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터넷타임즈
> 뉴스 > 정치
|
|
|
개성공단 철수, 정부가 먼저 선언해야...
|
적진에서 내 프레임대로 싸우는 것이 이기는 길....
|
정부가 당장이라도 PSI 전면참여 발표를 할 것처럼 떠벌일 때 희망을 보았었는데, 누구생일이니 인질이 위험하니 뭐니 이런저런 핑계로 일관하더니 이제 하기는 할 건지조차 예측이 어렵게 된 것 같다.
북한이 온갖 만류에도 불구하고 미사일 발사를 강행했을 때 들끓었던 분노가 식었으니 PSI을 불 땔 동인도 사라졌다는 말인가. 대한민국 백성이면 누구나 둘째가라면 서러워 한다는 냄비근성을 이명박 정부가 가졌다는 것에 동류의식을 느낀다면 정이 가야 할 텐데, 이제는 만정(萬情)이 싹 가시는 것만 같다.
북한도 그렇다. 금강산 총격에다 미사일 발사에다 개성공단의 인질사건까지 뭣 주고 뺨 맞는 것도 한 두 번이어야지 해도 해도 너무 하는 것 아닌가 싶다. 이제는 하도 들어서 신물이 나는 우리끼리니 뭐니 하는 얘기도 지겹다.
지금도 북한은 PSI구상과 개성사업을 연계하여 도발적 작태를 계속하고 있다. 수도 서울을 겨냥해 도발할 것처럼 위협적인 언사를 내뱉고 있을 뿐 아니라, 개성공단 근로자를 인질로 삼아 인질극까지 벌이고 있다.
북에 양보하고, 퍼주고, 뒤통수까지 맞은 전임 좌파정권들의 실패를 답습해서는 안 된다고, 그런 의미에서 이명박 정부는 지난 두 정부와 확실하게 달라야 하고, 다를 것이라고 믿었던 사람에게 이런 일들은 북이 때리는 뒤통수보다 더 충격적일 것이다.
그러나 그런 뒤통수 때리기는 약과일 것이다. 양식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두려워해야 할 것은 우리 정부의 대처방식이 북한의 도발방식에 비해 순진하다 못해 저열하다는 사실일 것이다.
북한은 당초 16일 남북 접촉을 제안하면서 5일 뒤인 21일 만나자고 했다. 우리 정부가 15일로 예정했던 PSI 전면참여 발표를 19일로 연기한 사실을 계산에 넣은 것이 21일 회담일정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우리 정부는 왜 진중하게 검토하고 조율해보지도 않은 채 전면참여를 발표했다가 석연찮은 이유를 들어 연기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렇게 생각도 없고 대책도 없이 기분 내키는 대로 일을 처리하다 우방들에게는 실없는 나라가 되고 적에게는 덜미 잡히고 내부에서는 적전분열이나 일으키는 것을 보면 이명박 정부는 누가 뭐래도 아마추어다. 그러니 프로급 쌈꾼인 북한의 꼼수에 말려들지 않을 도리가 있겠는가.
이제라도 정부는 사태의 심각성을 직시해야 한다. 초심으로 돌아가 위기관리 및 대처능력을 총동원해 대처하지 않는다면 북한의 장단에 엇박자나 놓다가 또 다시 개망신을 당할 소지가 크다.
아니나 다를까 지난 ‘4·21 남북 접촉’에서 북한은 “개성공단 특혜 재검토” 입장을 밝히는 등 음흉한 속내를 드러냈다. 북한이 21일 남측에 전달한 통지 내용은 개성공단 토지임대차 계약 재협상과 토지사용료 유예기간 단축, 북측 근로자 노임 현실화 등 크게 두 가지다.
북한의 의도가 명확하게 파악되지는 않았지만, 아마 여전히 PSI를 들먹이면서 개성공단에서 실익을 챙기려 할 것이다. 남북 당국간 합의보다는 먼저 입주기업들과의 계약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개정하려고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기존 합의사항 위배인 만큼 북한 요구가 일방적으로 관철되긴 어려울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북측의 ‘희망사항’에 대한 우리 측도 요구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그렇게 소극적으로 임해서는 이미 우리의 좌파정권이 지난 10여년 이상 학습해놓은 북한을 이길 답이 없어 보인다.
북한도 많이 컸다고 해야 할까? 성동격서라고 정치적 의제를 내놓고 경제적 실익을 챙기려는 협상력을 보여주고 있으니 말이다. 그렇지만 더 이상 북한의 선전선동 무대가 되게 놔둬서는 안 된다. 무슨 야바위판에서 벌어지는 양아치 구걸법도 아니고 협상자의 얼을 빼서는 가져온 물건 땡처리하게 만들게 해서는 안 된다.
특히 우리 국민을 조사하게 될 경우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한다’는 남북합의와 국제적 관례까지 무시하며 자국 국민을 억류하고 있는데, 만나자고 만나준 것도 문제지만 어차피 만나기로 한 것을 무를 수는 없었을 것이다. 이왕에 회담에 응했으니 늦은 감이 있긴 하지만 이제라도 금강산 저격건, 미사일 발사건, 개성공단 인질건에 대해 따져야 한다.
금강산 때도 유야무야 넘어갔고 벌써 PSI 전면참여 발표도 두 차례나 연기했다. 인질문제는 해결이 난망해 보인다. 남북 관계의 특수성과 인질 사태 같은 현실을 감안한 것이겠지만 북이 가당찮은 협박을 계속한다면 더 물러설 수는 없다. 이제 더 이상 그런 구걸외교를 지탱해서는 안 될 것이다.
 비인도적 처사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고 조속한 해결을 요구해야 하며, PSI나 개성공단 사업과 연계하려는 술수를 단호히 배격해야 한다. 나아가 개성공단 사업을 접겠다는 각오를 보여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지금 같은 방식이라면 개성공단 사업이 계속된다 해도 문제다.
현대아산이 무너지고 개성입주업체가 다 무너질 수도 있다. 사업을 못 해서가 아니라 정치적 위험으로 인해 그렇게 됐을 때 정부가 무슨 책임질 것이며, 국민은 왜 그 부담을 져야 하는가.
남북 관계의 특수성과 동포애를 들어 사업을 지속해야 한다는 사람도 있을 줄 알지만, 우리가 단호하게 나가는 것이 오히려 사업의 지속성을 높여 주게 될 것이다. 개성의 북한주민이 초코파이에 중독돼 있듯 북한 당국도 이미 개성공단이 주는 단물을 알았기 때문에 포기하기 어려울 것이다.
어거지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북한이 알 때 협상장에서 합리적인 안을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목이 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고 했는데 개성이 우리에게 우물인지 북한에 우물인지 따져봐야 할 때다. 그리고 서로에게 WIN-WIN이 되는 때 비로소 개성사업도 최소한의 사업성, 즉 영속성을 얻게 되는 것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혹여 못 알아듣는 머리 나쁜 좌빨들이 있어서 아직도 ‘햇볕’같은 구닥다리 말을 씹어뱉기라도 할까봐 금강산이나 개성이 무슨 가난뱅이 구제사업인 지 먼저 묻고자 한다.
구휼이 아닌 사업은 주고받는 것이지 어느 누가 일방적으로 베푸는 게 아니다. 그건 부모자식 간, 형제지간에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햇볕은 사업이 아니고 퍼주기였으며, 그래서 좌빨들 스스로 종가를 거지소굴로 만들었던 것이니 참 아이러니 하지 않은가.
애초부터 북한을 거지소굴로 보는 나 같은 보수꼴통이라면 모르겠지만, 북한을 낙원으로 생각하는 좌빨들이 왜 북한에는 유독 퍼줘야 한다는 지, 그런 말도 안 되는 논리를 확대재생산하는 지도 나로서는 이해가 안 되는 대목이다.
하긴 부모자식간, 부부간, 형제간에 뇌물 주고받은 건 죄가 아니라는 이상한 변호사도 있다더니 그 인간 빨아대다 보니 논리적 코드도 맞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이상에서 말한 단순한 논리를 이해했다면 개성공단을 접겠다고 먼저 말하는 것이 왜 협상카드로서 훌륭한 것인지 이해가 됐을 것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지만, 팁 하나 더 추가해보면 “전쟁은 내 땅이 아니라 적의 땅에서 내 프레임으로 끌고 가는 사람이 반드시 이기게 되어있는 것”이다.
출처 투데이포커스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