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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록 실종… 끝까지 책임 가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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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경위 앞서 NLL발언 진실 밝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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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근 (hemo@hanmail.net) 2013.07.23 04:26:33
국가기록원에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원본은 없었다. 민간 전문가들까지 동원돼 사흘간 재검색에 나섰지만 발견되지 않은 것이다. 결국 여야는 ‘대화록 실종’으로 결론 냈고, 정국은 책임소재를 가리는 후폭풍에 휩싸였다.
새누리당은 노무현 정부가 대화록을 국가기록원에 이관하지 않고 폐기했다는 입장이며, 민주당은 이명박 정부에서 대화록을 없앴다고 의심하고 있어 한 치의 양보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모든 사건의 발단은 박근혜 대통령이 새누리당 대선 후보였던 지난해 발생했다. 박 후보는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기존의 경계선(NLL)을 존중한다면 10.4합의에 포함된 여러 가지를 논의해볼 수 있다’고 답했다.
재밌는 건 이후 북한의 반응이었다. 북한은 박 후보에게 막말을 하며 “10·4 선언이 NLL의 불법무법성을 전제로 이뤄진 북남 합의조치의 하나”라는 주장을 편 것이다.
“박근혜X의 떠벌임이나 다른 괴로 당국자들의 주장은 그 어느 것이나 예외 없이 북남 공동합의의 경위와 내용조차 모르는 무지의 표현”이라는 게 북한의 발언이었다. 막말을 한 것에 대한 분노는 차치하고서라도 그 의미가 대체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이후 정국은 대체 노무현 전 대통령이 평양에서 무슨 대화를 하고 온 것이냐는 소란이 일었고, 급기야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 당시 NLL을 주장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말한다.
민주당은 즉각 반발했고, 정 의원을 포함해 관련 발언을 한 의원들을 고발조치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무혐의로 불기소 처분됐다.
결국 그렇게 일단락 되는 듯 했던 NLL발언은 국정조사 공방 중 예기치 못하게 재점화된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의 발언 때문이었다. 박 의원은 ‘NLL 포기논란은 국정원과 새누리당이 함께 짜 낸 시나리오’라고 다시 공격하기 시작한다. 이에 정문헌 의원도 박 의원이 허위사실을 퍼뜨린다며, 즉각적인 수사 진행을 촉구하며 다시 사건은 재조명 받기 시작한다.
그리고 얼마 뒤 새누리당 의원들은 국정원의 자료 열람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의 NLL포기 발언을 확인했다고 공개한다. 이를 보던 문재인 의원은 남북회담의 대화록과 녹취자료 등을 전면 공개할 것을 제안했다.
결국 국정원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전문을 전격공개한다. 진위여부를 두고 민주당을 비롯한 일부 여론의 음해가 도를 넘어서 이를 바로잡기 위한다는 게 공개 이유였다.
오픈한 전문에도 민주당은 국정원이 대화록을 조작 및 왜곡했을 수 있다며 결국 국가기록원에 보관된 회의록을 열람하자는 데 의견을 모은다.
논란이 끝없이 진행될 것처럼 보이자 결국 여야 합의로 정상회담 관련자료를 제출 할 것을 의결, 국가기록원으로 향했다.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 진실을 보고 빠르게 해결하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막상 국가기록원에서 10명의 여야 열람위원들은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모든 것을 밝혀주고 대한민국의 향후 방향을 결정해줄 그 ‘대화록’과 녹음파일만 없었던 것이다. 정국은 즉각 혼란에 휩싸였고 여론은 뜨거워졌다.
정계는 없는 게 아닌 찾지 못한 것으로 해두고 민간 전문가들까지 불러 정밀검색에 들어갔다. 시스템 구축자까지 나섰다고 하니 이보다 더 확실할 순 없을 것이다.
그리고 결국 수차례에 걸친 검색작업 끝에 대화록은 없는 것으로 최종 결론났다. 이제 빠르게 마무리 될 것 같았던 NLL관련 발언에 대한 향방은 끝없는 미궁속으로 빠져 들었다.
새누리당은 애초에 노무현 정부에서 이관하지 않았음을, 민주당은 이명박 정부에서 파기했음을 주장하고 있다. 이제 진상규명을 위한 검찰수사, 혹은 특검 수사가 진행될 상황에 이르렀다. 어찌됐든 대화록 증발 사태는 앞으로 사법기관의 심판대로 넘어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것이란 얘기다.
이날 언론보도를 통해 노무현 정부 청와대가 임기 말 ‘이지원(e-知園)’에 자료를 대폭 삭제할 수 있는 기능을 설치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따라서 이때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이 이 기능을 통해 삭제된 게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2008년 1월 구축된 새로운 이지원에선 ‘대통령 일정’ 가운데 ‘일지’와 ‘주제’를 삭제할 수 있도록 돼 있어 회의록 외에 다른 주요 문건도 사라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발언에 대한 진실 공방이, 이제 대화록 실종사건으로 번지며 더 어두운 심연으로 가라앉고 있다.
이제 국정원에 보관 돼 있는 음성파일만이 진실공방을 해결해 줄 열쇠다. 검찰수사든, 특검이든 NLL발언에 관한 진실을 분명히 해야 할 것이다. 그것을 명확히 해야만 대화록 행방에 대한 수사에 의미가 있다는 점을 명심하라.
김승근 편집장 hem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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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독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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