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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 속까지 MB맨' 이동관의 신의(信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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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는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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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양의 신의와 의기를 떠올리게 하는 모습
2012년 02월 07일 (화) 11:55:23 박용석 기자 param25@newstalk.kr
전국시대 진(晉)나라에 예양(豫讓)이라는 선비가 있었다. 예양은 범(范)씨와 중행(中行)씨 밑에서 벼슬살이를 하였으나 지백(智伯)이라는 중신을 만나 그의 휘하로 들어가 중용 되었다. 그러나 치열한 권력싸움으로 인해 지백이 조양자(趙襄子)에게 목숨을 잃자 예양은 지백의 복수를 결심한다.
예양은 이름을 바꾸고 화장실 인부로 변장해 조양자의 집에 숨어들었다. 화장실을 가려던 조양자가 살기를 느끼고 일하던 인부를 잡아 문초를 하니 칼을 품은 예양이었다. 부하들이 예양의 목을 치려 하자 조양자는 보기 드문 정의로운 사람이라며 부하들을 물리고 예양을 돌려보낸다.
풀려난 예양은 이번에는 몸에 옷 칠을 하고 수염과 눈썹을 밀고 숯을 먹어 목소리를 변하게 하여 문둥병 환자로 변장을 한 후 다시 조양자를 노린다. 어느 날 다리 위를 지나던 조양자는 말이 놀라자 예양의 살기 때문이라고 짐작하고 부하를 풀어 주변을 수색해보니 과연 예양이 붙잡혔다.
이에 조양자는 노하여 예양을 꾸짖었다. “너는 일찍이 범씨와 중행씨를 모신 적이 있다. 그들을 죽인 것은 다름아닌 지백인데 너는 원수를 갚기는커녕 오히려 지백의 신하가 되었지 않느냐! 그런데 지백이 죽자 너는 왜 그 복수를 반드시 하려고 하는 것이냐? 이는 어불성설이 아닌가!”
그러자 예양은 “선비는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죽고, 여자는 자기를 예뻐해 주는 남자를 위해 단장한다”며 “내가 범씨와 중행씨를 섬기기는 했지만 그들은 나를 보통사람으로 대했다. 그러나 지백은 나를 선비로 대했으니 나도 선비로서 그 은혜를 보답하는 것이다”고 대답했다.
조양자는 “예양이여! 그대의 뜻은 높으나 나도 더 이상은 어쩔 수가 없구나! 목숨을 내 놔야겠다!”며 한탄을 했다. 이에 예양은 “당신은 나를 한번 용서해 줌으로써 천하의 인심을 얻었다. 이제 내가 죽을 차례이나 은혜를 아는 선비로서 당신의 옷이라도 베고 죽고 싶다”고 조양자에게 간청을 했다.
예양의 의기에 감동한 조양자가 입고 있던 전포를 벗어주자 예양은 칼을 뽑아 그 옷을 세 번 벤 후 “이 것으로 지백의 은혜에 보답했다”고 말하고 그 자리에서 자결을 했다. 사마천의 사기(史記) 자객열전 예양편의 내용으로 배신과 폐륜이 만연한 우리 정치권에 큰 교훈을 주는 이야기다.
요즘 방송사에서는 현 정부의 공과를 논하는 프로그램에 패널을 선정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두 차례의 글로벌 경제위기로 국내경기가 침체되면서 지지도가 급락하자, 이명박 정부의 정책을 옹호하겠다고 나서는 정치인이 없기 때문이다. 4.11 총선을 앞두고 박근혜 한나라당 비대위원장이 당권을 잡자 친이(親李)들 조차도 앞장서서 대통령을 비난하고 있는 실정이니 오죽하겠는가!
이러한 상황에서 요즘 유독 눈에 띄는 정치인이 있다. ‘MB맨’을 자처하며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신의를 지키고 있는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다. 그는 각종 TV토론이나 언론 인터뷰에 출연해 이명박 정부에 대한 오해를 풀고자 고군분투를 하고 있으며, 이번 4.11 총선에서도 현 정부의 공과를 공정하게 평가 받고자 새누리당의 텃밭인 강남을 버리고 강북에 출마한다고 당당히 밝히고 있다.
그는 이 대통령과 학연이나 지연의 연고도 없다. 말 많은 소망교회의 신도도 아니라고 한다. 단지 동아일보 재직시절 언론인과 서울시장으로 이 대통령을 몇 번 만난 것이 인연이 되어 이명박 캠프에 합류를 했다. 이후 그는 이 대통령의 인정을 받아 인수위 대변인, 청와대 대변인, 홍보수석을 역임했다.
6일 CBS라디오에 출연한 그는 “선비는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서 목숨을 바친다”는 고사성어를 인용하며 소회를 밝혔다. 현 정부의 공과를 떠나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을 옹호하는 것은 정치적 자살행위’라는 인식이 팽배한 지금, 이 전 수석의 이러한 모습은 예양의 신의와 의기를 떠올리게 한다.
정치도 사람이 하는 것이다. 따라서 ‘먼저 사람이 되라’는 말은 정치인들에게도 적용이 될 것이다. 정치적 배신과 폐륜을 밥 먹듯이 하는 이들에게 도대체 어떤 정치를 기대할 수 있을까! 이 전 수석의 신의는 대통령에게 등을 돌린 친이계를 포함한 우리 정치권이 새겨봐야 할 모습이 아닐까 생각한다.
박용석/ 편집부장
입력시간 : 2012년 02월 07일 (화) 11:4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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