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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법 반대하는 박근혜는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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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MB에 대한 증오 넘어 이념에 문제 있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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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만원 시스템클럽 대표
정치인은 스타디움에 오르기 전까지는 주위의 덕을 볼 수 있지만, 스타디움에 오른 다음에는 자기 능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박근혜라는 정치인은 박정희 대통령의 후광을 업고 지금의 화려한 스타디움에 올라와 있지만, 그 동안 사회발전과 국가안녕에 대해서는 자기역할을 별로 보여주지 않은 것으로 이해돼 왔다.
이러한 실망이 깔려 있는 지금 박근혜는 아주 중요한 대목에서 소속정당인 한나라당에 곤혹을 안겨준 반면, 민주당에 결정적인 무게 추를 얹어 주었다. 미디어법 문제는 한나라당과 민주당과의 정파싸움이 아니라 국가장래에 대한 문제다. 박근혜는 대부분의 애국시민들이 간절히 바라던 국가장래가 달린 법통과를 매우 어렵게 만듦으로써 국민들 사이에 매머드급 충격과 분노의 해일을 불러일으켰다. 이 사건은 앞으로 박근혜의 정치생명에 상당한 마이너스 효과로 작용할 것이 틀림없어 보인다.
미디어 법은 7월 20일, 직권상정을 앞두고 있었다. 그 동안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억지를 인내를 가지고 수용해 왔다. 여러 가지 대안을 한나라당이 내놓았지만 민주당은 전에 합의했던 대안에 대해서까지 비토를 놓고 있다. 민주당은 보다 좋은 대안을 찾아내려고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좌익들이 잡고 있는 지금의 방송구도를 고수하려 하려는 생떼를 부려왔다. 이에 반해 한나라당은 좌파들에 의한 반시장적 방송구조와 방송횡포를 시장 지향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미디어법안을 통과시키려 해왔다.
민주당의 색깔은 붉은 색깔이고, 방송들은 매일 같이 좌경화 사회로 몰아가기 위해 국민을 세뇌시키고 있다는 것이 우리 모두의 분석이다. 많은 국민들에 민주당은 전기톱과 해머를 휘두르며 국회정상화를 방해하는 반국가 폭력집단으로 인식돼 왔다. 그런데 박근혜는 고비마다 민주당 편을 들어주었다.
전기톱이 등장했던 지난 해였다. 12월 5일, “한나라당의 법안들이 지금 국민들에게 오히려 실망과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는 점도 굉장히 안타깝다. . . 여당에게 정책을 펴나가도록 권한을 위임한 것도 사실이나, 동시에 다수당으로서 국회를 정상적으로 운영해주길 바라는 책임도 부여한 것이다. 법안의 옳고 그름을 떠나 국민통합을 위해 다수당인 우리가 한걸음 더 나가야 되지 않겠느냐. 지도부가 많이 참았지만, 다수당으로서 국민 앞에 큰 그림을 보여드려야 하지 않겠느냐”
한나라당이 통과시키려 하는 법안들이 국민에게 실망과 고통을 안겨준다는 발언과 국회파행의 책임을 한나라당 지도부에 돌리는 듯한 이런 발언을 함으로써 야당에도 밀리고, 국회의장에도 밀리고, 내부도 분열되고, 국민으로부터도 욕을 먹는 등 궁지에 몰린 한나라당의 입장을 더욱 험한 궁지로 몰고 간 것이다. 이로 인해 박전대표는 조선-동아를 비롯한 수많은 우익 인터넷 매체들과 보수단체들로부터 공격과 질타를 받기도 했다.
이러한 사례가 있었음에도 박근혜의 야당 편들기는 계속됐다. 우리가 바라보더라도 더 이상 대화가 통하지 않는 민주당의 행패에 대해서 마지막으로 가용한 카드는 직권상정 뿐이었다. 7월 20일의 직권상정을 앞두고 있는 한나라당에게 박근혜는 7월19일에 또 한 번의 비수를 꽂았다. “합의 노력이 부족하다. 20일 본회의에 참석하게 된다면 반대표를 행사하기 위해 참석할 것이다” 이로써 미디어법은 재협상에 들어갔고, 재협상에서 민주당의 입김은 더욱 강해질 것이다.
전술적으로 이긴 것이 전략적으로는 진 것이 될 수 있다. 박근혜는 이번 발언으로 어떤 영향력을 발휘한 데 대해 그 ‘존재감’에 만족해 할지 모르겠지만 작년 12.5의 발언과 이번 7.19의 발언으로 인해 수많은 미래인심이 이탈했을 것이라는 것도 생각해야 할 것이다.
박근혜는 어째서 김정일에 대해 비판을 하기는커녕 2005년 5월, 당시 김정일에 대해 분노를 터트리고 있던 미국 땅에 건너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도와주어야 한다고 역설을 했는지? 왜 아버지를 살해하려다 어머니를 살해한 김정일을 북한까지 가서 만났는지? 김대중에게 가서 아버지의 독재에 대해 대신 사과한다는 말을 했는지? 등등 과거의 발자취에 대해 다시 음미하는 국민들이 더 많이 늘어났다는 것도 생각해야 할 것이다.
필자는 독립정신으로 살아가는 사람이라 누구를 무조건 지지하고 짝사랑하는 오빠부대가 아니다. 솔직히 말해 필자의 절대적 기준에 접근한 정치인은 단 1명도 없다. 단지 조금이라도 덜 못난 정치인을 밀어주고 싶은 한심한 처지에 있는 것이다. 이렇게 느끼는 사람은 필자만이 아닐 것이다.
필자는 한때, 자서전을 거짓으로 쓰고, 청계천을 전태일로 색칠하고, 평양을 리모델링해주겠다던 이명박보다야 그래도 박근혜가 좀 더 낫지 않겠느냐, 이런 생각이 들어 이명박을 앞장서서 때렸던 사람이다. 그래서 박근혜에 대해서는 말을 아껴왔다. 박근혜가 단순히 이명박에 대한 개인적 분노를 표현했다면, 이명박에 실망을 느낀 많은 국민들이 박수를 보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미디어법에 대한 민주당 편들기는 이명박에 대한 감정 차원으로만 이해되는 것이 아니라 ‘박근혜의 이념이 무엇인가’에 대한 전혀 다른 차원에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 같다.
2009.7.20. 지만원 시스템클럽 대표: http://systemclub.co.kr
출처 올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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