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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 ‘안’ 사이에 ‘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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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연쇄 회동에 ‘역할론’ 둘러싼 다양한 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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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민주당 쇄신, 중도신당설 등 캐스팅보터로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경선 후 두 달여 동안 침묵했던 손학규 상임고문(사진)이 야권 대선정국의 한복판으로 들어왔다. 손 상임고문은 지난 26일 서울시내에서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전 후보를 잇달아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두고 ‘손학규 역할론’ 등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전날 이뤄진 손 상임고문과 두 사람의 연쇄 회동은 어떻게 이뤄졌고, 무슨 대화가 오갔을까.
손 상임고문은 안 전 후보를 먼저 만났다. 40여분 회동의 주된 화두는 ‘위로’와 ‘정권교체’였다고 한다. 양측 관계자들은 “두 사람 모두 동병상련의 처지”라고 했다. 손 상임고문 측 관계자는 “손 상임고문은 선거운동일 직전에야 문 후보 지원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손 상임고문이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물러난 안 전 후보를 위로하고 정권교체를 위해 힘을 합치자고 설득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손 상임고문은 같은 날 오후 8시쯤 서울 마포로 걸음을 옮겼다. 손 상임고문과 가까운 전·현직 의원 10여명과 만나기로 돼 있었다. 모임이 시작된 지 40여분이 흘렀을 때 그는 “잠시 다녀오겠다”고 일어서 서울 여의도에서 문 후보와 만났다.
손 상임고문과 문 후보의 회동 시간도 30~40분 정도였다. 손 상임고문은 “큰형님의 입장에서 할 말을 다했다”고 측근들에게 말했다고 한다. 문 후보는 손 상임고문에게 “나는 정권교체에 매진할 테니 두 사람(손 상임고문, 안 전 후보)이 정치개혁과 민주당 쇄신을 맡아줬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는 후문이다.
연쇄 회동을 들여다보면 세 사람의 얽히고설킨 이해관계가 고스란히 전해진다. 문 후보 입장에선 대선 승리가 절실하다. 손 상임고문과 안 전 후보는 문 후보에겐 ‘필승 조합’이다. 수도권·중도층 기반이 튼튼한 인사들이다. 두 사람을 지렛대 삼아 ‘친노무현 후보’라는 이미지도 희석시킬 수 있다.
안 전 후보는 대선과 대선 이후의 입지를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손 상임고문과는 처지가 비슷하다. 비노무현, 중도층, 수도권, 탈호남이라는 공통분모에다 문 후보와의 경쟁에서 패배한 공통점을 갖고 있다. 문 후보보다 손 상임고문과 먼저 만난 것을 두고 “민주당을 깨고 합리적 중도층을 중심으로 신당을 창당하려는 것 같다”는 의견도 당 안팎에서 나온다.
‘문재인의 대선’과 ‘안철수의 대선 이후’를 오가는 손 상임고문이 ‘캐스팅보터’ 역할로 정치적 활로를 찾고 있다.
<구혜영 기자 koohy@kyunghyang.com>
출처;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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