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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노신당과 DJ 서거’, 야권대분열 전주곡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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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노신당-DJ서거가 향후 정국주도권, 야권대분열에 미칠 영향을 가늠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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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7일 친노신당파가 마침내 '대국민 창당제안'을 하며 올 11월을 목표로 신당의 깃발을 올렸다. 김대중 전 대통령(DJ)이 다발성장기손상으로 세상을 등지기 딱 하루 전이다. 친노신당-DJ서거라는 두 개의 화두는 우리에게 서거국면 후 정국주도권을 여야 누가 가질지, 친노신당의 파장이 얼마나 될지, 혹 신당과 DJ의 사망이 야권대분열의 신호탄이 아닐지 등 의문을 던진다. ‘안갯속’ 희뿌윰함속에서 자그마한 단서들을 쫓아가보자.
DJ서거는 일차적으로 여권에 정치적 부담이다. 그런 까닭으로 여권은 지난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자살국면의 학습효과를 톡톡히 실현하고 있다. 불필요한 반발을 방지코자 19일 서울광장을 개방해 8500여명의 조문을 허했고, ‘국장이냐 국민장이냐’ 거센 논란속에서 대통령은 국장으로 결단을 내렸다. DJ서거로 인한 민심을 최대한 자극하지 않으며 서거국면 후 ‘중도실용’과 ‘친서민행보’를 가속화하고, 개각을 통해 현재의 쇄신분위기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반면 야권의 심사는 간단치 않다. 우선 ‘반MB 야권대통합’을 부르짖었던 노 정객의 사망으로 야권대분열의 전주곡이 울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DJ의 죽음이 임박하자 서둘러 창당을 공식화한 친노세력이 그 단적인 예다. 또 야권내 이른바 '호남의 맹주‘ ‘정신적 기둥’의 빈자리를 누가 대신할 것인지, 즉 ‘포스트-DJ'를 두고 잠룡들간의 물밑경쟁도 이미 점화된 듯하다.
DJ 서거, 정국주도권의 향배는
5월말 노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정국은 빠르게 몇 번의 급반전을 보였다. 그의 충격적 자살로 민주당은 지지율 급등의 깜짝선물을 받았고, 이명박 정권은 궁지에 몰렸고, 친노세력은 부활의 전기를 마련했다.
그 후 민심은 다시 여권에 살짝 미소를 보였지만 7월말 미디어법 강공으로 정국은 다시 급물살을 탔다. 일시적 호재를 잇고자 민주당은 의원직 총사퇴 카드에 장외투쟁까지 나섰지만 대통령이 8․15를 전후해 중도실용·친서민·정치개혁 의제를 선점, 민심은 싸늘한 가운데 민주당은 다시 국회등원이 불가피해진 상황이었다. 그런 가운데 8월 18일 DJ가 서거했다. 민주당은 즉각 장외투쟁 일정을 전면중단, 장의의식에 총력을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DJ서거가 의원직 총사퇴에 ‘9월 등원 공식적 불가’를 외쳤던 민주당 국회복귀의 머쓱함을 무마시켜줄 자연스런 계기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노 사망 당시는 친노세력에 밀렸지만 이번에는 민주당이 명실상부한 상주라 할 수 있어 민주당이 이번 조문정국에서는 정국주도권을 회복할 것이란 전망이 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서는 몇 가지 살펴볼 것이 있다. 첫 번째는 전국 빈소·분향소는 노 전 대통령 자살경우와 달리 충격이나 분노의 감정은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노 전 대통령의 급작스런 투신자살과는 달리 DJ의 서거는 사실상 노환으로 이미 예상됐던 일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유족들과 측근들이 병실에서든, 장례식장에서든 사람들을 안 가리고 환대하고 있다"며 "이런 모습들이 자연스레 화합의 장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다"며 차분한 화합의 분위기를 전했다. 임시빈소였던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 주변은 상가(喪家)라기보다는 '만남과 담소'의 공간에 가까웠고, 노 사망당시 정치적 타살이라 분노한 노사모등이 여권인사들의 문상을 막으며 충돌했던 것과는 확연히 달랐다.
둘째는 노 사망당시 이른바 '정치적 타살'의 주범으로 몰린 정부·청와대가 장례절차에서 사실상 배제된 반면 이번에는 정·청이 서울광장을 내주고 국장으로 결정하는 등 장례과정에서 능동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정부가 일정부분 주도권을 잡고 야권·지지국민과의 대립구도를 형성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셋째는 민주당이 9월 국회에 등원하더라도 DJ의 죽음과 직접 관련된 대여(對與)투쟁이슈가 선명하지 않다는 것이다. 지난 6월 노 사망의 책임으로 검찰총장사퇴와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며 노서거풍(風)을 이어갔던 때와 상황이 다르다는 점이다.
고로 DJ서거국면이라 하더라도 단순하게 민주당이 정국주도권을 움켜질 수 있다고 보기는 무리가 많아 보인다. 다만 주도권의 향배와는 별개로 노·김 두 대통령의 사망이 여야 전반적 지지구도를 일정부분 변화시킬 가능성은 농후하다. 김형준 교수(명지대. 정치학)는 “전통적 4:2:4(보수:중도:진보)의 구도가 3:4:3으로 변화했다가 2006년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3.5:4:2.5로 진보약세로 변했다”고 전제한 뒤, “그런데 노·김 두 대통령의 서거를 거치며 다시 3:4:3구도로 수렴되는 경향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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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노신당, 그 파장과 영향은
신당파는 창당 제안에서 당의 노선으로 지역패권주의를 초월한 ‘전국정당’, 인터넷과 휴대전화로 소통하는 ‘국민참여형 정당’을 제시했다. 연내 창당을 목표로 내년 지방선거부터 모든 시·도에 광역단체장 후보를 배출, 한나라당에 맞서 반한나라-선거연합을 주도하겠다는 로드맵이다. DJ의 죽음이 아주 임박한 것으로 예상된 17일 나온 친노 창당선언은 노(盧) 사망-미디어정국의 격변속에서 더 이상 물러날 수 없다는 이들의 계산된 의지표현일 듯하다.
친노신당은 '야권 정치지형'뿐 아니라 '여야 정치지형' 전체를 뒤바꿀 뇌관이기 때문에 그 존재를 무시할 수 없다. 노(盧) 사망후 동정적 지지의 증가로 창당시 10% 지지확보는 무난하다는 분석이다. 기존 정치에 신물난 국민들이 친노신당의 새로운 정치실험에 폭발적으로 동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들에게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친노 창당선언과 동시에 중대선거구 개편이라는 논의의 급부상은 신당에게 절호의 기회가 찾아들 수 있음을 의미한다. 현재 대통령의 8.15담화로 급물살을 타고 있는 중대선거구·권역별 비례대표·석패율제도 등은 소선거구제의 ‘인물중심 투표’가 아닌 ‘정당투표’로의 성격변화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친노신당에 상당한 메리트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P&C 정책개발원 황인상 대표는 친노신당의 파장을 살피기 위해서 긍정·부정 요소를 함께 봐야 하지만 결국 정치적 수요-공급의 관점에서 긍정의 요소가 더 크다고 진단했다. 황인상 대표는 “일단 정치적 수요와 공급이란 정치현실에 비추어 친노신당은 정치수요자인 국민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부분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말하고, 그 수요에 대해서는 ▲민주당의 영남권 약세 보완 ▲내년 지방선거에서의 약진가능성 ▲기존 정치세력에 대한 국민적 불만을 들었다. 이어 “물론 친노신당의 경우 유력인물의 부재나 통합이 아닌 야권분열의 단초를 마련했다는 한계도 존재하지만 최종적으로는 친노신당이 가질 파장에 대한 긍정적 요소가 다소 커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장밋빛 가능성 뒤엔 막막한 현실정치의 한계가 놓여있다. 노(盧) 사망이후 급부상한 유시민 등 친노거물의 참여가 전무하다는 점이 우선 신당의 결정적 한계다. 신당파의 핵심인사로는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천호선 전 청와대 대변인, 김충환 전 혁신관리비서관, 김영대 전 열린우리당 의원 등이다. 주축세력은 노사모와 과거 유시민 전 복지장관이 주도했던 개혁당, 참여정부 출신이다.
하지만 유시민 전 장관이나 이해찬·한명숙 전 총리 등 간판급 선수들은 신당에 참여하지 않았다. 여기에 신당 주축이 호남과 수도권 출신이고, 김두관 전 행자부장관 등 PK지역 친노인사 대다수가 신당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신당에서 중요관건이 될 PK지역에서의 영향력에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형준 교수는 “DJ의 정신을 직접적으로 계승하고, 386 친노세력이 정세균 대표를 뒷받침하며 민주당이 정통성을 확보한 상태에서 친노가 별개의 신당을 만드는 것은 전형적 분열의 모습으로 국민적 지지를 획득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 “친노신당은 현재 PK와 수도권 극히 일부의 지지만을 얻고 있을 뿐만 아니라 유력인물의 참여가 없고 특히 유시민 전 장관의 경우 이런 현실적 판단하에 신당합류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단언했다.
이렇듯 평가가 엇갈리기 때문에 친노신당 자체의 파급력을 현재에서는 장담하기 어렵지만, 신당을 포함한 야권전체를 두고 보면 친노신당- DJ 서거의 두 사건이 야권 대분열의 기폭제가 될 것이란 분석이 많다(아래 상술).
친노신당·DJ 서거, 야권대분열의 신호탄인가
노 전 대통령은 사망 전 친노신당에 대해서 누누이 부정적 의사를 분명히 했다. 측근들에게는 ‘정치하지 말라’는 말까지 남겼다. 그래도 고인의 유지계승이란 명분으로 신당의 깃발은 올랐다.
마찬가지다. 舊열린우리당계·舊민주당계·친노세력 등으로 이뤄진 민주당의 분열과 갈등을 중재·봉합했던 DJ였다. 뿐만 아니라 민주노동당·진보신당 등 전체야권의 대통합도 끊임없이 주문하고 영향을 미쳤던 DJ는 이제 가고 없다. 즉 DJ 서거는 야권대통합의 구심점 상실이다. 중요한 고비마다 범야권의 통합을 이끌고 조이던 거대한 카리스마가 부재한 상황에서 민주·민노·진보신당·친노신당의 결합을 기대하기란 난망(難望)이다. DJ사망에 따른 유지계승차원의 야권통합의 구심력, DJ사망후 중심점 상실로 인한 대분열의 원심력-이 두 힘을 비교해보면 DJ서거로 인한 분열-통합의 윤곽은 비교적 명확해진다.
결국 2010년 지방선거에서의 반MB연대는 어려워지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 반MB연대의 한 축인 진보신당 같은 경우 이미 16개 시도지사를 내겠다고 공공연하게 천명하고 있다.
창당선언을 계기로 분열과 반목의 전주곡을 울리듯 벌써부터 친노신당-민주당간 설전은 시작됐다. 친노신당을 주도하고 있는 천호선 전 청와대 대변인은 18일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나와 "만약에 민주당이 국민참여형 정당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면 창당을 제안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민주당이 그런 정당으로 바뀔 가능성은 우리가 보기에는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고 민주당과의 차별화에 나섰다.
이에 대해 박지원 민주당 의원도 같은 날 "우리는 과거에 통합을 해서 승리했고 분열을 해서 실패한 경험이 있다"며 "단합하면 이기고 분열하면 지는데 왜 지는 길을 가려고 하느냐"고 친노신당파를 질타했다.
박 의원은 불교방송 '김재원의 아침저널'과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내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에서 안된 사람들이 그쪽으로 가서 수요는 어느 정도 있을 수 있겠지만 결국은 한나라당 후보를 도와주는 꼴"이라며 "또 다른 분파는 실패를 가져온다"며 창당 작업 중단을 촉구했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의 야권 분열 가능성은 민주당에 위기로 보인다. 지난 6월 노 사망국면당시 야권결집경향에 비추어 한편에서는 향후 선거구도가 한나라당-반 한나라당 구도로 짜여질 것이란 전망이 있었다. 그로부터 2달남짓 후 DJ의 죽음은 야권의 분열을 재촉할 것으로 보여 이러한 전망을 무색케 하고 있는 것이다.
DJ서거로 인한 야권의 분열과 혼란에 대해 한나라당 의원 모임 ‘함께 내일로’ 신윤철 사무처장은 기간의 장단을 나눠 단기적으로 분열은 불가피하다고 봤다. 신 처장은 “DJ서거직후 일정기간은 DJ유산을 계승할 적자싸움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한 뒤, “하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퇴임후 정치적 영향력이 줄어든 상태에서의 DJ의 사망은 이미 예상된 것이었기 때문에 그 충격은 크지 않고 포스트-DJ체제가 구축되면 안정기로 접어들어 야권의 판정리는 어렵지 않게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야권분열의 조짐은 민주당 내부에도 존재한다. 바로 ‘포스트-DJ’의 빈자리를 물려받기 위한 민주당내 잠룡들간의 물밑경쟁이다. 미디어법에 의원직 사퇴·100일 가두투쟁 등 초강수를 두며 존재감 각인에 노심초사 했던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포스트-DJ’를 향해 이미 가속주행중이다. 노 사망으로 야권내 공간확보가 용이치 않았던 정동영 전 장관(DY)의 복당문제도 곧 불거질 듯하고, 지난 4월 재선거에서 워밍업에 들어갔던 손학규 전지사의 본격적 활동재개도 가시화될 듯하다. 이들 역시 DJ유산계승의 적임자를 자처하며 각축을 벌일 경우 당내 각 지지세력들간 이합집산으로 한바탕 파란은 불가피해 보인다.
盧 사망국면-미디어 정국-DJ 서거 정국을 거치며 격변하는 2009년 하반기. 9월 임시국회를 앞둔 정치권은 친노신당의 예열운전속에서 9·10월 미디어법 헌법재판소 결정-10월 재보선의 격랑속으로 달려가고 있다.
출처 투데이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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