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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이 스스로 만든 상설특검을 두번이나 반대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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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세월호 참사 이어 올해 '성완종 리스트' 수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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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덕호 기자 이메일
hueyduck@chosun.com
입력 : 2015.04.20 14:27 | 수정 : 2015.04.20 14:37
지난해 도입된 상설특검제도가 시행해 보기도 전에 유명무실해질 위기에 처했다. 특검 대상이 될 만한 ‘성완종 리스트’ 사건에 대해 야당이 상설특검 실시를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야당이 주장해 도입된 제도를 야당이 문제가 많다며 반대하는 것인데, 제도가 시행된 지 10개월만에 벌써 두 번째다. 반면 야당 일부 의원은 이번 사건에 상설특검을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전 새누리당 의원)의 주머니에서 발견된 메모에서 시작된 ‘성완종 리스트’ 사건이 특검의 대상이라는 데에 여야는 표면상으로 이견이 없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 16일 남미로 출국하기 직전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가진 회동에서 “특검도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야당은 특검에 조심스럽다. 검찰 특별수사팀의 수사를 지켜본 뒤에 특검을 실시하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야당이 이번 성완종 리스트 사건에 상설특검 실시에 소극적인 것은 제도가 야당에 불리하다는 점 때문이다.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상설특검법)에 따르면 특별검사를 추천하는 특별검사후보추천위원회는 7명으로 구성되는데, 그 중 야당 몫은 2명이다. 정부와 여당에 유리한 특별검사가 임명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또 상설특검제에서 특검이 파견 받을 수 있는 검사는 5명인데, 현재 검찰 특별수사팀의 검사는 10명이이다. 오히려 수사력이 떨어진다는 점도 야당이 상설특검 실시에 반대하는 한 이유다.
지난 14일 안규백 새정치연합 원내수석부대표는 여야 원내대표와 주례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현재의 상설 특검으로는 상당히 활동하는 데 제한적이고, 역량을 발휘하기 어렵다”며 “명실상부하게 (진상 규명을) 하려면 새로운 특검법을 만들거나, 기존 특검 제도에서 야당이 추천한 특별검사를 (임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당이 상설특검 실시에 반대한 사례는 작년에도 있었다. 지난해 4월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자 진상 규명을 위해 상설특검을 실시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러나 당시 세월호 유가족 측은 “여당이 특검 추천위원 2명을 추천한다”며 특검 실시를 반대했다. 새누리당은 국회가 추천하는 위원 4명 중 여당 몫 2명을 유가족과 야당의 사전 동의 하에 여당이 추천하기로 하며 양보했지만 유가족과 야당 의원들의 반대에 부딪혀 특검은 무산됐다.
상설특검법 도입은 여당의 반대 속에 새정치연합이 주도해 지난해 2월 통과됐다. 새정치민주연합 최원식, 정의당 서기호, 새누리당 김도읍 의원이 제출한 3개 법안을 기초로 법이 마련됐다.
최원식 새정치연합 의원은 “(상설특검법이 있는데) 따로 특별법을 만들어 특검을 실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번 사건은 대통령이 야당의 의견을 많이 반영하고 인원을 보강해 법의 한계를 보충하는 식으로 추진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출처;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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