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과 재보선에서 박근혜와 친박들의 해당행위를 바라보며, 찍 소리도 못하는 170명의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은 분명 비겁했다.. 우리 국민들은 비겁한 사람을 좋아하는 모양이다.. 저렇게 비겁한 사람들을 170명이나 뽑아서 국회로 보냈으니! 그런데 이번 원내대표 선거 결과를 보니까 약간의 위안은 된다.. 비겁할지언정 비열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친박이 민 황우여 의원은 1차 투표에서 47표를 얻었다.. 그간 한나라당에 친박 의석이 50여 석 정도로 분석되었던 것을 보면 이탈이 있었다는 소리다.. 주이야박이니 박근혜 줄서기니 하면서 찌라시들이 주구장창 박근혜를 빨아댔지만 그게 전부 헛소리라는 것이 이번 선거에서 증명되었다.. 박근혜 뒤에 선 줄이 늘어나긴커녕 줄어들었으니까..
말하자면 이런 거다.. 총대를 매고 비판할 용기는 없었고 그래서 한나라당 의원들은 비겁했지만, 그렇다고 명백히 잘못된 행위에 동조를 하고 줄을 설 정도로 비열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친박계의 모 의원은 진성박빠 의원이 47명밖에 안 된다고 자조석긴 말을 했다지만, 그 동안 박근혜와 친박의 횡포를 보면 그 정도 남은 것도 다행으로 보인다..
내가 보기에 박근혜는 아버지의 잘못된 점만 쏙 빼 닮은 것 같다.. 집요한 권력욕, 홍위병 거느리기, 그리고 대화와 타협보다는 독선과 독재로 흐르는 성격이 그렇다.. 나름 이해는 간다.. 워낙에 태생이 공주과인데다, 애초부터 정치도 그렇게 배우지 않았는가.. 20살 갓 넘은 나이에 최태민과 돌아다니며 어용조직 만들고 놀다 박통에게 혼도 났다지?
세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고 그 버릇 어디 가겠는가.. 까 놓고 얘기해서 친박 의원이란 양반들은 박근혜와 함께 정치를 하는 사람들로는 절대로 보이지 않는다.. 국민의 눈에는 그저 박근혜의 하명을 기다리며 은총을 바라는 그런 작자들로 보일 뿐이다.. 대통령인 이명박보다도 더 높은 곳에 권좌를 틀고 아래 것을 거느리는 모양새가 박근혜의 정치다..
간 쓸개 다 빼 놓은 것들이야 그 밑에 들어가서 가신 노릇 할지 몰라도, 정신 제대로 박힌 사람이라면 요즘 세상에 그 짓을 누가 할까? 그렇게 따지고 보면 박빠 의원이 아직 47명이나 남아 있는 것도 참 대단한 일이다.. 점점 왜소해져 가는 박근혜의 당내 입지와 그럴수록 박근혜 거품 키우기에 몰빵하는 일부 찌라시와 박빠들을 보면 웃음이 나온다..
사실 그런 성향은 게시판에서도 나타난다.. 박빠와 명빠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일까? 명빠의 본산이라는 엔파람에서조차 이명박을 낮 뜨겁게 빨아대는 글은 찾아보기 힘들다.. “MB님은 오로지 나라 잘 되는 것만 생각하는 애국의 화신이며, 무너진 경제를 되살린 혜안을 가지고 계신 분”이라고 빨아 대는 글을 엔파람에서 본 적이 있나?
누가 그런 소리를 하면 박빠들이 나서기도 전에 명빠들에 의해 조롱거리가 될 것은 틀림없다.. 그냥 이명박의 정책에 어떠어떠해서 옳다는 정도의 의견이 대부분이고, 그 조차도 비판적 관점이 섞여있다.. 그러나 박빠들의 글은 어떤가.. 그나마 이성적이라는 논객들조차도 박근혜에 대해서는 애국심이 어쩌고 원칙이 저쩌고 하며 낯 뜨겁게 빨아댄다..
명빠 논객들은 이명박에 대해 냉정하게 비판도 하고 또 그런 글에 동조도 한다.. 그러나 박빠 논객들은 다르다.. 설득력이 있건 없건 박근혜에 대해 조금만 싫은 소리를 해도 득달같이 달려들어 비난하기에 바쁘다.. 물론 명빠나 박빠가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그런 성향의 차이가 존재하는 것은 분명하다..
박근혜 측근들은 박빠들의 행위가 박근혜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지들끼리 자발적으로 좋아서 그러는 걸 어찌 말릴 수 있겠냐고 한다.. 그러나 근묵자흑, 근적자적이라고 했다.. 앞서 이야기한 박근혜의 그런 독단적인 성격으로 인해 그런 부류들이 주변에 모이는 것 아니겠는가..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넘어가야 하지 않겠나..
물론 그렇다고 해서 박근혜의 성향이 무조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저 자리에 올라갈 정도라면 화장빨이나 부모님의 후광 이상의 뭔가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앞서 내가 이야기했던 것도 좋게 말하면 카리스마라 할 수 있다.. 사실 카리스마라는 측면에서만 보면 이명박과 비교도 안될 정도로 박근혜가 대단한 것은 사실이다..
누구보다도 많은 정치적 자산을 가지고 있는 것이 박근혜다.. 그 장점은 대단하다.. 100미터 달리기를 한다면 다른 사람들보다 50미터는 앞에서 스타트를 하는 것과 같다.. 안타까운 것은 단점에 가려 그 장점을 빛을 발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그 나이에 천성을 바꿀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바꿀 수 있다면 지금이라도 바꿔야 한다..
한나라당에서의 박근혜의 이미지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두려움과 경외의 대상'이다.. 그 걸로 군림하던 시대는 지났다.. 지금은 70년대 박정희의 시대가 아니다.. 시대착오적인 발상에 묶여 있다면 이번 원내대표 선거의 결과는 2012년 한나라당 경선 때까지 이어질 공산이 크다.. 70년대 배웠던 정치는 잊고, 이제라도 다시 정치를 배우라는 소리다..
인터넷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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