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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은 5년 전 진보진영의 패배를 예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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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은 불편함은 참을 수 있지만 불안감은 참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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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1월 10일 (목) 전영준 dugsum@nate.com
▲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전영준 푸른한국닷컴 칼럼위원]노무현 전 대통령 관련 책이 많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7년 가을 퇴임 전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기자와 나눈 3일간 심층대화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가 가장 인상적이다.
이 책을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상과 현실사이에서 번뇌하는 모습이 리얼하게 표현되고 있으며, 본인이 꿈꾸는 세상이 비현실적이란 것을 알면서도 뭔가 이루어 보려는 의지가 잘 나타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정치권력은 만능이 아닙니다. 대통령 자리는 최고 정점이 아닙니다. 진짜 권력은 따로 있습니다. 그것은 시민권력입니다. 각성하는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시민권력, 나는 이제부터 그 시민들 속으로 들어가려 합니다”라고 말한다.
노 전 대통령은 이 말 자체는 멋있는 말이지만 왜 시민권력이 필요한지 노 전 대통령과 생각이 다른 시민권력은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하고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는 답을 내놓지 못했다.
노 전 대통령의 가장 큰 모순은 말 한마디 말 한마디를 보면 상당한 사색과 독서 끝에 나온 지식화된 언행처럼 보이지만, 그의 말을 연결해 보면 가치이율배반으로 연결이 안 되고 일관성이 없는 미사여구의 진수성찬이다.
필자는 처음에 이 책을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판하기 위하여 읽었지만 요즘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종하고 지지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봐야 할지 다시 손에 들었다.
2012년 12월19일 대선 결과에 대한 진보개혁 진영의 반응 한마디로 요약하면 ‘멘붕’이요 망연자실로 표현할 수 있다. 얼마나 분노에 차 있으면 임기가 시작도 하지 않았는 데 허니문은 없다며 날 센 칼을 들이대고 있다.
2007년의 결과보다 진보진영 사람들이 받은 충격이 더 큰 이유는 야권단일화만 되면 이긴다는 맹신 때문에 이런 결과를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보수 총집결에 맞서는 ‘범진보연대’로 정권교체가 가능했다고 봤기 때문이다.
▲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 책 표지
노무현 전 대통령은 퇴임을 6개월 앞두고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기자와 2007년 9월2일, 9월16일, 10월20일 3일간의 대화에서 본인이 걸어온 정치역정과 재임 중 겪은 이라크 파병, 한미FTA, 남북정상회담, 후계자 문제 등에 대해 담론을 나누었다.
오연호 대표기자는 노 전 대통령과의 인터뷰를 하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 당선 초기에 기대를 많이 품었던 사람들이 지금(2007년 10월) 힘이 많이 빠져 있습니다. 어떤 한 지도자가 한 방향으로 확 이끈다고 해서 쉽게 풀리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토로했다.
그러자 노 전 대통령은 “지난 두 번의 대선에서 김대중과 노무현의 승리했는 데 이 일련의 승리를 당연한 것으로 봅니까. 우연한 것으로 봅니까? 2002년 대선에서 내가 승리한 것은 당연한 것입니까. 아니면 그야말로 우연적인 기적이라고 봅니까?”라고 오 대표기자에게 되물었다.
오 대표기자가 두 요소가 섞여 있는 것이 아닐까요 말하자, 노 전 대통령은 "나는 그것이 우리의 당연한 승리가 아니라고 봅니다. 그야말로 일회적인 승리이지요. 의외의 승리“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당시 언론에서 정몽준 후보와의 극적인 단일화, 이회창 후보에 대한 ‘아들 병역비리 의혹“등이 노 전 대통령의 승인이라고 보도한 것과는 대조적인 진단이었다.
노 전 대통령은 “내가 2002년 대선에서 이긴 것은 이례적인 사건, 특수한 조건들이 결합되어서 만들어 진 것입니다”라고 말하며 “그것을 우리가 인정하지 않으면, 앞으로 우리는 우리 앞에 놓인 문제들도 못 풀어갑니다”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의 예언이 적중했는지는 몰라도 진보진영은 2007년 대선,2012년 대선 모두 정권창출에 실패했다.
물론, 노 전 대통령이 말한 ‘우리 앞에 놓인 문제들’이 무엇인지는 보는 이에 따라 달라 논쟁의 여지는 있다.
노 전 대통령은 1997년,2002년 대선을 이길 수 없는 싸움들이었다고 강조했다.
노 전 대통령은 “1997년 김대중 후보가 이회창 후보를 이길 기회를 잡은 것은 우리의 힘이 아니라 보수 후보의 낙마를 통해서였다”고 말했다.
그 이유를 “보수가 말을 막 타고 달리다가,. 어느 날 보수가 말에서 뚝 떨어져버렸어요. 그래서 이인제 후보가 등장하고 보수가 분열이 된 것입니다”라며 보수진영의 실수가 김대중 후보가 승리가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2년도 이길 수 없는 싸움이었다며, 본인의 승리는 특수한 경우에 기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2002년 내 승리는 나의 독특한 인생사 때문입니다. 나는 부산에서 입신해가지고,호남의 표를 받을 수 있는 위치에 있었습니다. 영.호남을 어느 정도 아우를 수 있는 정치적 기반이 있었던 거지요“라고 말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은 “청문회 스타고 해서 인지도도 얻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고집스러운 원칙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런 것들이 겹쳐져서 그때 바람을 만들어 낸거 아닙니까? 그래서 이 승리는 당연한 것이 아니라 특수한 경우다 이거죠”라며 본인같은 사람이 아니면 향후 대선에서 승리를 할 수 없다는 식으로 의미를 더했다.
그렇지만 노 전 대통령은 “내가 아니더라도 역사의 발전은 필연”이라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은 “내가 아니면 이 시기에 진행된 역사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이런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요. 가끔 내가 ‘이거 나 아니면 못합니다’ 이런 소리를 합니다.<중략> 옛날에는 지도자 한 사람의 노력이 역사를 바꾼다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닙니다”라고 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물적 토대의 취약성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며 냉정한 현실을 인정했다.
노 전 대통령은 특수한 이벤트를 통해 정권을 잡은 것이라며 “나는 그 취약성 같은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고요, 진보진영이 상당한 세력을 갖고 있는 것 같아도 아직까지는 마이너입니다”라고 토로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보수진영의 결속력이 매우 강고하고 그 뿌리도 깊다며 감성네트워크와 이익네트워크의 결합이 그 원천이라고 분석했다.
노 전 대통령은 “보수진영은 인적 조직도 강합니다. 이념적 결속뿐만 아니라 기득권의 결속도 큽니다. 자생적으로 어떤 이익에 기반한 네트워크가 생기면 그것이 다시 감성적인 네트워크로 재결합, 재조직됩니다”라고 오 대표기자에게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초등학교 때의 예를 들며 “초등학교 때 감성적으로 시작한 친구도 사회에 나와 이익을 같이하는 수준의 동료가 되면 다시 더욱 결합이되고, 또 자신 자연적 결합관계가 한 번 더 되면 결합도가 매우 강해집니다”라며 보수진영의 강고함을 분석했다.
노 전 대통령은 반대로 진보진영은 보수진영에 비해 그 강고함이 취약하다며 그 핵심원인을 지역주의 장벽과 진보언론의 수준에서 찾았다.
노 전 대통령은 “진보진영이 이념에 기반 해 사람을 결속하려 시도하면, 지역으로 갈라져 있어서 결속이 되지를 않습니다. 이념적 주체가 이슈가 안됩니다. 지역주의 때문에 이슈 자체가 되질 않아요”라고 말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의 이 진단은 대단한 오류를 갖고 있다. 그가 대통령에 당선된 것은 이념이라는 기반위에서 당선된 것이다. 호남을 기반으로 한 당시 민주당 지지자들은 그를 열광적으로 응원했다.
그러나 그는 자기를 대통령으로 만들어 준 민주당을 호남을 기반으로 한 ‘지역정당,부패정당’이라고 비판하며 열린우리당을 창당해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지지자들에게 큰 응어리를 남겼다.
노 전 대통령은 탄핵위기에 빠졌을 때 죽어간다고 막 밀어주던 진보언론들이 어느날부터 나를 비판해대는 것을 필생의 사업으로 생각했다며 두 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보수-진보 세력 간 물적토대의 차이를 냉정하게 인정하자며 “우리가 그것을 인정하지 않으면, 앞으로 우리는 우리 앞에 놓인 문제들을 못 풀어 나간다”며 다시 시작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노 전 대통령은 ‘첫째, 조급주의를 버려야 한다. 둘째 당장 유.불리를 떠나 견해 차이를 인정하고 대의 앞에 하나 되어야 한다. 셋째, 국민에게 어디로 갈 것인지 방향성을 제시해 주는 역량, 특히 미디어 역량을 길러야 한다. 넷째, 혼신의 힘을 다하자 그래야 대중은 감동은 감동한다.’며 대안을 제시했다.
노 전 대통령이 제시한 4가지 중 첫째와 둘째는 지지자들이 지켜야 할 덕목이라면 셋쩨와 넷째는 지도자가 그 지지자들에게 보여 주어야 할 덕목이라고 본다.
첫째, 둘째는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동기부여만 되면 당장 실현될 수 있는 태도다. 넷째도 대통령되겠다고 하는 사람이나 만들려고 하는 지지자들이나 나름대로 혼신의 힘을 다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도자가 국민에게 어디로 갈 것인지 방향성을 제시해 주는 역량이다. 다음에 중요한 것이 그것을 국민들에게 제대로 설득하기 위한 수단으로 미디어 역량이다.
노 전 대통령은 재임 중 ‘우리 앞에 놓인 문제’와 ‘국민에게 어디로 갈 것인지 방향성’을 제대로 진단도 못하고 해결도 못하고 퇴임했다.
노 전 대통령 본인과 지지자들의 생각 차이에서 오는 괴리는 국민들에게 설득 하지 못하고 미디어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식으로 두루뭉실 넘어갔다.
필자가 생각하는 ‘진보진영 앞에 놓인 문제’와 ‘국민에게 어디로 갈 것인지 방향성’은 무엇인지 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어 답을 찾아보기로 한다.
결국은 진보진영 앞에 놓인 가장 큰 문제는 진보진영이 국민들에게 어디로 가고 있는 지 방향을 제대로 못 보여 주고 있는 데 있다고 할 수 있다.
진보진영은 다양한 대선 패인 분석이 나온다. 백가쟁명이다. 이번 대선이 진보개혁에 ‘이길 수 있는 대선’이었냐는 물음에서 “이길 수 없는 대선이었다.”고 이른다.
하지만 대다수의 평가는 “충분히 이길 수 있었지만 프레임이나 전략 설정에서 실책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진보진영의 방향성 상실로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심어주었다는 것이다. 좋은 방향이 설정되어야 국민들에게 신뢰받을 수 있는 방향이 나와야 제대로 된 전략과 정책이 도출된다.
대선직후인 지난 12월20일 자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교수는 문재인 후보가 패배한 이유에 대해 “지금의 50대 이후의 정서는 단순한 보수화가 아니라,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를 안정적인 집권세력으로 보지 않았다는 점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강남구에 사는 한 치과의사 고영우(51·서울 강남구 대치동)씨의 말을 인용하여 “강남구의 투표율이 서울에서 가장 낮다는 뉴스를 보고 오후 5시에 투표했다. 문재인 후보에 대한 호감이 있었지만, 이정희 후보의 토론을 보고 마음을 바꿨다”고 전했다.
<경향신문> 2012년 12월29일자 보도는, 12월 26일, 여의도에서 열린 ‘민주진보정책연구소 준비모임’에 참석한 최태욱 한림대 국제대학원 교수 “민주당은 이제 국회에서 단독 과반을 달성한다든가 대선에서 단독 집권이 가능하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최태욱 교수는 ‘중도보수’와 연합정치를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 이상, 진보의 집권은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중앙일보> 전영기 논설위원은 지난 1월 8일 칼럼에서 “시대가 민주당에 보낸 신호는 분명했습니다. 386운동권과 친노의 유효기간이 끝났다”고 일갈했다.
이어 “노무현 시대의 편가르기 정치와 ‘증오와 분열’의 정서” 때문에 심판받았다며 “친노는 노무현의 꿈과 낭만으로 포장했지만 선거 민심은 그들을 편파와 독선, 무능한 세력으로 단죄했다.”고 분석했다.
전 논설위원은 “노무현 정신에만 갇혀 있다간 만년 야당 하기 십상이다. 지지층을 넓히기 위해 박정희 세력(김종필·박태준)과 손잡은 김대중에게서 자아확장의 방법론을 배워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이어 “ 박정희와 이승만 연구를 통해 그들에게 공과 과가 두루 있다는 균형 잡힌 역사관을 당의 강령으로 승인해야 할 겁니다.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자학적 역사관으로 대한민국 대통령이 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선거 패배에 따른 후폭풍에 시달리며 '친노탓', '안철수 탓' 등 남의 탓만 한다면 앞으로도 선거과정에서의 패배가 계속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이 재임 중 고민했던 ‘우리 앞에 놓인 문제’와 ‘국민에게 어디로 갈 것인지 방향성’은 결국 진보진영의 정체성을 제대로 찾는 길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노 전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선후보가 주장한 ‘사람사는 세상’,‘사람이 먼저다’가 국민들 눈에 ‘기득권해체와 체제변혁’으로 보이는 한 친노 세력에게는 희망이 없다.
‘기득권해체와 체제변혁’을 대한민국 해체와 북한의 주체사상에 따라 북한의 적화통일야욕에 동조하는 민주당내 386세력을 위시한 친북좌파세력이 존재하는 한 민주당을 비롯한 진보진영엔 희망이 없다.
민주당을 위시한 진보진영에 놓인 가장 문제는 ‘당내 친북좌파 척결’이다. 그들을 도려내야 5년 후 집권을 위한 방향을 제대로 잡을 수 있다.
출처;푸른한국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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