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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쫓기는 朴의 인사… 설 직후 17개 부처 '원샷 組閣'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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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대진 기자
메신저입력 : 2013.02.06 03:04
최근 보강된 검증팀, 별도의 사무실 차려놓고 철야 작업
["총리·비서실장 인선 상당히 무르익었다"]
총리, 안대희·조무제 물망… 진영 발탁 할 수도
비서실장, 최경환·유정복·권영세·최외출 거론
 박근혜 당선인이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당선인 집무실에서 윌리엄 페리 전 미 국방장관 일행을 접견하던 도중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박근혜(朴槿惠) 대통령 당선인은 5일 새누리당 경북 지역 의원들과 만나 "새 정부가 출범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잘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취임 D-20인 5일까지도 새 정부 공직 후보자를 한 명도 정하지 못한 데 대한 당 안팎의 우려에 박 당선인이 인선은 서두르고 검증은 제대로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라고 측근들은 전했다. 그러나 야당의 전폭적인 협조가 없는 한 정상적인 정부 출범은 어려워졌다.
◇'원샷 조각' 가능성도
당선인 참모들은 이날 "이제는 시간이 없기 때문에 언제라도 인사 발표가 있을 수 있다"며 "내일(6일) 이후론 총리든 비서실장이든 정해지는 대로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박 당선인 측은 국무총리를 먼저 발표할지 청와대 수석진을 먼저 발표할지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당선인 측에선 "결정이 됐는데 공개하지 않는 게 아니라 아직 어느 자리를 먼저 할지 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당선인 주변에서는 '원샷(one shot) 조각'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 여권 관계자는 "과거 예를 보면 청문회는 열흘 정도면 끝낼 수 있다"면서 "설 직전에 국무총리와 비서실장을 거의 동시에 발표하고, 설 연휴 직후에 17개 부처 장관을 한꺼번에 발표하는 방법도 있다"고 했다. 이 경우 설 연휴 기간에 총리 후보자에 대한 검증 공세를 완충할 수 있다. 또 "3일 연휴 동안 총리 후보자와 충분히 상의해서 제청 절차를 거쳤다"는 명분도 살릴 수 있다. 그리고 연휴 직후에 조각 명단을 발표하면 야당과 언론은 여러 명을 동시에 검증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 '인해전술'로 검증 전선을 다소 쉽게 돌파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총리 후보로는 검증 시험대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안대희·조무제 전 대법관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국민 통합 차원에서 한광옥 인수위 국민대통합위원장도 거명된다. 일각에선 대통령직인수위 부위원장으로서 박 당선인의 공약과 철학을 가장 잘 알고 작년 4월 총선을 통해 사실상 검증을 거쳤다는 점에서 진영 의원의 발탁 가능성도 점쳤다.
비서실장 후보로는 현역 의원이라는 부담에도 불구하고 3선(選)의 최경환·유정복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보궐선거 부담이 없다는 점에서 권영세 전 의원이 유력하다는 관측도 있다. 비(非)정치인 중에서는 대선 때 박 당선인의 기획조정특보를 지낸 최외출 영남대 교수가 물망에 올라 있다.
◇"증류수 같은 사람 있나"
박 당선인 측은 최근 보강한 인사검증팀을 중심으로 검증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검증팀은 당선인 비서실 사무실과 별도 사무실에서 거의 철야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뒤늦게 검증을 본격화하다 보니 시일이 자꾸 늦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당선인은 현 정부로부터 2만명의 인사 자료를 넘겨받았지만 그동안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인수위의 한 관계자는 "증류수 같은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면서 "후보자 상당수가 검증을 우려해 자리를 마다하는 것도 인사가 늦어지는 이유"라고 말한다. 김용준 전 총리 후보자에게서 보듯이 가족 고생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후보자 주변에서 반대가 많다는 것이다.
인사가 늦어지다 보니 '어느 자리에는 어떤 능력과 성향의 사람을 앉힌다'는 인사의 기본 개념도 흔들리고 있다. 박 당선인은 책임 총리제를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검증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통합 등 여러 조건보다는 '청문회를 무사통과할 사람 찾기'에 급급한 실정이라고 한다.
새누리당에서는 "한두 명이 낙마하고 정부 출범이 취임식에 맞춰지지 못하는 상황도 각오해야 한다"며 "며칠 늦어지는 건 감수할 수 있지만 다시 한 번 (총리 후보 낙마 등으로) 타격을 받으면 그때는 국정 주도권에 문제가 생긴다"는 건의가 올라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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