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친이계 중진인 이윤성 의원이 20일 여의도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홍준표 대표의 ‘가벼운 입’을 질타하고 나섰다.
전날 한나라 포럼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정치를 못한다”는 홍 대표의 발언에 불쾌함을 드러낸 것.
“원론적인 얘기만 하겠다”고 운을 뗀 그는 “말은 확산 과정을 거치면서 의도적이든 필연적이든 내용이 가감 된다”면서 “어제 홍 대표가 한나라 포럼 특강에 이어 한국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같은 이야기를 되풀이 해 말이 많이 나오던데 (말을 할 때는)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말로 할 때는 특강이든 강연이든 그냥 재미있고, 거기에 푹 빠져 지나가면 되지만 문자화되면 느낌이 아주 달라진다”며 “요즘은 동시성 매체와 조간, 석간, 주간, 월간 매체가 있어 분석기사가 계속 나오기 때문에 확산이 빠르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나도 많은 실수를 했다”며 “정치인들이 표현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반어법을 쓰는 경우가 있는데, 표현의 극대화는 될 수 있지만 시각에 따라서는 오해의 소지도 그만큼 크다”고 강조했다.
특히 “비공개 회의 때 구체적인 문제점에 대해 홍 대표에게 건의하겠다”고 경고를 하기도 했다. 홍 대표는 쓴 웃음을 짓기는 했으나 별다른 대응을 하진 않다.
또 두 번의 토론회와 논산 수해지역 현장 방문 등 홍 대표의 전날 일정을 일일이 언급, “노고가 많은 것을 알겠지만 바쁜 일정에 쫓기기 보다는 계획 하에 이뤄졌으면 좋겠다”며 즉흥적인 ‘홍준표 식 현장행보’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내일 국회에서 열릴 예정인 ‘매머드급 고위 당정청’ 회의에 대해서도 “아무리 좋은 행사라도 성과가 없으면 이벤트, 쇼가 아니냐는 이야기가 곧 나오게 돼 있다”면서 “일단 만나서 얘기나 해보자 이런 식의 태도를 가지기에는 현안이 너무 무겁다”고 홍 대표를 압박했다.
그러면서 “홍 대표가 출범한 후, 당이 시끄러웠는데 너무 성급하게 추진한다는 우려도 낳지 않겠느냐 걱정된다”며 “실무자 차원의 협의를 통해 인사치레나 통과의례 떠나 발전적인 결과를 볼 수 있도록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김봉철 기자 (bck0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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