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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아닌 추리극… 대화록을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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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진실 밝혀줄 건 녹음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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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근 (hemo@hanmail.net) 2013.07.19 16:14:15
“노무현 전 대통령이 기록원에 이관토록 결정한 최종 재가 목록에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이 없다.” 국가기록원장의 말이다. 관련 검색을 계속하더라도 찾을 가능성은 미미하다고 덧붙였다. 이 문장의 뜻만 따지면 ‘노 전 대통령이 관련 문서를 이관하지 않았다’는 얘기가 된다.
국민들이 당황해 한다. 여야를 비롯해 국정원, 국가기록원도 모두 놀라고 있다. 물론 누군가는 진실을 알고 있는 이도 있을 것이다.
이걸 한편의 추리극으로 생각해보자. 그렇다면 진실을 알고 있을만한 대상은 누굴까. 자연스럽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문재인 의원과 이재정 前통일부장관에 주목할 수 밖에 없다.
먼저 문재인 의원을 보자.
“남북 정상회담 비밀 대화록이 있다면 책임진다”고 대선 열기가 뜨거웠던 지난해 10월 12일 해군 2함대 사령부를 방문해 말했다. 대화록이 없다는 얘기였다. 그렇게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었던 건 왜 일까.
이후 NLL 포기발언과 관련된 구체적 주장들이 나오자 문 의원은 대화록이 없다고 했던 발언 이후 며칠만에 말을 뒤집는다.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민주당 중앙선대위 전체 회의에서 “그 대화록 제가 직접 확인했고 국정기록으로 남겼다. (이명박 정부의) 관계자들이 대화록을 봤다면 바로 그것일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 대화록은 있었지만 NLL발언은 없었음을 강조하면서 나온 얘기였다.
이후에는 “대화록과 녹음테이프 뿐 아니라 회담 준비자료와 각종 보고 자료까지 함께 공개한다면 진실이 분명히 드러날 것”이라고도 했고, “NLL 포기가 사실이라면 정계를 은퇴하겠다”고도 발언했다.
그렇다면 문재인 의원은 대화록과 녹음테이프, 회담준비자료까지 이미 다 봤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왜 최초에는 대화록이 없다고 했던 것인가.
직접 봤다던 그 대화록은 어디로 간 것일까. 또 “NLL포기가 사실이라면 정계를 은퇴하겠다”는 으름장을 낼 수 있었던 건 어떻게 가능했을까.
국가기록원에서 아직까지 찾지 못하고 있다. 시스템을 구축했던 개발자까지 나서서 검색해보겠다고 한다. 끝내 없는 게 아니라 찾지 못한 걸로 결론 날지도 모르겠다.
이미 온라인에선 문서가 기록원에 없다는 사실을 문재인 의원이 미리 알고 있었던 게 아니겠느냐는 말이 나온다. 그래서 철썩같이 그런 자료는 없다고 얘기했고 NLL포기가 사실이라면 정계를 은퇴하겠다고까지 할 수 있었던 게 아니겠느냐는 주장이다.
국민들에게 진솔한 입장을 말해야 한다. 이미 실추된 민주당의 이미지를 더 추락시켜선 안 될 것이다. 여론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봉하마을로 들고 내려갔던 많은 ‘e지원’ 자료 속에 그 문서가 있었던 게 아닐까. 하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이재정 전 통일부장관도 진실을 알고 있을지 모르는 인물 중 하나다. 그는 남북회담 당시 배석자였다. 그랬던 그는 왜 NLL의 ‘N’자도 나오지 않았다고 했을까. 회담록엔 NLL을 언급하며 무수히 많은 얘기들이 오갔다. 심지어 노무현 전 대통령은 회담 중에 “NLL문제가 남북문제에 있어서 나는 제일 큰 문제로 생각하고 있다”고 까지 말하지 않았던가.
이 전 장관의 기억력이 문제일까. 그렇다면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어야 하는데 왜 ‘없었다’고 했을까. 자신의 거짓을 확인해줄 문서가 이미 없어졌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그래서 나온다.
이재정 당시 통일부 장관은 회담 직후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NLL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었다. 이후 2012년에도 “분명히 말씀드리는데 정상회담시 NLL 관련 이야기가 나왔으면
배석했던 우리가 깜짝 놀랄 일인데 그냥 넘어갔겠느냐. 100% 내 이야기를 믿으면 된다.”고 했었다.
“정상회담 대화록은 남아 있지만 남북관계의 특수성에 따라 녹취록은 없다.”고도 했다. 그렇다면 녹취록이 없는 줄 알았던 이 전 장관은 청와대 회의록이 없다면 자신들의 거짓이 드러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던 건 아닐까.
이후에도 “정상회담 비공개 녹취록은 존재하지 않으며, 당시 NLL 이야기가 나올 상황도 아니었다”는 식의 주장을 계속했다. 하지만 NLL 대화록의 실체가 드러나는 분위기가 되자 말이 달라졌다.
“나는 (정상회담 비밀회의록 존재를 주장한) 정문헌 의원의 발언이 하나부터 열까지 다 틀렸다고 한 적이 없다. … 국정원의 녹취록 버전이 여러 개일 수 있다. 녹취록과 관련해 노코멘트하겠다.”
이후에는 “대화록에 NLL을 옮기는지 여부에 대해 논의한 것은 없지 않느냐. NLL을 둘러싼 갈등문제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를 논의한 것이다”라고 말한다. NLL에 관한 논의가 있었음을 스스로도 알고 있었다는 얘기다.
연합뉴스의 전화 인터뷰에선 “당초 남북 정상회담에서 NLL 논의가 없었다고 이야기했던 것은 불필요한 논란을 막고 새누리당에 공격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서였다”고 해명했다.
이젠 자신이 거짓을 말했음을 인정한 것인데, 이것이 왜 불필요한 논란인가. 새누리당에게 공격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 전 국민을 속이고, 역사를 숨기려 한 행위는 또 어떻게 봐야 하는가.
모든 자료를 열람해서 앞뒤 맥락을 따져보자는 주장이 문재인 의원을 중심으로 한 야권에서 일었고, 결국 국가기록원 자료까지 뒤지게 된 것이다.
야권은 애초에 ‘없다’고 주장하다가 ‘원문을 공개하자’며 강수를 뒀다. 문재인 의원의 주장이니 뭔가 믿는 구석이 있을 것이라 야권은 생각했을 것이다.
국정원이 문서를 조작한 게 아니냐는 일부의 주장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고 판단 내린다. 노무현 정부는 정상회담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와 대화록을 만드는 과정에서 이 파일의 음질이 좋지 않아 국정원에 녹취를 맡겼다고 한다. 녹음파일을 푼 국정원은 한부를 청와대에 넘기고 다른 한 부는 국정원에 보관했다고.
그리고 공개된 게 국정원에 보관됐던 문서. 그리고 청와대가 국가기록원에 이관했다던 그 문서는 지금 감쪽같이 사라진 상황.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문서는 없었다. 피어나는 의혹 속에 민주당은 그저 아직 찾지 못했을 뿐이라고 해명한다. 오히려 이명박 정부가 파기했다는 주장까지 편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NLL대화록과 관련해 딱히 이해관계가 없어서 그렇게 보기도 어렵다. 무슨 이득을 얻으려고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대화록 조작을 한단 말인가. 또 어떻게 토씨 하나 틀리지 않게 100페이지가 넘는 문장을 지어낼 수 있다는 말인가. 당시 회담 배석자들이 아직도 두 눈 시퍼렇게 살아있는 판에 말이다. 그건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마지막 수단이 남았다. 바로 국정원이 보관하고 있는 원본 녹음파일이다. 계속해서 국가기록원에서 회의록과 녹음기록물이 나오지 않는다면 결국 국정원 보관 녹음 파일의 공개하는 수밖에 없다.
실제로 새누리당 소속 서상기 국회 정보위원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회의록이 없을 경우 정국이 민생은 뒷전이고 더욱 혼란만 가중될 것인 만큼 국정원에 보관 중인 녹음 파일 공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여야가 NLL 수호의지를 공동으로 발표해 정국을 정리하는 게 바람직하지만 안된다면 결국 녹음파일을 공개해 논란을 정리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민주당의 거짓말이 이제 끝판까지 왔다. 국정원의 녹음파일을 틀어라. 그리고 검찰조사라도 불사해 노무현 정권이 대화록 문서를 애초에 넘기지 않은 것인지, 파기한 것인지 등을 철저히 수사해야 할 것이다.
김승근 편집장 hem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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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독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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