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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패거리를 비난하는 북한의 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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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한나라당 반보수 연대에 여념없는 남북 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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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일, solbeeya@todayfocus.kr
북한이 "한나라당을 비롯한 보수 패거리들"이라며 맹비난하고 나섰다. 북한의 온라인 매체 '우리민족끼리'에 따르면 20일자 통일신보 최신호는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가 6.15남북공동선언 9주년에 즈음해 북한의 핵실험을 비판 한 것과 관련, "온 겨레의 통일지향과 염원에 대한 용납못할 도전행위"라고 마음대로 규정하는 등 적개심을 드러냈다고 한다.
지난 15일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6·15 선언은 한반도 비핵화라는 대전제 위에서 합의했던 것인데 이를 깬 사람이 누구냐"고 따지면서 6.15 선언을 "망각 속에 사라진 합의"라고 꼬집은 바 있다.
한편, 지난 1월 30일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남북 간 정치ㆍ군사적 대결 상태 해소와 관련한 모든 합의사항을 무효화하고 남북기본합의서와 부속 합의서에 있는 서해 NLL에 관한 조항들을 폐기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조평통은 “오늘 조선반도 정세는 남조선 보수 당국의 무분별한 반공화국 대결 책동에 의해 갈수록 긴장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는데, 그 직전인 1월 17일에 있었던 북한군 총참모부 대변인의 ‘대남 전면대결 태세’를 선언한 성명에 이어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면서 남한 정부의 대북정책 전환을 압박키 위한 의도로 해석되었던 것이다.
그렇게 6.15는 지나고 나서도 뜨겁게, 화합보다는 분란으로 한반도를 뜨겁게 들쑤셨는데, 하물며 그 직전에야 어떠했겠는가. 6.15남북공동선언 9주년을 맞이하는 2009년 6월 15일은 그 어느 때보다도 뜨거웠다. MB정권이 6.15선언 이후 처음으로 들어선 우파정권인데다, 바로 직전에 전직 대통령인 노무현의 자살 사건이 있었던 탓에 이어진 조문정국까지 이어지면서 좌파의 반정부 투쟁의 총력이 6.15로 모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그 과정에서 김대중의 MB독재론이 정계를 한바탕 뒤흔들어 놓자, 민주당, 민노당, 진보신당 등 좌파 야당들과 민노총 등 노동계나 시민사회단체, 문화계 및 종교계 등에 산재돼있는 좌파 및 범좌파의 분열주의를 표방하는 인사들이 총동원됐으며, 특히 좌파골수분자인 강희남의 동조자살까지 이어지는 등 반정부투쟁이 클라이맥스를 치달았다.
하지만 '리명박 살인마'라는 유서를 써놓고 동조자살한 강희남은 썰렁한 분위기만 연출했을 뿐이고, 거기에 '부엉이 바위에 나를 서게 만들지 말라'는 정신병자의 멘트까지 추가되면서 노무현 효과는 반감되고 말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명박 독재와 오바마의 왕따로 북한이 억울한 일이 많다'고 했을 때 6.15에 대한 그나마 남았던 추억도 쓰레기통에 들어가 버렸다.
아마 김정일은 웃었겠지만, 국민 대다수는 뒤통수가 아팠을 것이다. 북한이 금강산에서 관광객을 피살하고 개성에 직원을 억류하고 핵실험에다 미사일을 발사하는 패륜 시리즈를 펼치고 있는데 독재와 왕따로 피해를 입었다니 이런 코메디가 어디 있겠는가.
'우리끼리' 어쩌고 하면서 햇볕정책을 내세워 북한에 퍼준 결과가 핵실험으로 이어졌다는 우파의 집중공격에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었을 것이고, 그래서 나온 게 DJ의 '북한피해론'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로 인해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낸 'MB독재론'도 '오바마왕따론'마저도 합리성을 결해 버리고, DJ의 노추와 노망끼만 백일하에 드러나 버렸으니 프레임 선정에 큰 오류가 있었던 것 같다.
어디 그뿐인가? 대통령을 쥐박이라고 부르는 온라인은 그렇다 치더라도 조문을 빙자하여 '제2의 민중항쟁으로 살인마 리명박을 내치자'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덕수궁 광장에 내걸고, 시정홍보지에 '이명박 죽일놈, 개새끼'라는 시사만평을 새겨 넣고, 공영방송이 했다는 백분토론에서 이명박이 죽으면 떡을 돌리겠다는 '떡열사'의 발언이 공중파를 탈 때 이미 'MB독재론'도 'DJ분탕론'이 되어 버린지 오래다.
그럼에도 DJ든 노무현 추종자든 끝내 변명 한마디 못하고 있던 차에, 그 하나도 안 웃긴 코메디에 북한이 초를 치고 나서주니 과연 금상첨화였을까 아니었을까.
북한의 '우리민족끼리'는 박 대표의 6.15발언을 "북남공동선언을 공화국의 자위적인 핵억제력 강화 조치와 억지로 연결시켜 시비중상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자신들의 핵실험은 "그 누구의 도움에 의한 것이 아니라 철두철미 자력갱생의 산물"로 "허리 띠를 졸라매고 악전고투하면서 기어이 해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지난 정권 10년 동안 한국 정부가 햇볕정책 기조 하에 '퍼준' 대북 지원금이 북핵 개발에 사용됐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되는데, 자신들의 2차례에 걸친 핵실험으로 "조선민족의 힘은 열백배로 더욱 강해졌으며 '우리민족끼리'의 통일을 힘 있게 추동할 수 있는 튼튼한 담보를 마련하게 된 것"이 "성과적"이라고 자평한 부분은 가히 메가톤급이다.
그렇잖아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대북 퍼주기’로 북한의 핵 개발이 이뤄졌다는 비난이 우파로부터 나오고 있는 판에 당사자인 전직 대통령으로서 사과는 못 할망정 현 정부를 독재정권으로 비난하여 국론을 분열시키는 적반하장으로 일관하고 있고, 또 다른 당사자인 북한은 그러한 부정행위가 마치 우리민족끼리의 통일을 위한 담보로써 불가피했던 것처럼 화답하는 등 화간상대가 서로를 마주보며 불륜을 로맨스라고 자화자찬하는 꼴이니 그 꼴이 어찌 가증스럽지 않겠는가.
게다가 그 중 한 쪽인 북한은 이미 불륜의 시작이었던 6.15선언을 무효화한 마당이고 다른 한쪽인 DJ 등은 불륜의 책임을 지고 사실상 쫒겨난 상태인데 뒤늦게 다시 눈이 맞아 6.15 추억을 얘기하는 것은 또 다른 불륜을 저지르는 꼴이니 그 노추 또한 만만찮아 보인다.
국민의 압도적 지지로 당선되고도 쥐박이니 살인마니 죽일 놈이니 하는 소리를 듣는 대통령은 독재고, 3대 세습정권은 민주화라니 그게 무슨 망발인가. 등 춥고 배 굶주린 북녘 인민들 허리띠 졸라매게 한 결과로 핵과 미사일을 개발한 것이 피해자고, 그것을 막고자 한 정권은 독재자요 왕따쟁이라니 그건 또 무슨 망발인가.
지난 10년간 서로 얼싸 안고 우리끼리를 외치고, 금방 통일될 것처럼 매일 나발 불다가는 새 정권에 대해서는 100일도 안 돼서 명줄을 끊어야 한다고 설친 한국의 그 방송과 북한의 '우리민족끼리' 방송의 차이는 도대체 무엇인가? 어떻게 한국내 좌파들의 논리와 북한방송이 똑같을 수가 있는가. 북한 김정일 독재체제가 한나라당 등 보수를 싫어하는 이유와 남한내 좌파들의 논리가 그렇게 씨줄날줄 하나도 다름없이 똑같을 수 있는가. 사상적 지향점이 북한에서 나왔다는 증거가 확실하지 않은가.
어디 그뿐이랴. 20일자 북한발 보도에 이어 21일에는 민노당이 부산에서 ▲이명박 독재정권 퇴진 ▲반전평화와 통일 등의 '정책당대회 선언문'으로 채택하여 북한 노동당과 남한 민주당을 지원하고 나선 것이다. "이명박 정권을 그대로 두고서는 민생도, 민주주의도, 남북화해도 기약할 수 없다"며 "민심이 요구하는 독재정권 퇴진을 위해 민노당은 굽힘없이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노당, 그러니까 '민주노동당'이라는 당명이 '(남한의) 민주당'과 '(북한의) 노동당'을 합한 것 같은 상징성, 남북에 걸쳐 뿌리깊이 맺어진 좌파연대를 상징하는 이미지로 떠오르는 것을 피할 길이 없다. 이미 좌파 이미지가 뼛속까지 스며들어 가릴 수도 감출 수도 없고, 또 그럴 필요도 느끼지 않는 찌질이 정당이 아직도 여론을 생각하여 주춤거릴 수밖에 없는 민주당에 앞서 제목소리(?)를 낸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까지 하게 만든다.
참으로 그러하다면 그 목불인견의 참상을 어찌 정상적인 국민이 용납할 수 있겠는가.
출처 투데이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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