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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개성공단 폐쇄는 ‘밥그릇’ 걷어찬 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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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발목잡힌 족쇄를 풀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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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근 (hemo@hanmail.net) 2013.04.03 17:25:32
북한이 3일 개성공단으로의 출경을 금지하고 남측으로의 귀환(입경)만 허용한다고 통보해왔다. 사실상 개성으로 들어오는 것을 전면 통제하겠다는 얘기다.
북한이 개성공단 출경을 금지한 것은 지난달 30일 개성공단을 폐쇄할 수 있다고 위협한 지 4일 만이다. 자기네 땅에 있으니 자기들 맘대로 하겠다는 얘기다. 신의와 신뢰를 우선으로 하는 국제사회에서 절대 통용될 수 없는 일을 벌이고 있는 북한이다.
개성공단 조성사업은 지난 2000년 8월에 한국의 현대와 북한이 합의해 개성직할시 일대 2천만평에 800만평 규모의 공단과 배후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었다. 우리는 북한의 넓은 대지와 값싼 노동력을 활용할 수 있고 북한 역시 부족한 경제수입원으로 삼을 수 있어 양쪽 모두 윈윈하자는 게 최초 구상이다.
개성은 평양·남포에 이은 북한 제3의 도시로, 남한과 가장 가까운 몇 안되는 북한의 대도시다. 판문점에서 개성까지 거리는 불과 8㎞이고 서울에서 개성까지 경의선이 이어질 수 있고 평양∼개성간 고속도로도 뚫려 있어 도로 또한 매우 발달하여 각지로 통하는 교통의 요지다.
북한은 2002년 11월 개성을 공업지구(경제특구)로 지정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개성공업지구법’을 마련했으며, 개성공업지구 개발업자로 남측의 현대아산을 지정했다.
이후 LH공사는 현대아산과 북한과의 3자 합의를 통해 북측으로부터 50년간 토지 사용권을 확보하고 2004년 6월, 2005년 9월, 2007년 6월에 각각 시범단지와 본 단지 1·2차 분양을 실시했다. 현재는 1단계 100만평 기반공사가 끝난 상태다.
현재 개성공단에는 3일 오전 8시 현재 북한 근로자 외에 한국국적자 861명과 외국인 7명이 체류하고 있다.
기반시설 및 생산시설 등 여기에 투입된 우리 비용만 따져도 9천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개성공단이 첫 생산품을 출하한 뒤 지난 1월까지의 누적 생산량은 20억 1703만 달러규모다.
현재 우리나라 123개 기업이 진출해 총 5만 3천여명의 북한인력을 활용하고 있고 이들은 지난해 기준, 1명당 월평균 144달러의 임금을 받고 있다.
따라서 북한은 개성공단을 통해 연간 9000만 달러 이상의 달러를 확보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9천만달러면 우리 돈 약 1천억원에 달한다.
북한이 일방적으로 개성공단을 통제한 것은 스스로 자충수나 마찬가지다. 수만명의 주민들이 벌어들였던 수입을 모두 강탈해 가는 게 북한이었다. 그 수입들이 북한에게 살이 되고 피가 되었을테지만 그들은 이를 버리겠다는 얘기가 아닌가.
북한의 이번 조치는 단순히 그 차원을 넘어서서 북한에 투자하려고 했던 외국 기업들을 막는 장해물로 작용할 것이다.
국가가 맘대로 경제활동에 참여해 가로 막고 또 강제로 시설을 뺏을 수도 있는 상황인데 어떤 기업이 그 위험을 무릎쓰고 쉽게 다가올 수 있겠나.
북한은 인식하고 있는지 어떤지는 몰라도 자존심과 위협을 위해 제 살을 깎아먹고 있다.
우리 정치권에서 북한의 개성공단 출입 제한 조치에 유감을 표하며 출입 정상화를 촉구했다. 새누리당은 “개성공단의 폐쇄 위협은 북한에 대한 작은 믿음마저 잃게 하는 것이며 가장 큰 피해는 북한 스스로가 입을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도 “북한의 행동은 한반도 전체에 또다른 긴장을 조성하는 조치”라고 우려했고 “개성공단은 남북교류와 평화의 상징인데 정치적 이유로 단절하는 것은 남북 모두에게 불행을 가져오게 될 잘못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우리 국민의 생명과 재산 앞에서 하나로 뭉치는 정치권의 발언은 다행스런 일이다.
국방부에서는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군사조치 등 만반의 대책이 마련돼 있다고 밝혔다. 든든한 군의 모습을 보여준 것을 참으로 잘한 일이다.
우리 통일부는 개성공단 통행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고 전했다. 국민의 신변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대처해 나갈 것이며 입주 기업과의 협의를 통해 관련된 추후 입장을 검토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북한은 2009년 3월에도 '키 리졸브' 한미 연합연습에 반발해 개성공단 통행을 차단한 바 있으며 통제 위협은 여러번 있어왔다.
우리가 왜 북한의 눈치를 보면서까지, 아니 국민들 신변의 위협을 감수하면서까지 개성공단을 유지해야 하는가. 개성공단이 갖고 있는 상징적 의미는 좋았다. 남북이 함께하는 경제협력이었고 이는 통일로 이어질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을 갖게 했다.
시장경제를 북한 주민들에게 전파할 수 있는 유일한 창구인 동시에 한국 경제의 상대적 우월함을 느끼게 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하지만 북한은 한편으론 핵무기를 제조하는 등 우리 뒷통수 칠 준비만 해오지 않았던가. 툭 하면 개성공단을 폐쇄하는 등 우리 국민들을 불안하게 했다.
그걸 알고 있는 우리로서는 개성공단에 있는 우리 국민을 즉각 귀환시키고 개성공단 출입을 막아야 옳다. 북한이 아니라 우리가 나서서 막아야 한다.
북한은 앞서 남북간 모든 소통 수단을 차단했고 정전협정을 백지화 한다고 선언, 급기야 전시상황에 돌입하겠다고 통보했다.
말 그대로 전시상황이라면 어떻게 우리 국민을 그 사지로 내보낼 수가 있단 말인가. 불시에 북한에 투자한 우리 시설 중 핵심을 가지고 돌아와야 한다. 우리 국민에 대한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되, 북한이 절대 남겨진 공단시설을 활용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
현재 공단에는 800명의 우리국민이 체류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의 안전은 누가 장담할 수 있겠나.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공장 가동은 전면 중단될 수 밖에 없다. 개성공단 사업 시행 이후 10여년만에 최대 위기다.
북한은 모든 해결의 키는 자신들에게 있음을 내비치고 있다. 우리와의 협상에서 더 우위에 서고 좌지우지 할 수 있는 건 결국 자신들이라는 얘기다.
어찌했든 북한이 사실상 개성공단을 취했다. 북한과의 협상에서 우리가 굽혀준다면 아마 당장을 폐쇄를 보류할런지도 모른다. 그 편이 자신들에게도 중요한 이득이니.
하지만 앞으로도 개성공단을 볼모로 잡고 어떤 요구를 해올지 모른다. 아니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땐 지금보다 더 큰 손실을 봐야 할테니 우리는 더 끌려다니는 외교를 펼치게 될 거다.
북한의 통제가 시일이 지나도 풀리지 않는다면 정부는 그 위험성을 깊이 인식해 북한에 남아있는 기반시설을 포기하는 한이 있더라도 입주자들을 모두 안전하게 남한으로 데려와야 한다.
만약 통제가 풀린다면 우리는 장기간에 걸쳐 개성공단의 제반시설 확장은 멈추고, 주요 핵심시설을 남한으로 빠르게 가져 와야 한다. 북한 측에 남겨진 시설을 활용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리고 정부차원에서 개성공단 기업들에게 각종 혜택과 적정 수준의 보상으로 다시 한국이나 외국에서 생산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줘야 할 것이다. 우리 뿐만 아니라 북한의 손실도 매우 클 것이다. 그들의 상당수준의 수입원이 일시에 사라지게 된 것이니. 정작 아쉬운 건 북한이 더하다는 것을 알아두자.
정부는 북한의 떼쓰기 행태를 받아주기만 해선 안된다. 개성공단을 폐쇄하는 한이 있더라도 그들의 억지에는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 물론 개성공단에 진출한 기업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하며 완벽한 군사적 대비 태세로 그들의 헛된 도발을 막아야 할 것이다.
독립신문 김승근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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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독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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