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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열 "우파 대변 잘한 것인지..."회의감 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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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 말없는 다수 굴복되고 함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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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에는 말없는 다수는 사라지고 겁먹은 허수만 존재하게 됐다"
소설가 이문열씨가 현재 우리 사회를 이렇게 진단했다. 이씨는 24일 오전 경기도청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말없는 다수 또는 겁먹은 허수´라는 제목의 특강에서 "촛불시위 때 언론 보도가 특정한 방향으로만 편중되는 듯해 이에 대해 한마디 하자 주위에서 ´잘했다´면서도 ´큰일났다´는 반응을 보이더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씨는 지난 6월 한 라디오 방송을 통해“불장난을 오래 하다 보면 결국 불에 데게 된다. 촛불 장난 너무 오래하는 것 같다.”고 발언해 극렬한 찬반논쟁이 일었었다.
그는 20세기 초 이탈리아의 사상가이자 공산주의자였던 안토니오 그람시를 들며 "어쩌면 이들이 그람시가 말하는 ´함락된 진지´라는 생각도 든다"고도 했다. 그람시의 이론에 따르면 종교,문화,학문,예술 등이 ‘진지’를 말하며 국가체제는 이 진지들로 인해 지켜진다는 것.
그는 혁명에 성공하기 위해선 이런 진지들부터 함락돼야 하는데 이 전술은 1980년대 우리나라에서도 적용됐고, 실제로 훌륭한 성과도 거뒀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 결과로 "말없는 다수는 바로 이런 진지전에 의해 의식이 세뇌되어 버렸거나 완전히 겁먹어서 굴복되고 함락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어서 그는 "이런 현상이 나타나게 된 원인을 추정해보니 70,80년대 권위주의 정권을 거치면서 상대편의 이데올로기에 함락된 것이 아닌가 싶다"며 "공통의식을 가진 절대다수를 확보하지 못한 사회는 안정성이 떨어지고 이권다툼이 치열해지는 만큼 지켜야 할 가치를 확립하고 이에 동의하는 다수를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지난 60년간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는 무엇인지, 무엇을 위해서 이 국가를 만들었는지 같은 제대로 된 국민교육이 이뤄지지 못했다"고 진단하면서 “지금이야말로 제대로 된 국민형성운동이 추진돼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해법을 내놓았다.
한편, 이문열씨는 우리 사회에서 지식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어려움과 회의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지난 10년간 내가 보수 우파의 논리를 앞장서 대변했지만 과연 잘한 일이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는 그는 "(우리사회가) 아무런 감정이 없는 두 아이를 불러다 마주 보고 따귀를 때리게 하던 옛날 체벌방식처럼 지식인에게 따귀 때리기를 시킨 것은 아닌가 싶다"며 "장난처럼 주고받던 ´따귀 때리기´가 나중에는 전력을 다해 하게 되는 것처럼 10년간 내 논리가 이런 식으로 과장된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든다"고 소감을 털어놓았다.
[박주연 기자]phjmy9757@naver.com
출처 독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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