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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특사, 서정갑이라면 찬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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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러서지 않고 대한민국 자존심 살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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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근 (hemo@hanmail.net) 2013.04.10 17:34:38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등 야권이 대북특사를 북한에 보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를 비롯한 오바마의 미국정부가 북한에 즉각 대화를 제안하라는 얘기로, 정부차원으로서 불가하다면 민간 차원에서라도 대화를 해야 한다고 외치고 있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이정희 및 야권의 주장이 맞을 수도 있다. 누구라도 상대와 강경 일변도로 상대한다면 일은 더 험악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것도 한두번이다. 누군가에겐 북한의 이런 으름장이 처음으로 보일 지도 모르겠다만 실은 수십년간 계속돼 온 도발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그 도발에 대부분 당근을 주며 넘겨왔다. 당근을 준 것인지 조공을 바친 것인지는 해석하기 나름이겠지만.
백번 더 양보해보자. 조공을 바쳐서라도 북한이 우리와 평화와 화합을 꿈꾼다면 계속 바쳐도 된다. 북한이 우리에 대한 마음이 풀리고 우리를 적이 아닌 파트너, 나아가 한 민족으로 느낀다면 얼마든지 그래도 된다.
하지만 이미 우리가 햇볕정책을 펼치며 북한에 대한 무조건적인 포용에 들어갔을 때도 북한은 우리를 친구로 보지 않았음을 다 알고 있지 않은가. 우리를 자기보다 아래로 내려다보며 동시에 정복해야 할 주적으로만 대해왔다는 걸 우린 분명하게 알고 있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 사이의 핵실험과 미사일 실험 등 무수한 도발, 뒤늦게 밝혀진 속셈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로 느낀다고 했던가. 북한으로선 우리가 보내주는 지원이 고마운 일이 아닌 너무나 당연한 일로 여기고 있다.
북한에서 재해가 났을 때 군사비와 시멘트, 중장비를 보내주지 않고, 식량 및 의약품 위주로 보내줬다고 해서 그들은 받지 않겠다고 화를 냈다. 그들이 시멘트, 중장비 등을 군사적으로 전용할 수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아니 과거 그런 식의 정책을 펼쳤기에 과거 우리가 그렇게 많은 지원을 줬음에도 많은 북한 주민들이 굶어죽었던 게 아니던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 정부에서는 ‘북한이 핵만 포기한다면 모든 것을 들어줄 수 있다’는 의중을 내비쳤지만 북한은 들어주지 않았다. 그럼에도 우리는 북한에게 인도적으로 영유아 지원은 계속하고 있다. 우리가 북한에게 지금껏 백번은 더 양보하고, 물러나 줬다는 게 슬프게도 현실이다.
대북특사 파견을 놓고 정치권이 대립한다. 이같은 위기상황에서 제멋대로 의견이 갈리는 모습은 반성해야 한다. 북한이 전쟁도 불사할 것 같은 위기감을 조성하는 가운데서도 하나된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야당이 대북특사로 박지원이나 문성근 정동영 등의 이름을 들먹이고 있다. 정치쇼를 하자는 건가. 그들을 보내서 돈이라도 쥐어줘 극적 화해 분위기라도 연출하려는 건가. 이미 천안함, 연평도, 정부기관 해킹 등에 대한 반성도, 사과도 없는 그들이다.
더 큰 건 지금 북한이 우리를 안중에도 두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자신들이 원하는 핵개발과 이후 미국 등에서의 차관 및 지원을 예상하고 있을 것이다.
북한이 평화협정 당사자를 우리가 아닌 미국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판에 우리에게 뭔가를 요구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맞지 않는다. 다시 말해 대북특사는 의미 없다. 오히려 이를 계기로 북한에게 끌려다닐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임에도 이정희는 “대북특사를 통해 위기 국면을 타개해야 한다”면서 “대화는 전혀 물러서는 것이 아니고 굴복도 아니다. 평화를 지키고 국민을 안심하게 할 수 있는 진정한 용기”라고 주장했다.
정확히 이정희 표현대로 라면 우리도 좋다. 물러서는 것도, 굴복도 아닌 대화라면 우리도 환영이다.
그래서 우리는 국민행동본부의 서정갑 본부장을 반드시 대북 특사로 선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고, 이후 육군 본부 등에서 활약, 대령으로 전역한 후 민주평화통일 정책자문회의에서 7, 8, 9대 상임위원을 역임했다. 다들 알다시피 민주평통은 조국의 민주적 평화통일을 위해 통일의견을 수렴 건의하고, 모든 역량을 결집해 나가는 범국민적 통일기구다. 이후에도 대부분의 범국민적 애국운동, 그 중심에 서서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힘써왔다.
서정갑 본부장을 추천하는 이유는 너무나 명확하다.
남북간의 도리를 정확히 알고 있으며, 할말은 다 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인물이다. 북한의 으름장에 절대 물러날 리 없으며, 좋은 게 좋다고 하면서 나라를 팔아먹는 그런 물밑협상을 할 인물은 더더욱 아니다.
서정갑 본부장이 외쳤던 그간의 애국적 선언들을 생각해보자. 서 본부장이 대북특사 중 하나로 선정된다면 애국진영에서도 반대할 사람이 없을 것으로 본다. 최소한 그는 김정은 앞에서 우리의 입장은 물론, 어떤 게 정의이며, 어떤 게 이치에 맞는지 제대로 따져 줄 것이다.
대화를 하며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묻되, 굽히거나 작은 모습을 보이지 않을 것이며, 그들의 말도 안되는 논리에 넘어가거나, 감언이설에 마음 약해지지 않을 것이다.
북한의 협박과 기싸움에서 우리는 꼬리를 내릴 필요가 없다. 대북특사를 보낸다는 게 우리로서는 고개를 숙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특히나 야권에서 언급하는 인물들을 대북특사를 보낸다면 그들의 행동은 너무도 자명하다. 김정은 앞에서 NLL 포기 발언이나 주적론이 미국으로 바뀌었다는 말보다 더 크고 위험한 약속을 할 지도 모른다. 김정은에게 화해무드를 연출해주는 댓가로 많은 대북 송금지원을 펼칠 수도 있고, 국내 종북론자들을 은밀히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렇게 위험한 일에 절대 국가정체성이 모호한 인물을 보내선 안된다.
과거 대선 당시 서정갑 본부장에게 물었다. 어느 선에 설 것이냐고. 누구를 지지할 것이며, 무슨 당을 밀 것이냐고.
별안간 서슬퍼렇게 서 본부장이 말하길 “나에게 정치적 고려란 없다. 나는 그저 대한민국 편이다. 헌법 편이고, 국가 안보 편이다. 누구라도 그쪽에 서는 인물이 있다면 그 사람은 내 편이다.”
북한의 자존심만 살려줄 대북특사. 사실 이번 이 시기의 파견은 반대한다만, ‘대한민국 편’이라고 말하는 사람. 이 사람이라면 대북 특사 보내도 좋다. 정말 북에 가서 절대 물러나지도, 굴욕적이지도 않은 대화를 할 수 있을 사람으로는 두말할 것도 없이 이 사람이 적임이다.
독립신문 김승근 편집장 hem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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