈영병이 속출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국내 한 언론사 취재에 따르면 접경지역에선 북한군이 돈을 좀 달라는 구걸 및 갈취도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사실 최근 북한이 한반도 위기감을 고조시키기 위해 감행한 군사훈련에도 많은 비용이 들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연료가 없어 움직이지 않았던 군사장비들이 이동했고, 많은 로켓이 군사훈련에 소모됐다.
핵 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개발에 들어간 비용도 이미 천문학적이다. 북한 정권유지에 필요한 자금이 줄줄이 군사훈련비로 들어간 것이다. 김씨3대 우상화를 위해 들어간 비용도 만만찮다.
미국은 최근 북한 연료의 과반수 이상을 중국이 제공해주고 있다는 발표와 중국의 협조가 없다면 북한은 붕괴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그 상황에서 미국이 중국에 손을 내밀었다. 북한 입장에서는 입이 바싹 마를 만한 무서운 일이다.
그동안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 강도를 계속적으로 높여왔다. 실질적으로 북한의 경제적 상황이 매우 궁핍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나온 전략이다.
미국은 김정은 일가의 비자금 찾기와 돈줄 죄기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비자금을 찾게 될 경우 김씨 일가가 이 자금을 쓸 수 없도록 조처할 것이라는 게 미국의 으름장이다.
북한은 정말 보도대로 김정일이 스위스에 30억달러 이상의 비밀자금을 감춰 놨다면 이를 아들 김정은이 물려 받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살상무기 개발에 들어갈 비용을 모두 봉쇄해 버리겠다는 얘기다.
북한은 최근 개성공단을 봉쇄하며 코너에 몰린 자신들을 더 움츠리게 만들었다. 이제 머지 않아 김정은까지 북한 전체가 굶주린다. 그동안 주민들이 굶어죽든 말든 신경쓰지 않았던 김정은은 이제 자신까지 궁핍한 처지에 몰릴 수 있다.
북한으로선 자기 생각대로 풀리지 않는 상황. 압박 속에서 발악했던 김정은, 지난 김일성 생일날 북한이 보여준 소극성은 북한 붕괴의 신호탄이라고 본다.
절대 숨길 수 없는 3가지가 기침과 사랑. 그리고 가난이라고 했다. 북한은 이제 가난을 숨길 수 없다. 바닥을 친 재정이 북한을 점점 더 병약하게 만들 것이다. 스스로 붕괴하는 건 시간 문제다. 우리가 강경 대응을 계속해야 하는 이유다.
다만 북한이 막가파식 돌발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점은 우려된다. 따라서 북한의 어떤 방식의 위협에도 다 대처할 수 있도록 정부의 철저한 군사태세와 확고한 안보의식, 북한을 더 절망하게 만들 탄탄한 국제적 공조가 필요할 때다.
독립신문 김승근 편집장 hem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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