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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격 잃은 국회 질의와 총리의 소신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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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의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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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재 일자 : 2013년 02월 15일(金)
이명박 정부를 상대로 한 국회의 마지막 대정부 질의는 대한민국 국회·국회의원의 수준과 자질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이에 반해 김황식 총리가 끝까지 품위를 지키면서 소신 답변을 한 것은 일부 국회의원의 저질·저급(低質低級)한 행태와 뚜렷이 대비되면서 정치·국회 개혁과 인적 청산의 절박성을 거듭 일깨우고 있다.
이 정부 임기 종료를 열흘 앞두고 14일 국회 본의장에서 진행된 대정부 질의에서 김동철 민주통합당 의원은 ‘고·소·영’인사, 4대강 사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 등을 거론하며 “이 대통령은 헌정사상 가장 나쁜 대통령” “마지막 소임은 권력형 비리 사건에 대한 법의 심판을 받고 차가운 감옥에서 사죄와 눈물의 참회록을 쓰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고는 김 총리에게 “그만 들어가도 좋다”며 답변도 들으려 하지 않았다.
국회의원이 국정 전반에 대해 비판하고, 대책을 따져 묻는 것은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다. 그러나 김 의원의 행태는 그런 차원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우선, 김 의원의 발언 자체가 지나치게 감정적이며 상대방에 대한 모독으로 일관하고 있다. 말의 품격은 인격을 반영하며, 국회의원의 공개 질의는 국격(國格)의 일부다. 또 김 의원 주장은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도 많다는 사실을 고려하지 않은, 과도한 편가르기식이다. 이런 정치는 국민통합은 고사하고 분열과 갈등만 부추기게 될 것이다. 사실관계에 맞지 않거나, 편견에 휩싸인 일방적 주장도 적지 않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역시 임기말에 수많은 문제점이 드러나 많은 비판을 받았다. 그나마 이 대통령은 대선 때 여당에서 쫓겨나지 않은 첫 대통령이다. 비판할 때 더 냉철해야 하고, 더 정교한 근거와 논리가 필요하다는 것이 상식이다.
이런 국회의 모습은 국정 논의보다 시정잡배의 취중 시비처럼 비친다. 그나마 김 총리가 “들어가선 안 되죠” 하고 버티면서 “이 정부에서 해온 모든 정책이 빛도 있고 그림자도 있지만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정리해야 한다”며 책임있는 총리상(像)을 보여준 것은 다행한 일이다. 정치 불신은 이런 구태(舊態)가 고쳐지지 않기 때문이다. 의원들의 수준이 오르지 않으면 ‘국회 선진화법’을 수십 개 만들어도 소용없을 것이다. 아울러 본회의 대정부 질의 존폐 등 제도 개선도 검토해 볼 때다.
출처;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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